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219건
-
-
잠깐, 참치에 담긴 바다의 경고를 들어주세요
[이코노믹데일리] 2024년 글로벌 통계에 따르면 통조림이나 가공 참치 기준으로 전 세계 1인당 보존(가공) 참치 소비량 평균은 약 0.7 kg입니다. 같은 통계에서 한국은 연간 약 2.8 kg으로,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소비국 중 하나입니다. 특히 스페인은 1인당 8.3 kg으로 가장 높은 소비량을 기록했습니다. 참치는 한국인의 식탁, 편의점, 가정, 그리고 반려동물 사료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인이 주로 소비하는 태평양 참치가 수은에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참치 한 점’이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지구 해양과 기후 시스템 전체와 연결된 경고일 수 있습니다. ◆참치와 해양…단절 없는 연결 고리 2025년 3월 발표된 국제해양생태계보전재단(ISS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상업용 참치 어획량의 약 87%는 ‘생물학적으로 건강한 상태(stocks at healthy abundance)’에서 나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총 어획량은 2023년 기준 약 520만t으로, 최근 몇 년 간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계는 단순 어획량 안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한 국제 공동 연구에서는 아시아권 공장과 산업단지에서 배출된 수은이 대기를 타고 태평양까지 이동하고, 해양 생태계와 식탁 위 참치에 축적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독립적인 해양연구기관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의 로라 모타 박사 연구팀과 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 연구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강동진 박사 연구팀은 아시아에서 배출된 수은이 태평양으로 이동해 해양 생태계에 축적되는 경로를 규명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습니다. 이들 합동 연구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선을 이용해 대한해협부터 벵골만에 이르는 서태평양해역과 필리핀해에서 하와이 근해까지 중앙태평양에서 플랑크톤을 채집해 수은 안정 동위원소를 분석했습니다. 합동 연구팀은 수은 안전 동위원소가 배출원마다 고유한 지문을 갖는다는 특징을 이용해 플랑크톤 속 수은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아시아에서 배출된 수은이 태평양으로 유입돼 생물체에 축적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바다로 유입되는 수은 경로를 분석한 결과 육지에 가까운 해역에서도 최소 60% 이상의 수은이 강이 아닌 대기를 통해 유입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와 세계적 해양 커뮤니티 매체 ‘디퍼블루(DeeperBlue)’에 소개됐습니다. 이는 플랑크톤을 시작으로 먹이사슬을 타고 상위 포식어까지 퍼지는 구조로, 참치뿐 아니라 인간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처럼 인간이 소비하는 참치에 수은에 오염됐다는 사실은 단순히 식생활 문제가 아니라, 해양 오염과 수은 축적이라는 글로벌 환경 문제의 일부입니다. ◆전 세계가 겪었던 수은 오염…또 다른 사례들 태평양 참치에서 확인된 수은 축적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다양한 사례가 보고돼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미나마타만(1950~60년대)에서는 산업 폐수로 배출된 메틸수은이 어패류에 축적되며 지역 주민들에게 신경계 이상을 일으킨 ‘미나마타병’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수은 규제 논의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북극권 이누이트 지역에서는 고래·물개 등 상위 포식 해양동물을 먹는 전통 식습관 때문에 수은 농도가 일반 인구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북유럽 내륙 호수에서도 대형 어류에서 적지 않은 양의 메틸수은이 검출되며, 수은 오염이 해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수은이 지구 어디에서든 배출되면 결국 해양 생태계와 인간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 생선 속 수은, 어느 정도가 문제일까? 수은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해양에 들어가 미생물 작용을 거치면 신경계에 독성이 강한 '메틸수은'으로 전환됩니다. 메틸수은은 체내 배출이 느리고 지방조직과 뇌에 축적돼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 감각 이상, 균형 장애 등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임산부나 영유아에게는 발달 지연, 학습 능력 저하 등 민감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어 국제기구들은 대형 포식어 섭취 빈도에 주의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은 해양 오염이 높아질수록 대형 어종의 수은 농도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적 연결입니다. 이는 수은이 플랑크톤→소형 어류→상위 포식어로 이어지는 먹이사슬 과정에서 단계별로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대형 어종일수록 개체별 수은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납니다. ◆해양 생태계의 두 얼굴—지속가능 vs 위기 일부 국제기관은 현재 참치 자원의 86~88%가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 ISSF 보고에서는 “상업용 참치 어획의 88%가 건전한 자원 상태에서 나왔다”고 밝혔고, 2025년 3월판에서는 이 비율이 87%로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곧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해양 과학자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산소 고갈 해역(Dead Zone)’과 ‘저산소 해양(low‑oxygen zones)’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지구 온난화, 육상 오염 유입, 과잉 영양염류 배출 등이 맞물리면서 해양 물속 산소 농도가 낮아지는 해역이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해역에서는 플랑크톤, 갑각류, 어류는 물론 해양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기 쉽습니다. 이는 단지 특정 어종의 위기가 아니라 해양 생물다양성과 인류 식량 안보 전반에 대한 구조적 위협입니다. ◆해양 자원, 소비 패턴, 그리고 ESG 참치 소비와 해양 위기의 연결이 더욱 명확해진 만큼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소비자의 선택의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지속가능 수산물 인증(MSC) 확대, 대기 및 산업 배출 규제 강화, 양식 어업의 확대와 기술 고도화, 소비자의 식습관 변화와 다양한 어종 선택 등은 단순한 ‘윤리적 소비’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 보전과 식품 안전을 위한 필요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적인 양식이 전통적인 포획 어업을 넘어 글로벌 수산물 공급의 큰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유엔 식량농업 기구(FAO)의 지적도 있습니다. 소비자 선택과 식습관 변화도 필요합니다. 참치 소비 빈도 줄이기, 다양한 해산물과 어종 소비, 지속가능 인증 제품 선택 등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선택 참치 한 점이 들려주는 바다의 경고는 분명합니다. 수은 오염, 해양 산소 고갈, 무분별한 어획, 이 모든 것이 서로 엮이며 우리의 식탁과 지구 생태계, 그리고 미래 세대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현실도 있습니다. 해양관리협의회(MSC)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참치 어획의 대다수는 지속 가능한 상태이며 관리와 책임만 따라준다면 회복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존재합니다. 결국 결정은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기업은 공급망을 책임지고, 소비자는 조금 더 의식적인 선택을 하는 순간, 참치는 단순 생선이 아니라 지구와 바다를 위한 공동의 약속이 됩니다. 참치에 담긴 바다의 경고, 이제 듣고 행동할 때입니다.
2025-12-04 06:00:00
-
-
-
-
-
-
-
현대차·기아, 차세대 로봇 플랫폼 '모베드' 양산 모델 첫 공개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기아는 일본 '도쿄 빅 사이트'에서 개최된 '일본 국제 로봇 전시회 2025(IREX)'에서 차세대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ile Eccentric Droid, MobED)'의 양산형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고 3일 밝혔다. 1974년 개최 이래 올해 26회를 맞이한 IREX는 세계 3대 국제 로봇 전시회 중 하나로 전 세계 로봇 산업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행사다. 올해는 '로봇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사회'라는 주제 아래 인간과 로봇의 공존 및 협력을 통한 사회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IREX에 처음 참가해 양산형 모베드의 실물과 배송, 물류, 촬영 등 다양한 산업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탑모듈 결합 모델들을 전시했다. 모베드는 혁신적인 바퀴 구동 시스템을 갖춘 현대차·기아의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지난 202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콘셉트 모델로 처음 소개됐으며 약 3년간의 제품 개발 과정을 거쳐 다양한 사업 및 일상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양산형 모델로 새롭게 탄생했다. 모베드가 기존 로봇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지형의 한계를 뛰어넘는 주행 안정성'이다. 모베드는 DnL(Drive-and-Lift) 모듈을 기반으로 4개의 독립 구동 휠과 편심 자세 제어 메커니즘을 갖췄다. 이로 인해 최대 20cm 높이의 연석 구간에서도 안정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플랫폼 상단에는 각종 장치를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는 마운팅 레일이 적용돼 사용자는 목적에 따라 모듈을 간단하고 편리하게 결합할 수 있다. 또 플랫폼 내 탑재된 배터리와 제어기를 활용해 탑모듈을 작동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별도의 포트도 적용됐다. 현대차·기아가 이번에 선보인 양산형 모베드는 베이직과 프로 라인업으로 구분된다. 베이직 모델은 자율주행 로봇 구현을 위한 연구 개발용으로 설계돼 로봇을 구입한 연구기관이나 개발자가 필요에 따라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등 실험용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프로 모델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AI 기반 알고리즘과 라이다·카메라 융합 센서를 적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사람과 장애물을 인식하고 실내외 이동, 물류 배송, 촬영 등 복잡하고 광범위한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모베드는 너비 74cm, 길이 115cm, 최대 속도 10km/h로 1회 충전 시 최대 4시간 주행이 가능하다. 최대 적재중량은 라인업에 따라 47~57kg 수준이다. 현대차·기아는 모베드의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시연 중심으로 전시관을 구성했다. 전시장 내부에 연석, 경사로, 방지턱 등 다양한 지형 외에도 산업 현장을 모사한 환경을 구현하고 모베드가 자율주행 및 자세 제어 기술 등을 활용해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또한 탑모듈 결합 콘셉트 모델인 ▲모베드 로딩 ▲모베드 언로딩 ▲모베드 딜리버리 ▲모베드 골프 ▲모베드 브로드캐스팅 ▲모베드 어반호퍼 등도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상무는 "모베드는 단순한 이동 플랫폼을 넘어 다양한 산업과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이라며 "이번 모델 공개를 통해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03 16:14:40
-
-
-
-
-
국토부 예산 62.8조 '역대 최대'…건설경기·민생안정에 '재정 집중'
[이코노믹데일리] 내년도 국토교통부 예산이 62조8000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건설경기 반등과 민생 부담 완화를 위해 재정이 대거 투입되면서 국토부 예산은 4년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국토교통부는 62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올해 대비 4조6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특히 건설경기와 밀접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예산이 전년비 1조6000억원 늘었다. 앞서 국토부는 국민안전, 건설경기 회복, 민생안정, 균형성장, 미래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한 예산안을 제출했다. 이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3536억원이 증액되고 616억원이 감액돼 최종 확정된 예산 규모는 애초 국토부 예산안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건설업과 직결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예산은 21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철도 사업에만 4조6000억원, 도로 사업 3조5000억원이 반영됐고 가덕도신공항을 포함한 8개 거점공항 개발에도 1조원이 배정됐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건설사 지원도 포함됐다. 정부는 예산 4950억원으로 미분양 주택 5000호를 매입해 시장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폭우·폭설 대비와 교량·터널 보수 등 국도 안전 유지에는 2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항공 분야에서는 김포·제주공항 관제탑 신설과 공항시설개선이 이뤄진다. 도시철도 노후차량 교체, 신호·내진시설 개선, 제2철도관제센터 구축도 추진된다. 건설현장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과 지반 탐사 장비 확충 등 생활안전 예산도 반영됐다. 주거 분야 예산은 22조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공공·공적주택 19만4000호 공급과 육아친화 플랫폼 조성, 청년월세지원 상시사업화, 주거급여 인상 등이 담겼다. 광역버스 준공영제 확대와 출퇴근 시간 증차, K-패스 확대 등 대중교통 편의 개선을 위한 사업도 속도를 낸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 안정과 법적 절차 지원을 위한 예산도 포함됐다. 균형발전 전략인 ‘5극3특’ 정책도 본격 시행된다. 인공지능(AI) 시범도시와 캠퍼스 혁신파크 등을 조성해 혁신 거점을 확대하고 빈집 정비·도시재생혁신지구·노후주거지정비 등 원도심 활력 회복 사업도 촉신한다. 지자체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포괄보조금도 대폭 확대된다. 미래 모빌리티·도시 기술 분야 예산도 강화됐다. 초연결 지능도시 조성, 하이퍼튜브 등 신기술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었으며 민간 건축물 그린리모델링,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펀드, ODA 예산도 반영됐다. 국토부는 “내년 예산이 빠르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회계연도 개시와 동시에 집행에 착수하고 사업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5-12-03 15:30: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