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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KT 박종욱 비대위 체제로…하반기까지 '올스톱'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3-03-30 00:00:00

원내대책위원회 발언하는 김민석 신임 정책위의장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KT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윤경림 KT 사장후보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직에서 사퇴한 데 이어 지난 28일 구현모 현 대표도 임기 만료 전 사의를 표했다. 임기가 남았던 사외이사 김대유·유희열 이사도 스스로 물러났다. 우려했던 경영 공백이 현실화 된 가운데 이 같은 사태에 이르기까지 현 이사회와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8일 정부와 여당이 KT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개입하고 있다며 “윤석열 캠프 출신 낙하산의 KT 대표 입성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소위 ‘주인 없는 기업’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로 국민연금을 앞세운 노골적 개입이 곳곳에서 벌어진다”고 비판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정말로 민간 기업에 관심이 많다면 직접 KT 사장을 임명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전방위적 압박 속 윤경림 사장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퇴가 유일했다”며 “KT의 주주총회를 4일 남겨 놓은 상황에 경영권 공백이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들은 윤경림 사장 후보를 겨냥해 ‘구현모 아바타’라고 몰아세웠고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고 있다며 비판해왔다"면서 "대통령실은 공정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며 KT 대표선임 의사 결정을 비판했으나 동네 구멍가게도 이런 식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KT는 민영화 한 지 21년이 넘은 민간 기업”이라고 정부와 여당을 질책했다.

참여연대도 지난 27일 논평을 내고 "통신사업의 공공성과 사업 운영에 전혀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 [사진=연합뉴스]

◆ 구현모 대표 중도 사임…전 정부 출신 김대유·유희열 KT이사 사임

28일 사퇴한 구 대표는 연임에 성공하고 이사회를 통해 두 차례 대표 후보로 선임됐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물론 정부까지 나서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 구조 투명화를 강조하자 스스로 물러났다. 구 대표의 당초 임기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까지였으나 자신의 연임과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모두 무산된 상황에서 주총을 직접 진행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주총을 사흘 앞두고 사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 경제정책수석과 통계청장을 지낸 김대유 이사, 김대중 정부 때 제18대 과학기술부 차관과 문재인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유희열 이사 등 야권 성향의 사회이사들도 구 대표 사퇴 및 윤 사장의 중도 하차에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했다.

앞서 올해 초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이강철 이사도 사퇴한 바 있어 지난 정부와 인연이 있는 사외이사들은 KT 이사회에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KT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그래픽=이코노믹데일리 그래픽팀]

◆ 박종욱 사장 직무 대행 체계 구축...차기 CEO 5개월 걸리나 최대한 시간 단축

KT는 구 대표 사임으로 정관 및 직제규정에 따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박 사장은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들어 집단 의사결정 방식으로 당분간 회사를 이끌 방침이다.

아울러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집단 의사결정 방식으로 전사 경영·사업 현안을 해결하고,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성장지속 TF’과 ‘뉴 거버넌스구축 TF’를 운영키로 했다.

‘성장지속 TF’는 고객서비스·마케팅·네트워크 등 사업 현안을 논의하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뉴 거버넌스구축 TF’에서는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

특히 뉴 거버넌스구축 TF는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전문기관을 활용해 지배구조 현황 및 국내외 우수 사례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ESG 트렌드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하고,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KT 이사회는 뉴 거버넌스구축TF의 개선안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돼 변경된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및 미국 상장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2차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한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KT는 이 같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박종욱 사장 직무대행(경영기획부문장)은 “현 위기 상황을 빠르게 정상화하기 위해선 모든 임직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해 KT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고객과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객서비스 및 통신망 안정적 운용은 물론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경영 및 사업 현안들을 신속히 결정해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지배 구조로 개선하고 국내 소유 분산 기업 지배 구조의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호계 KT 새노조 사무국장은 지난 28일 KT의 발표에 관해 "일단은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며 "다만 사외이사나 대표이사가 낙하산 논란이 없기를 바란다. 또한 향후 선임 시 통신·경영 전문가와 종업원 대표, 시민사회 대표 등 다양한 인사를 등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8일 서울 KT 광화문 사옥으로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윤경림 KT대표이사 후보가 27일 논란 끝에 후보직을 공식 사퇴하면서 KT사내이사 3인 모두 공석이 됐다.[사진=연합뉴스]

◆ 리더십 공백 비상경영체제 전환…‘격랑 속의 이사회 책임론’

통신 업계에선 KT 경영 공백 사태에 대해 현 이사회와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은 문재인 정부 당시 구성된 KT 사외 이사진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고 정치권은 국민연금 등을 동원해 대표이사 선임에 개입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KT 이사회는 여권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대통령실이나 여당에서 직접적으로 (후보를) 찍어주지 않는 이상 기존 KT 이사회 체제에선 어떤 후보가 올라와도 여권을 설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정권 교체 시기 사외 이사진 물갈이는 필연"이라고 해석도 있다.

일단 주총 이후 이사회 구성이 완료되면 그 다음 풀어야 할 숙제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2차례의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낙하산 인사'가 있을 지 여부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구 대표의 연임 적격 심사를 포함, KT의 대표 선임 절차는 4개월여 사이 네 번이나 진행됐다. 현 경영진과 이사회를 불신하는 대통령실과 여권의 입김이 작용한 모양새다. 빠른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여권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덜한 외부 인물을 선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로는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김성태 전 의원 △권은희 전 의원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남규택 전 KT 마케팅부문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 △김철수 KT 스카이라이프 사장 등이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 안건이 오른 3명의 이사(강충구, 여은정, 표현명)와 임기가 1년 남은 이사(김용현) 등 4명으로 새로운 이사를 추천 받아 이사회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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