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화학, 석유화학 부진에도 3분기 '최고 매출'…배터리가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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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2022-10-31 17:59:55

매출 14조1777억원, 영업익 9012억원

석화 수익성 감소 속 신사업 실적 견인

배터리 호황에 석화 제치고 '맏형' 노릇

LG화학이 31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경영 실적[사진=LG화학]


[이코노믹데일리] LG화학이 올해 3분기(7~9월)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한 가운데서도 배터리와 첨단소재 등 신사업이 실적을 견인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연결 실적을 끌어올린 모습이다.

LG화학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조1777억원, 영업이익은 9012억원을 달성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3.8%, 영업이익은 23.9% 각각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각각 15.8%와 2.6% 늘었다.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을 제외하면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제외 매출은 1년 전보다 19.4% 증가한 8조3160억원이다. 직전 2분기(8조2880억원)와 비교하면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석유화학 부문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에 따라 지난해 3분기(1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45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15.8%에서 5.4%로 급감했다.

사업본부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은 매출 5조4930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91.4%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19.3%에 이른 영업이익률은 올해 1.7%로 추락했다.

석유화학 사업 부진은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글로벌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주요 제품 스프레드(원가와 판매가 간 차이)가 악화하며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납사 분해 공정(NCC)와 플라스틱 수지 생산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이 처음으로 석유화학을 앞질렀다는 사실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7조6482억원으로 분사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과 신재생에너지 전환 흐름이 본격화하며 호황기를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가까이로 커졌다. 배터리 사업이 그간 주력 사업으로서 '맏형' 역할을 한 석유화학의 자리를 대신한 셈이다.

배터리 훈풍에 전지·반도체 소재를 생산하는 첨단소재 사업 성장세도 이어졌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1조1580억원)보다 2배 이상 몸집을 키운 2조5820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490억원에서 4160억원으로 8배 넘게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전지재료 실적 향상이 두드러졌다. 첨단소재 매출에서 전지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3%에 불과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69%로 늘어났다. 전지재료 출하량이 증가하고 판매가격이 상승한 덕분이다.

제약·바이오 등 생명과학 부문은 매출 2252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거뒀다. 성장호르몬과 더불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유셉트' 등 주요 제품 매출은 늘었으나 중국에서 에스테틱(피부 미용)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연구개발비 집행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하락했다.

농업법인인 팜한농은 매출 157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1230억원)보다 실적이 개선됐으나 30억원 적자를 내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데 실패했다.

한편 4분기에도 석유화학 약세와 배터리 강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석유화학은 수요가 저조한 가운데 공급이 증가하며 제품 가격과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배터리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맞춰 북미 내 생산 능력 증대와 광물·소재 공급처를 다변화하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소재는 정보기술(IT)·반도체 소재는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배터리 산업 호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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