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유럽연합(EU)이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엑스(X)와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합병 구조를 정조준하고 있다. X의 불법 콘텐츠 유통에 대한 거액의 과징금 부과를 앞두고 양사 합병이 과징금 규모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 EU 집행위원회가 최근 엑스에 새로운 질문지를 보내 xAI의 엑스 인수에 따른 기업 구조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3월 자신이 인수한 엑스를 xAI에 매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EU가 두 기업의 구조를 문제 삼는 이유는 빅테크 규제법인 '디지털서비스법(DSA)' 때문이다. EU는 작년 12월부터 엑스가 DSA를 위반해 허위·불법 콘텐츠 확산 방지 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조사 중이다. DSA는 위반 시 연간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핵심은 과징금 산정 기준이 '전 세계 매출'이라는 점이다. 엑스와 xAI의 합병으로 기업 구조가 바뀌면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EU는 이 점을 의심하며 양사의 관계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우리는 엑스의 기업 구조 변화와 함께 다른 주요 플랫폼들의 변화 역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인 조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EU 규제 당국은 이르면 8월 휴가 기간 전에 엑스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발표할 수 있다. 다만 엑스가 EU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약속하면 제재를 피할 가능성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