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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은 불씨 ③] 새 국면 진입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주 무대는 법적 공방과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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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꺼지지 않은 불씨 ③] 새 국면 진입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주 무대는 법적 공방과 여론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인규 기자
2025-06-03 07:00:00

주총은 끝났지만 갈등은 여전…법정으로 번진 고려아연 분쟁

공정위·검찰·금감원까지…사방에서 압박받는 고려아연

판결 하나에 갈린다…'불씨'는 아직 살아있다

기획기사 꺼지지 않은 불씨 경영권 분쟁의 이면을 조명한다 사진김인규 기자 챗GPT
기획기사 꺼지지 않은 불씨, 경영권 분쟁의 이면을 조명한다. [사진=김인규 기자, 챗GPT]
[이코노믹데일리] "산불은 끝났지만, 불씨는 남았다" 산불은 대개 한 차례 휘몰아치고 나면 잠잠해진 듯 보인다. 그러나 표면 아래 남은 잔불은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 기업 내 경영권 분쟁 역시 마찬가지다. 주주총회가 마무리되고 이사회 구성과 지분 구조가 정리되며 겉으로는 정적이 찾아온 듯하지만 갈등의 본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편집자 주>
 
◆ 주주총회 이후 전선은 법정으로…현재 진행 중인 5대 분쟁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3세 경영에 해당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친환경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금을 들여오면서 촉발됐다. 점차 지분 싸움으로 격화된 분쟁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합류하며 공개매수로까지 이어졌고 고려아연과 영풍의 사이는 사업을 분리하고 사옥을 이전할 만큼 멀어졌다. [본지 20일 2면 참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주요 일지 ① 사진김인규 기자 아주경제 DB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주요 일지 ① [사진=김인규 기자, 아주경제 DB]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보다 약 6% 높은 우호 지분을 확보했으나 고려아연은 지난 1월과 3월 각각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를 활용한 '상호주 의결권 제한'을 통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면서 잠정적 승리를 확보했다. 이사회는 고려아연 우호 인사 11명, 영풍 4명으로 구성됐고 '이사 수 19명 상한' 등 주요 안건도 고려아연 주도로 통과됐다. [본지 27일 2면 참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주요 일지 ② 사진김인규 기자 아주경제 DB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주요 일지 ② [사진=김인규 기자, 아주경제 DB]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주주총회 이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주 무대는 법적 분쟁과 여론전이다. 일단락된 분쟁의 불씨는 다시 한 번 거센 불길로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현재 진행중인 대표적인 사건은 총 5가지로 △영풍·MBK측이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안 효력정지 가처분 △검찰의 고려아연 유상증자 부정거래 혐의 수사 △MBK가 최윤범 회장·박기덕 대표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한화 주식 저가 처분 주주대표소송 △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려아연 순환출자 탈법 의혹 수사 △금융감독원의 고려아연·영풍 대상 회계감리 등이다.
 
◆영풍·MBK측이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안 효력정지 가처분
먼저 영풍과 MBK 연합은 지난 3월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기각' 판결에 대해 항고하고 주주총회 직후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했다. 재차 이어진 고려아연의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는 취지에서다.

영풍은 고려아연 주주총회 전날 열린 영풍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0.04주를 기습 배당해 썬메탈홀딩스(SMH) 지분을 10%로 하락시키고 상호주 관계를 해소했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주주총회 개최 6분 전 기준으로 케이젯정밀로부터 영풍 주식 1350주를 한 주당 44만4000원에 장외 매입하며 지분율을 10.03%까지 늘리고 의결권을 제한했다.

이러한 과정과 절차가 공정했는지와 이를 이용한 상호주 제한이 합당했는지 여부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밝혀질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 3월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이유가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주식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며 SMH는 주식회사에 해당되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 검찰의 고려아연 유상증자 부정거래 혐의 수사
검찰은 현재 고려아연이 지난해 발표했던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해 부정거래 혐의를 조사중이다. 핵심은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 여부이며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음에도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신고서를 허위로 기재하고 부정거래를 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 사건으로 지난 1월 이첩했다. 검찰은 지난 4월 23일 고려아연 경영진 5명 등을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하고 고려아연 사무실과 경영진 주거지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했으며 공개매수 주관 및 유상증자 모집 주선을 맡은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한 상태다.
 
◆ MBK가 최윤범 회장·박기덕 대표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한화 주식 저가 처분 주주대표소송 
지난 5월 12일 MBK는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이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이 2022년 11월 한화와의 자사주 교환 당시 처분제한 기간이 1년 남았음에도 한화 주식 전량을 취득가격인 주당 2만8840원보다 3% 낮은 주당 2만7950원에 한화에너지에 처분했기 때문이다.

MBK는 고려아연 측이 경영권을 위협받자 한화 계열사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프리미엄을 받아야 할 한화 주식을 헐값에 처분해 회사와 주주들에게 재산적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고려아연이 해당 주식을 최근까지 보유했다면 약 1300억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볼 수 있었다.

고려아연 측은 주식 처분은 이사회 결의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며 이번 주주대표소송은 정상적인 이사회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려아연 순환출자 탈법 의혹 
지난 5월 26일 공정위는 최윤범 회장이 국외 계열사를 활용해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탈법 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1월 임시 주주총회 당시 고려아연이 영풍 주식 10.3%를 SMC에 넘겨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면서 영풍의 의결권 25.4%를 제한한 행위가 그 대상이다.

공정거래법상 국내 계열사 간 신규 순환출자 형성은 금지돼있으나 최윤범 회장 측은 국외 계열사를 활용한 경우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해 이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했다. 영풍 측은 이 같은 행위가 법의 도입 취지를 무력화한 탈법 행위라며 신고했으며 공정위는 지난 3월초 사건 조사에 정식 착수한 상태다.

공정거래법에는 '탈법행위 금지' 조항이 있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규정을 회피하려는 행위가 금지돼있다.
 
◆금융감독원의 고려아연·영풍 대상 회계감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법적 분쟁에서 대부분은 고려아연 측이 피의자로 설정돼있으나 현시점에서 어느 한 쪽이 위법하거나 무결하다고 보긴 어렵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양측에 대한 회계감리 심사에 착수했으며 최근 고려아연과 영풍 양측 모두에 회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하반기 내 조사를 결론지을 계획이다.

지난 28일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두 회사 모두 회계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며 "없는 걸 찾느라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함용일 부원장은 MBK에 대해서도 조사가 모두 끝났으며 검찰이 어떤 법적 재재를 할 지는 예단할 수 없으나 위탁운용사(GP)업무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나타나면 금융당국의 재재가 별도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영풍 경영권 분쟁, "언제든 거센 불길로 재점화 가능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25.4%를 신규 유한회사 와이피씨에 현물 배당해 둔 상태로 향후 주주총회에서는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불가능할 전망이며,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인해 영풍이 이사회에서 소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이슈에 능통한 한 법조계 전문가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현재 진행중인 법적 분쟁 중 하나라도 명확한 판결이 나오면 재점화될 수 있다"며 "분쟁 과정에서 다양한 수단이 활용된 만큼 추후 다른 사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의미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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