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잇따른 대규모 해킹 사태의 후폭풍이 통신·금융권을 넘어 플랫폼 업계로 향하고 있다. 배경훈 신임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네이버,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국내 대표 플랫폼 4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했다.
배 부총리는 2일 오전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고명석 우아한형제들 플랫폼부문장 등 플랫폼 4사의 CEO 및 CISO들과 연석회의를 열고 보안 실태를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배 부총리는 최근 KT와 롯데카드 등에서 연이어 발생한 보안 침해사고에 대한 정부의 엄중한 인식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의 사이버 침해사고는 단순한 장애 수준을 넘어 국민의 경제적 피해와 국가 신뢰 저하로 직결되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발생한 사고들이 단순 기술적 결함을 넘어 기업의 안일한 보안 의식과 부실한 관리 체계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적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가 플랫폼 기업 CEO들을 직접 불러 모은 것은 이들에게 ‘보안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 “경영진이 직접 점검하고 투자 강화하라”

배 부총리는 이어 각 기업이 제공하는 대국민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서비스 안정성 확보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하며 구체적인 실행을 주문했다. 그는 “오늘 논의가 단순한 당부 차원을 넘어 기업 경영진이 직접 정보보안 현안을 점검하고 투자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월 23일 통신사 CISO들을 대상으로 열렸던 긴급 보안점검 회의에서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 당시 정부는 CISO를 넘어 CEO가 직접 책임지는 사안으로 보안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CEO 연석회의는 그 후속 조치이자 정부의 정책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인 셈이다.
한편 정부는 잇따른 보안 사고의 근본 원인을 ‘기술’이 아닌 ‘경영’의 문제로 규정하고 CEO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플랫폼 업계의 보안 투자와 관리 체계에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