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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몰락의 기록–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공격했다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 논객 조갑제 선생은 수십 년간 한국 현대 정치사의 주요 국면을 기록하고 해석해온 인물이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법치, 반공, 시장경제 등 전통 보수주의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한국 사회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조명해왔다. 그가 2025년 8월 출간한 ‘윤석열 몰락의 기록–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공격했다’는 제목부터 충격적이다. 과거 윤석열을 ‘체제 수호의 희망’으로 간주했던 저자가, 이제는 그를 ‘체제의 위협자’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실정 비판이 아닌 철학적 배반과 이념적 파산 선언서에 가깝다. 그는 머리말을 통해 “이 책은 공화국의 적(敵)이 된 대통령을 대한민국이 헌법의 힘으로 어떻게 단죄했는지 그 과정을 다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대에서 절망으로–보수의 붕괴를 진단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진보적 이념정책에 대한 반발 속에서 등장했다. 그는 검사 시절 조국·추미애·이재명 등을 수사하며 보수 진영의 ‘정의 구현자’로 추앙받았고, 법치와 공정, 상식이란 메시지로 보수 유권자의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의 말은 서릿발 같은 기개로 사람들의 뇌리에 깊히 박혔다. 조갑제 역시 그러한 기대를 공유한 대표적 인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 조갑제는 윤석열 대통령을 ‘가장 위험한 대통령’이라고 규정하며, 보수의 기대를 철저히 저버리고 좌파의 유산을 수용하거나 방치한 대통령으로 기록한다. 그는 “윤석열은 문재인의 계승자”라는 급진적 결론을 내리고, 그 논리를 조목조목 펼친다. 이는 단순한 정권 실정 비판이 아닌, 체제 수호자에서 체제 위협자로의 정체성 전복에 대한 고발이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한 해부 책의 전개는 윤 대통령의 주요 국정 운영 전반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공개된 일부 내용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갑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중점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즉 인사 실패와 검찰 중심 제왕적 대통령제, 대북 정책의 기만성, 경제·사회 정책의 좌향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가장 많이 제기된 비판은 인사 문제였다. 검사 출신 인사들이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대거 중용되면서 권력의 편중이 심화됐고, 이는 국정 운영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해쳤다는 지적이 많았다. 조갑제는 이러한 인사 구성이 ‘문재인의 코드 인사’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검찰 중심 권력 구조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더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는 민주적 통제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담대한 구상’ 등을 내세우며 강경한 대북 기조를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조갑제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를 명확히 단절하지 못했으며, 실질적인 국가안보 전략 없이 외교적 수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해양 공무원 피격 사건 등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안보적 직무유기’로 규정한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말로는 시장경제를 강조했지만 실제 정책은 문재인 정권의 유산을 상당 부분 유지하거나 심지어 강화했다고 본다. 탈원전 정책의 잔존,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소극적 접근, 민노총과의 불분명한 관계 등이 그 근거다. 그는 이러한 정책이 보수정부가 갖춰야 할 기업 친화적, 자유시장 중심의 구조개혁 노선과 충돌한다고 판단한다. ◆ 대통령, 왜 헌법 수호자가 아니라 공격자가 됐나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조갑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행위를 단순한 국정 실패가 아닌, 헌법 체제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윤 대통령이 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사법 시스템의 독립성 훼손,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경찰·언론 통제 등의 문제는 조갑제의 눈에 권력의 독점과 권위주의 회귀로 보인다. 그는 “문재인이 외부에서 체제를 흔들었다면, 윤석열은 내부에서 체제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는 실로 무거운 비판이며, 조갑제가 대통령의 행위를 체제 파괴적이라 규정하는 결정적 이유다. ◆조갑제의 철학적 기준…자비 없는 잣대 조갑제의 비판은 충동적이거나 감정적인 비난이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대한민국 헌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하나의 기준에 따라 모든 정치 세력을 평가해왔다. 그 기준에 따르면,보수건 진보건 간에 체제 위협 세력은 적이며, 체제 수호 세력은 동지다. 따라서 그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던 기준과 같은 잣대로 윤석열 정부를 평가하고 있다. 그에게 윤석열의 실책은 단지 정책의 오류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에 대한 배신이다. 그런 점에서 조갑제는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극단적이라기보다는 정교한 이념적 원칙주의자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책에는 조갑제 특유의 강한 도식화와 일면적 시각도 존재한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나 구조적 한계를 모두 ‘좌경화’나 ‘배신’이라는 틀에만 가두다 보면, 현실 정치의 복잡성과 타협의 필요성을 간과할 위험이 있다. 특히 윤 정부가 실제로는 여러 보수적 개혁을 추진한 사례, 예컨대 노동시장 개혁 시도, 반중 외교 기조, 친미 안보라인 유지 등을 지나치게 폄훼하거나 평가절하한 부분도 보인다. 또한 조갑제의 비판은 때때로 개인화되며, ‘윤석열=위험한 대통령’이란 단정적 서술은 독자에 따라 불편함을 줄 수 있다. 현실의 정치는 이상적인 원칙과 항상 일치하지 않으며, 대통령 개인만으로 모든 정책 실패나 국가적 혼란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결론: 보수의 자기비판인가, 파괴인가? ‘윤석열 몰락의 기록’은 단순한 정권 비판서가 아니다. 이 책은 보수가 자신에게 던지는 가장 냉정한 질문이다. “우리가 선택한 대통령이 정말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인가?”, “권력은 왜 늘 체제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가?”라는 근본적 질문 앞에서, 조갑제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다. 그는 지지했던 인물을 향해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는 용기를 보인다. 하지만 그 비판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불편함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공허하게 남기 때문이다. 조갑제는 해체를 말하지만, 그 해체 이후의 건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침묵한다. 음모론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보수는 재기할 것이라고 했지만 ‘어떻게’가 제시돼 있지 않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아쉬운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보수적 문제 의식이 얼마나 깊고 치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진귀한 문서다.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든 비판하든, 한국 정치의 현실을 통찰하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야 할 책이다. 지은이: 조갑제 / 출판: 조갑제닷컴 / 출간: 2025년 8월 25일
2025-09-15 14: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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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사고로 드러난 공기업산재 실태… 이학재사장 책임론 확산
[이코노믹데일리] 인천국제공항 자회사 소속 노동자가 근무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침묵을 유지하며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자회사 체계를 활용해 안전관리 의무를 외면해온 운영 방식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정부가 공공기관장의 해임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이학재 공사 사장의 거취를 둘러싼 압박도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인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발생했다. 인천공항공사의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 소속 직원 B씨는 야간근무를 마친 뒤 회사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즉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으며, 산업재해로 판단될 경우 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공사 측은 “사고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놓은 뒤, 별다른 입장 표명이나 후속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공사가 안전관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인천공항공사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3개 자회사를 설립했지만, 자회사 직원들의 근무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력 부족, 반복되는 야간근무, 외주와 유사한 처우 문제가 지속됐고, 공사는 실질적 운영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법적·도덕적 책임은 자회사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일관해 왔다. 현장에서는 자회사 직원들이 공사 내부 인력이 아닌 ‘하청 인력’처럼 취급받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기본적인 안전 교육, 장비, 휴식 공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으며, 이학재 사장은 취임 이후 자회사 노조와 단 한 차례도 공식 대화를 가진 적이 없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공공기관의 산업재해 대응 체계를 근본적으로 손질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중대재해 발생 시 기관장을 해임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중대재해처벌법이 기관장의 형사 책임을 규정하고는 있지만, 입증이 까다롭고 적용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별도 근거 마련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아울러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항목도 조정할 방침이다. 산업재해 예방 분야의 배점을 대폭 확대하고, 사망사고 발생 여부가 안전관리등급 및 경영평가에 직접 반영되도록 하는 방식이 추진된다. 이 제도가 적용되면 인천공항공사와 같은 기관은 평가 결과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기획재정부 경영실적 평가에서 전년 대비 두 단계 하락한 C등급을 받았다. 여기에 자회사 직원의 사망 사고까지 겹치면서, 이학재 사장을 둘러싼 책임론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 정무특보 출신으로, 2023년 6월 임명됐으며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주요 공기업 수장이 잇따라 자진 사퇴한 점도 이 사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가철도공단 이성해 이사장, SR 이종국 대표, 코레일 한문희 사장 모두 전 정권 임명 인사로, 경영평가 하락과 인명사고 책임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사장 역시 정치권 출신이라는 점에 더해, 노사 갈등 장기화, 경영실적 저하, 안전관리 부실이라는 복합 요인을 안고 있는 만큼, 유사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사장은 최근 “공기업 사장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된 현장 안전 문제를 방치한 채 임기를 고수하려는 태도가 과연 공공기관장으로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반문이 확산되고 있다.
2025-09-04 14: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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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택 리모델링 임대주택 사업, 4년 만에 재추진 가시화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정부 시기에 사실상 중단됐던 ‘비주택 리모델링 임대주택 사업’이 4년 만에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LHR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H가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공식 제언했다. 코로나19 이후 도심 오피스와 상가의 공실이 늘어나면서 이를 주거시설로 전환하면 공급난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 정부의 공적주택 확대 기조와 맞물리며 정책적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4일 LHRI가 발간한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동향과 추진 여건’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서울에서만 4600가구, 전국적으로는 1만 가구 수준의 신규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은 역세권 반경 250m를 중심으로 숙박시설 1740가구, 업무시설 2440가구, 상가 190가구, 노유자시설 230가구를 전환해 총 4600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경기·인천은 3220가구, 지방 광역시는 2300가구가 잠재치로 제시됐다. 이는 부동산원과 V-WORLD, 레일포털, 서울열린데이터광장 등 다양한 공간 데이터를 분석해 도출한 결과다.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2020년 ‘2·4 대책’에서 도입해 2025년까지 4만1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했다. LH는 2020~2021년 서울 등 10개 사업장에서 1291가구를 시범 공급했으며 성북구의 청년 임대주택 ‘안암생활’이 대표 사례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신규 사업지 발굴은 사실상 중단됐다. LHRI는 그 배경으로 바닥난방·욕실 설치 등 구조 변경에 따른 공사비와 기간 증가, 구분소유자·임차인 동의 절차의 복잡성, 주택건설기준 적용으로 인한 성능 저하 우려, 리모델링 과정에서 하자 책임 소재 불분명 등을 지적했다. 제도적 보완 미흡으로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해외 사례를 근거로 제도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욕시는 팬데믹 이후 맨해튼 오피스 공실률이 20%에 달하자 ‘오피스 투 레지던셜(Office-to-Residential)’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민간 개발자에게 세금 감면, 용적률 상향, 신속 인허가를 제공해 리모델링을 유도한 결과 지금까지 2만8500가구를 공급했고 2030년까지 추가 7만7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가의 노후 오피스를 1320가구 규모 아파트로 전환한 ‘25 워터스트리트’ 프로젝트가 있다. 정부의 공적주택 예산은 내년도 22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조3000억원 늘어났다. 공급 확대 의지가 반영된 만큼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도 정책 검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LH 관계자는 “도심 활성화와 공급 확대 효과가 크지만 구조 변경 비용과 법적 책임 불확실성 같은 현실적 제약도 적지 않다”며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모든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으며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도 충분히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5-09-04 07: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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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국민주권' 내걸고 73일 만의 취임식… 재계·IT 총출동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 80주년인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민대표 80인으로부터 '빛의 임명장'을 받으며 취임 73일 만에 사실상의 취임식을 가졌다.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국민임명식은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며 성대하게 치러졌으나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 야권이 대거 불참하며 '통합'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4일 취임 당시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국정 운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국회에서 간소한 취임선서로 공식 행사를 대체했다. 이후 제헌절에 취임식 성격의 행사를 검토했으나 폭염과 호우 대응을 위해 연기된 바 있다. 이날 행사는 그 연장선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 형식으로 기획됐다. 이 대통령은 '백지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며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흰색 넥타이를 매고 김혜경 여사와 함께 입장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행사의 백미는 단연 '빛의 임명장' 수여식이었다. 광복 이후 1945년부터 2024년까지 각 해를 대표하는 인물과 국민주권, 경제성장, 상생을 상징하는 인물 등 총 80명의 국민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직접 쓴 임명장을 무대 중앙의 대형 큐브에 차례로 배치했고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 내외가 4명의 대표와 함께 임명장을 놓자 큐브 전체가 빛을 발하며 장관을 이뤘다. 이 대통령이 감사 인사를 위해 연단에 서자 관중석에서는 "이재명"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이 대통령에게 직접 임명장을 전달한 4인의 상징성이 두드러졌다. 1945년 8월 15일에 태어난 '광복둥이'이자 독립운동가 목연욱 지사의 아들인 목장균 씨, '아덴만 여명 작전'의 영웅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국가대표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이끄는 이연수 NC AI 대표, 칸 국제영화제 학생 부문에서 한국 최초로 1등 상을 받은 허가영 영화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행사에는 재계와 IT 업계 주요 인사들이 국민대표 또는 초청 인사로 대거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나란히 자리했으며 대한상의 회장인 최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경총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도 참석했다. IT 업계의 약진은 국민대표 명단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등 정부의 '국가대표 AI' 컨소시엄을 이끄는 기업 대표들이 '경제성장' 분야 대표로 무대에 올랐다. 또한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각각 국내 게임 산업과 인터넷 시대를 연 상징적 인물로 1994년, 1995년 대표로 선정됐다.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도 2016년 대표로 참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정치적 분열의 골은 깊게 드러났다. 대통령실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나 모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했다. 야권의 반응은 더욱 싸늘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행사를 하루 앞두고 "이 대통령의 셀프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개혁신당 역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광복절 특별사면에 항의하며 불참을 결정했다. 결국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가족 등 범여권 인사들만 참석해 '반쪽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025-08-15 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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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3기 신도시 고밀화·공급 확대 '속도'…지연·공사비 급등 등 난제 여전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주택 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수요자의 불안은 여전하다. 특히 내년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신규 입주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여,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대선 공약이었던 '4기 신도시' 개발을 사실상 접고 기존 신도시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기존 신도시 계획만으로도 상당한 공급이 가능하다"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택지와 부지를 고밀화해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3기 신도시의 용적률을 상향하는 등 기존 공공주택지구의 공급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그러나 공사비 급등, 토지 보상 지연, 교통 인프라 미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 집값 안정을 위해 수도권에 30만호 공급을 내세우며 3기 신도시 개발을 본격화했다. 전국 8곳, 330만㎡ 부지에 약 32만8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며,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인천계양, 고양창릉, 부천대장 등 5개 신도시의 공급 물량만 해도 18만5796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3기 신도시의 당초 입주 시기는 올해로 잡혔으나, 실제로는 최대 5년 이상 지연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3기 신도시 착공 물량은 전체의 6.3%에 그치고 있다. 사업비도 급등하고 있다. 인천 계양지구 공공분양 아파트 사업비는 2년 만에 30% 가까이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A2 블록 사업비는 2022년 대비 25.7% 증가했고, 인근 A3 블록도 33.1% 올랐다. 이처럼 공사비 인상,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신도시 사업 일정이 연쇄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토지 보상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하남교산, 고양창릉은 토지 보상이 끝났지만, 남양주왕숙, 인천계양, 부천대장 등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1800여개 공장과 군부대 이전 등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교통망 등 기반시설 구축도 계획보다 뒤처지고 있다. 송파하남선, 고양은평선, GTX-B 등 수도권 핵심 교통 인프라가 차질을 빚으면서, 입주 이후 최소 1~3년간 교통 불편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4400가구로, 올해 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신규 공급이 줄면 집값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 규제만으로는 효과가 한정적이며, 용적률 상향, 인허가·착공 절차 단축 등 구체적인 규제 완화와 공급 규모·시기·지역 명시 등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7-09 09: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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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국토부 장관 인선 막판 고심…정일영·손명수 등 거론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출범 한 달 만에 대부분 부처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지만, 부동산 정책의 핵심 축을 담당할 국토교통부 장관 인선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고강도 대출 규제에 대해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추가 규제를 시사한 만큼, 부동산 정책을 본격적으로 총괄할 국토부 수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관가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이르면 이번 주말 발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감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할 초대 국토부 수장을 선정하기 위해 대통령실은 후보자 개인과 가족의 인적 사항, 재산 내역 등을 마지막까지 세밀히 검증 중이다. 애초 대통령실은 부동산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박상우 현 장관에게 유임을 제안했으나, 박 장관은 이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미 사의를 표명했으며, 기자간담회에서도 "언제든 그만둘 각오가 돼 있다"며 장관직에 미련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관가 안팎에서는 부동산 정책을 책임질 국토부 수장 인선에 대해 "현장 경험, 부처 장악력, 정무 감각을 모두 갖춘 인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김세용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다. 김 교수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과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을 지내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최근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상경 가천대 교수가 국토부 1차관으로 임명된 만큼, 교수 출신보다는 '친명'계 중진 정치인에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도 있다. 새롭게 주목받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선 국회의원으로 23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국토부 교통 분야 주요 요직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손 의원은 33회 행정고시 출신 관료로, 문재인 정부 당시 국토부 차관을 지냈다. 이번 대선에서는 대통령 후보 직속 국토균형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의 지역 균형발전 비전을 적극 뒷받침한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국토부의 한 간부는 "다른 부처에 비해 국토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다소 혼란스럽다"며 "정무 감각과 조직 장악력을 갖춘 관료 출신 정치인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내부에서 우세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25-07-04 17: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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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공급 '지연'…국토부, 기업·군부대 이전 속도전 나선다
[이코노믹데일리]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 부지 내 이전이 지연되고 있는 기업체·공장과 군부대의 조기 이주 등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3기 신도시 공급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국토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4일 국토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 발표한 3기 신도시는 8개 지구, 32만8000가구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주요 5개 지구(18만5796가구)는 이미 착공에 들어갔지만,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은 2030년 이후에나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토지 보상 지연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남 교산의 경우 2019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지만, 최초 입주는 2029년 6월로 예정됐다. 신규 택지는 후보지 발표부터 실제 입주까지 8~10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공급 속도에 속도가 붙지 않으면 집값 안정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토부는 고밀 개발(용적률 상향)과 주택용지 확대 등을 통해 기존보다 5만 가구 더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3기 신도시 내 남아있는 1800여개 공장·제조업체의 이전을 촉진하고, 군부대 및 철탑 이설 등 착공을 지연시키는 요인도 적극 해소하기로 했다. 특히 ‘선이주-후철거’ 원칙에 따라, 신도시 내에 아직 이주단지가 조성되지 않아 남아 있는 기업들의 이주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이 논의되고 있다. 또 군부대 이전과 철탑 이설에 대해서도 관련 기관과 협의를 강화해 착공 지연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편, 2021년 2월 후보지로 발표됐으나 지구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한 광명시흥, 의왕군포안산, 화성진안 등 3개 신도시는 용적률 상향 등 공급 물량 확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광명시흥(6만7000가구)은 지난해 12월에야 지구계획이 확정됐으며, 최초 입주는 2031년, 의왕군포안산(4만1000가구)과 화성진안(3만4000가구)도 올해 하반기 지구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금 일정대로라면 신규 택지 발표부터 입주까지 12년이 소요된다. 최근 취임한 이상경 국토부 1차관 역시 3기 신도시 사업의 속도전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규 택지뿐만 아니라 기존 택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고밀 개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초 서리풀, 김포한강2, 구리토평2 등 윤석열 정부에서 발표된 신규 택지의 용적률 상향, 도심 유휴부지·공공기관 청사 복합개발 등 다양한 공급 확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2025-07-04 08: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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