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설 연휴를 맞은 건설업계의 분위기는 예년과 다소 다르다. 주택 경기 회복 여부에 집중하던 시선이 인공지능 AI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가 맞물리면서 원자력 발전과 송전 설비 등 에너지 인프라 분야가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산업 확장이 건설업의 중장기 수요 기반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고, 이 과정에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 SMR 사업이 재조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원전 발주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팰리세이드 SMR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관련 수주 파이프라인은 약 114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국내 건설사들은 공정 관리 경험과 단가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부 프로젝트에서 공기 지연과 비용 초과 사례가 발생한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시공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있다. 다만 실제 수주 확정과 착공까지는 발주국 정책과 금융 조달 여건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정비사업 물량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건설사에 일정 수준의 내수 기반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흐름의 핵심은 주택 경기보다는 전력 인프라 수요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 역시 해외 프로젝트 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원전 사업 특성상 정치 일정과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변동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건설업은 그동안 부동산 경기와 밀접하게 움직이는 산업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에너지 인프라 분야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건설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관점이 달라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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