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HD현대그룹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엔진 사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며 조선업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선박 수주 증가에 기대던 전통적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엔진 기술 내재화'를 중심으로 한 수직계열화 전략이 본격화된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5815억원, 영업이익 1조5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4%, 영업이익은 164.5% 늘었다. 조선 경기가 완전한 회복세로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엔진기계 부문이 새로운 이익축으로 부상하면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조선 부문은 고선가 선박 매출이 본격 반영되며 매출 16.5%, 영업이익 128.9% 증가한 6조198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번 실적의 숨은 주인공은 엔진이다.
HD현대마린엔진을 중심으로 한 엔진·기계 사업은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이중연료 엔진 수요가 폭증하면서 매출 31%, 영업이익 137% 증가했다. 그간 선박 제조의 '부품'으로 취급되던 엔진이 이제는 조선 이익 구조를 방어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삼성중공업이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제품 믹스'로 실적을 끌어올린 것과 달리 HD한국조선해양은 엔진 기술 내재화로 수익 구조를 바꾸는 '공정 중심형 성장'에 나섰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소 간 단순 경쟁에서 벗어나 그룹 내 '조선-엔진-기자재-설계' 전 과정을 통합하는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진 생산을 HD현대마린엔진이 맡고 기자재와 추진기 제작은 현대E&T가 담당하며 HD현대중공업·삼호·미포가 이를 조립해 최종 선박을 완성하는 '수직계열화 밸류체인'이 완성된 것이다.
이는 외주 비용을 줄이고, 핵심 기술을 그룹 내부로 끌어들여 수익성을 높이는 내재화 전략이기도 하다.
이같은 변화는 조선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이동 신호로 해석된다. 한때 조선사 실적은 선박 수주량에 의해 좌우됐지만 이제는 엔진 기술·기자재·소프트웨어 역량이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고선가 선박 중심의 '질적 성장'을 넘어서 엔진 기술 내재화라는 새로운 수익 구조의 중심축을 세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이중연료 엔진 시장의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어, 향후에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기술 통합과 엔진 중심 수직계열화를 통해 조선업의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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