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르포] 현대차 AAM 연구소 원효로 부지 가보니...''더할 나위 없는 조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3-02-09 18:00:50

원효대교 인근에 한강 인접...'사통팔달' 입지 갖춰

AAM 연구소, 2021년 말부터 구상..."철거 진행 후 내년부터 착공"

도심형 항공기 개발하는 현대차 AAM 본부 들어설 전망

2017년 당시 서울시 반대로 개발 무산됐지만 시장 바뀐 지난해부터 기조 바뀌어

현대차 원효로 본관은 유지...지리적 위치·상징성으로 주요 거점 발돋움할 듯

서울 용산구 원효로 현대차그룹 원효로 AAM 연구소 부지. 원효대교 인근으로 여의도, 광화문 등 주요 업무지구와 연계성이 좋고 한강이 인근에 있어 그룹 거점으로 적합해보였다.[사진=김종형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원효대교 앞 2만평에 달하는 현대자동차 원효로 사옥 부지는 말 그대로 '사통팔달' 입지를 갖춘 곳이었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쭉 뻗은 도로와 함께 눈 앞에 펼쳐진 한강과 여의도 풍경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구상하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연구 부지로 더할 나위 없었다.

9일 오후 기자가 찾아간 현대차그룹 원효로 AAM 연구소 공사현장은 철거 준비 작업에 한창이었다. 비계와 비산 방지 시설 등 철거를 위한 구조물이 설치된 가운데 대형 트럭들이 끊임없이 오갔다. 공사현장 입구에 설치된 입간판마다 '원효로 AAM연구소' 글자가 선명했다.
 

서울 원효로 현대차 AAM 연구소 공사현장 모습. 아직 철거가 진행되지 않아 현대차 원효로 서비스센터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다.[사진=김종형 기자]


현대차그룹이 원효로 AAM 연구소를 짓겠다는 계획은 2021년 말부터 알려져 왔으며 '도심형 모빌리티'를 연구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당시 밝힌 규모는 5층~지상 7층에 연면적 6만7000㎡(약 2만평)다. 시설에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연구인력은 1만4000여 명이다.

연구소가 위치하는 원효로 일대는 당초 현대차 원효로 서비스센터가 위치했던 만큼 넓은 면적과 함께 지리적 이점이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는다. 차도는 강변북로와 직접 연결돼있고 비행 환경을 시험하기 적합한 한강도 가깝다. 

현장 내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시, 용산구청과 건립 관련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허가는 이미 마쳤다"며 "착공은 내년부터 진행되며 현재는 철거 단계로 오는 5월 대략적인 계획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건물에 올라서 찍은 현대차 원효로 AAM 연구소 부지 모습. 뒤편으로 현대차 원효로 본관도 보인다.[사진=김종형 기자]


또 다른 현장 관계자는 "현장 인부들에게도 드론연구소를 짓는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차례 부지를 둘러본 뒤 흡족한 평가를 내렸다는 후문"이라며 "그러나 기존 현대차 차량을 정비하던 공간인 만큼 토지에 폐유가 잔재할 수 있어 당국 토질 검사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원효로 AAM 연구소에는 친환경 파워트레인(동력 장치)이 탑재된 도심형 항공기를 개발하는 현대차 AAM 본부가 들어설 전망이다. 서울 내 주요 지역으로 이동하기 좋은 접근성 덕분에 도심형 모빌리티 운용 및 관리, 개발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서울 양재동 본사와 남양연구소 등에 흩어졌던 AAM 사업부문 통합 절차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2017년 1월부로 원효로 서비스센터를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로 이전했다.[사진=김종형 기자]


현장에는 아직 과거 현대차 원효로서비스센터로 쓰였던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건물 외벽에 새겨진 '기술의 現代(현대), 세계의 現代'라는 문구도 그대로였다. 아직 철거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기존 상용차 정비 공간과 승용차 정비 공간이 분리됐던 만큼 작업도 나눠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원효로 일대는 용산 내에서도 다소 낙후된 곳으로 꼽힌다. 현대차가 2017년 1월 13일 원효로 서비스센터를 경기도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로 옮긴 뒤 인근 상권과 인프라 낙후가 가속화됐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해당 부지에 호텔을 비롯한 복합 시설을 짓기로 했지만 서울시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기조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7월 취임 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밝히고 용산구를 '미래도시' 키워드로 개발하겠다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바뀐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내 미래 모빌리티 주요 거점으로 원효로 AAM 연구소를 육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현대차가 구상 중인 미래 모빌리티 운용 모습[사진=현대차그룹]


공사 현장 옆을 산책하던 지역 주민 최모 어르신(66)은 "이 동네에서만 20년 넘게 살았는 데 (부지에) 몇 년간 공사를 한다, 만다 말이 많았다. 그러다 지난달 말 급하게 판이 벌어졌다"며 "현대차 서비스센터가 철수하면서 동네가 완전히 죽었다. 새 시설이 들어서 지역이 다시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구소 부지 옆 공간에 있는 현대차 원효로 본관은 아직 공사 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 원효로 본관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처음 출근한 곳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와 각종 행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신기술 중심 매출 다각화를 언급하고 있다. 지리적 위치와 상징성까지 함께 가진 현대차 원효로 AAM 연구소는 그룹 주요 거점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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