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부發 조선업 지원에도 현장은 '글쎄'..."임금·하청 구조 해결해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3-03-15 07:50:18

정부, 상생협약안·상생패키지·금융지원 확대 등 잇달아 지원 발표

조선업 인력난, 정부 지원 부족보다 불황 당시 못 오른 임금 탓

노조 등은 대규모 세금 투입에도 "실효성 없다" 지적

울산 현대중공업 선박 생산시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조선업 구인난 해소 관련 보조금과 지원금융 등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근로자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근로자들이 선박 건조 현장으로 돌아오려면 마땅한 수준 임금이 가장 큰 유인책이지만, 조선사들이 근본적 문제 해결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달부터 '조선업 상생 패키지 지원사업'과 무역공급 공급 규모 2조원 확대 정책 등을 각각 추진한다. 고용부가 추진하는 상생 패키지는 근로자 복지를 위한 기금 마련이 골자이고, 기획재정부가 추진하는 무역금융 확대는 미래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이뤄지지만 조선업도 주요 수혜 분야로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조선업 지원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0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조선사업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을 내놓은 데서 비롯한다. 이후 1달여 뒤에는 조선사 선박 건조 시설이 밀집한 지방자치단체와 주요 조선사들이 '조선업 상생협의체'를 발족하기도 했다. 

조선업 인력난이 발생되는 이유는 수축기와 회복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업계 특성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2010년 중반부터 불황으로 인력들을 대거 구조조정했고, 이후 근로자 임금을 제대로 인상하지 못해 현재까지도 노동강도 대비 낮은 임금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1년부터 시작된 수주 증가로 최근에는 대부분 조선사들이 2~3년치 일감을 확보했지만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사 중에서도 연간 적자에서 벗어난 업체는 없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사는 고용 주체로 시장논리에 맞게 처우를 조정하는 것"이라며 "올해 대부분 업체들 실적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만큼 인력 확충이나 임금 인상 폭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근로자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정부가 조선사측 논리만 받아들여 실제 근로자들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 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등 노동조합에 따르면 정부는 첫 대책 언급 이후 2달여 뒤인 지난해 12월부터 근로자들 의견을 청취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조선사와 하청업체들이 임금을 체불하는 등 문제를 저질렀음에도 지원만 약속했다고 분노하고 있다. 

또 보조금 등 정책도 실효성 없다는 불만도 여전하다. 조선업 특성상 하청업체를 통한 근로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조선사 등 원청이 임금을 올리더라도 하청에서 임금을 인상할 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등에도 "정부가 아무리 지원에 나서도 현장직들이 받는 돈은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도 현장에 가보면 절반 이상이 필리핀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라는 내용 글이 오르기도 했다.

일감이 쌓인 조선업계에 인력난이 계속되는 경우 수주한 물량이 중국 등 해외에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일부 조선사들은 선박 건조 중 일부 작업을 중국 업체에 맡겼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사 측에서도 자구책에 나서고는 있지만 근로자 복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수주받은 물량 생산에는 시간이 있어 (정부 지원 등으로)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면서 현재는 외국인 근로자 등 대체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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