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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의선號 현대차그룹, UAE발 신사업 바람으로 '날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3-01-19 00:00:00

37조원 UAE 대규모 투자에 모빌리티 수혜 전망

중동, 현대차그룹에 신흥 판매 시장...'탈석유시대' 준비에 친환경차 판매 중점

전기차·수소차에 UAM 등으로 다각화...2023년 '도약의 한해' 될까

세계적 권위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 '2023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으로 한국기업들의 투자 유치와 수주 활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전기자동차(EV)를 비롯한 모빌리티 분야의 수혜가 특히 기대된다. 국내에서 친환경차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UAE는 지난 15일 한국에 300억 달러(약 37조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양국은 에너지·방산·원자력·투자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약속했다. 모빌리티의 경우 핵심 분야에 포함은 안됐지만 이동수단은 산업의 기본 역량인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투자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은 현대차그룹에 있어 신흥 판매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UAE 자동차 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에서 두 번째로 크다. UAE는 산유국이지만 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과 함께 탈석유시대를 준비하며 친환경차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비중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수도인 두바이는 오는 2027년까지 운행 택시를 모두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윤 대통령의 방문으로 시장 확장 판도를 모색함과 함께 UAE 당국 및 중동 지역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기아 EV6는 지난 2021년 미국 슈퍼볼 광고에 EV6를 내보내고 미국과 유럽, 인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기차는 대표적인 친환경차 중 하나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CEO인베스터데이에서 '중장기 전동화 가속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에 187만대 전기차를 판매하고 점유율 7%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으로는 △17종 이상 전기차 라인업 구축 △전용 공장 신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도입 등을 꼽았다. 당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기차 하드웨어 성능 개선과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지난 13일 노동조합과 합의해 경기 화성에 연간 20만대 수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수소 부문에서의 협력도 기대된다. 우리 국토교통부와 UAE 에너지인프라부는 300억 달러 투자가 결정된 날 별도 MOU 3건을 체결했다. 분야는 △도시 내 수소의 생산·유통·저장·활용에 관한 MOU △미래 모빌리티 협력에 관한 MOU △스마트인프라 협력에 관한 MOU 등이다. 이 중 현대차그룹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항목은 수소 및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와 함께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최고의 수소전기자동차(FCEV)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본격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산 FCEV를 선보였고, 2018년에는 전용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2020년 7월부터는 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유럽 수출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관련 역량은 실용 부문인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동력원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도 걸쳐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9월 "2040년을 수소 대중화 원년으로 삼고 모든 신차와 기존 차량에 수소전지를 적용하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공급 능력을 2030년까지 연간 70만기까지 확대해 자체수요뿐 아니라 해외 완성차 브랜드에까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엑시언트 모습[사진=현대차그룹]


양국 간 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도 현대차그룹에겐 호재다. 대한민국과 UAE는 2015년 교통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MOU를 통해 자율주행·모빌리티 서비스(MaaS)·친환경차 등 모빌리티 트렌드 전반으로 양국 협력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브랜드들은 전기차뿐 아니라 목적기반차량(PBV)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이동수단 형태를 미래 모빌리티 형태로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글로벌 로봇 기업 보스톤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뒤 로봇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현대그룹 계열사(현대건설·현대로템·현대글로비스)들과 함께 UAM을 비롯한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서비스는 중동 지역에서 관심받고 있는 첨단기술 집약 도시(스마트도시) 프로젝트에서 도시 내 이동을 위한 필수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 중동지역이 현대차그룹이 역량을 발휘할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2021년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미래 모빌리티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는 모빌리티 신사업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사업모델이 나와야 하고, 생산 거점에서는 규모경제를 갖춰야 한다. 이번 UAE와의 MOU 체결은 확장할 시장을 모색하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 내 경영진 역시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신사업·시장 선도·기술 개발 등을 언급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을 것을 임직원들에 당부한 바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2023년을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위한 도약의 한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 한다"며 "도전을 통한 신뢰 구축을 위해 전동화, 소프트웨어, 신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겠다.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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