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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푸조 3008, 물 오른 유럽식 '디자인'에 무난한 '주행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3-03-16 07:50:56

디젤 모델보다 커진 차체, 내부도 넉넉

EAT 8단 자동변속기, 주행 중 충격 없어

스포츠모드땐 사자 울음소리 엔진음

푸조 '3008 SUV' 1.2 가솔린 퓨어테크 GT팩[사진=김종형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프랑스의 대표적 대중차 브랜드인 푸조는 유럽에선 인지도가 높지만 국내에선 수요가 제한적이다. 푸조는 그동안 국내에는 디젤 모델만 판매했지만 지난해 4월 가솔린 모델 '3008 SUV'를 처음 선보였다. 국내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디젤차 수요가 줄자 파워트레인(구동계통)을 달리한 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푸조가 지난해 선보인 첫 가솔린 모델 3008 SUV는 브랜드 대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3기통 1.2리터(L) '퓨어테크'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4기통 디젤 엔진보다 배기량은 낮췄지만 효율이 높은 터보차저가 장착돼 연비와 배출가스 저감 능력은 높였다. 디자인이나 옵션 등은 2021년 5월 내놓은 1.5L 디젤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프랑스식 도심형 SUV 그대로다.
 

푸조 '3008 SUV' 1.2 가솔린 퓨어테크 GT팩[사진=김종형 기자]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수도권 주요 도로 약 300km 구간을 시승해본 3008 SUV는 디자인적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디젤 엔진 단점인 소음과 진동이 비교적 잘 잡힌 모델이었다. 비슷한 체급의 국산차는 인도 기간이 길고 독일 등 다른 유럽 브랜드 차는 아직 디젤 모델이 주류를 이룬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인적 이점은 가져가면서도 옵션 등 편의사양이나 주행 만족감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 대안으로 선택할 만했다.

◆외관·실내 디자인에 프랑스 감성 '물씬'

3008 SUV 외관은 2017년 출시된 첫 모델 기조가 그대로다. 푸조만의 '디자인 언어'가 적극 반영된 모습이다. 2017년 처음 선보인 이후 레드닷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 만한 디자인이다.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했다는 전면 LED 주간주행등, 프레임리스 그릴 등 전반적인 모습은 디젤 모델과 같다.  측면부는 전형적인 SUV 스타일로 안정감을 준다. B, C필러(자동차 지붕을 받치는 기둥 중 두·세번째)는 유광으로 마감해 우아함을 주는 한편 주요 부위마다 적절히 크롬을 조합해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푸조 '3008 SUV' 1.2 가솔린 퓨어테크 GT팩[사진=김종형 기자]


전면 조명이 송곳니였다면 후면 LED는 사자 발톱을 형상화했다. 5개 스포크(바큇살)로 이뤄진 18인치 휠도 프랑스 왕실 문양이었던 백합을 형상화한듯해 유럽차 느낌을 확연히 줬다. 주행 중에는 휠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주간주행등과 함께 순차적으로 반짝여 물결치는 것처럼 보이는 방향지시등은 도로 위 존재감을 나타내기 충분해 보였다.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은 디자인 외 차체에서도 약간 차이가 있다. 디젤 모델보다 길이(전장)는 4455mm, 전고(높이)는 1630mm로 5mm씩 커졌다. 전폭(너비)은 1840mm로 동일하다.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자동차 투싼과 비슷한 크기지만, 외관 디자인에 삼각형을 주로 활용한 투싼보다 곡선·면을 활용한 3008 SUV는 훨씬 커 보였다.
 

푸조 '3008 SUV' 1.2 가솔린 퓨어테크 GT팩 실내내[사진=김종형 기자]


실내 공간감 역시 국산차와 비교했을 때 뒤처지지 않는다. 푸조는 3008 SUV에 '아이 콕핏 인테리어'를 적용했다고 강조한다. 조금 작아 보이지만 그만큼 조작감이 좋은 팔각형 스티어링 휠(핸들)과 디지털 계기판이 깔끔하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또 브랜드 특유 직물 소재 마감도 대중차 브랜드에서 갖출 수 있는 고급스러움을 충분히 구현했다.

3008 SUV 운전석은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받아 화면이나 조작부 위치가 운전자 위주로 디자인됐다. 센터패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조 버튼 조작부는 프랑스 브랜드 특유 피아노 건반에서 영감받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조작성이 좋지 않다고 느꼈지만 점점 익숙해진다. 수입차 내비게이션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지만, 3008 SUV는 아예 자체 내비게이션이 없다. 무선으로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 만큼 유선으로 연결해야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다. 
 

푸조 '3008 SUV' 1.2 가솔린 퓨어테크 GT팩 실내[사진=김종형 기자]


차체가 보다 커진 만큼 거주성도 좋았다. 1, 2열 모두 다리 공간(레그룸)이나 머리 공간(헤드룸)이 넉넉하다. 2열 팔 거치 부분(암레스트)은 곧장 트렁크와 연결돼 짐을 보관하기도 좋았다. 적재 용량은 600L부터고, 2열을 접으면 1700L까지 확장된다. 트렁크는 튀어나오거나 걸리는 부분 없이 평평하게 디자인돼 가방이나 쇼핑백 등을 폭넓게 보관하기 좋았다.

◆일상 환경에서 문제없는 주행성능…모드 바꾸면 '사자 울음소리' 들려

가솔린 버전 3008 SUV에 탑재된 1.2L 퓨어테크 엔진은 2015년부터 해외 매체 수상을 휩쓴 기술력을 인정받은 엔진으로 일상 주행에 무리가 없었다. 변속기는 EAT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푸조는 기존 기계식 변속기에서 외관을 대거 바꾼 2017년 모델부터 전자식으로 변속기를 바꿨다. 주행 중에는 변속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부드러웠고 차량을 정차할 때만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제어하니 울컥거림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졌다. 

3008 SUV는 최고출력은 131마력, 최대토크는 23.5kgf·m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도심형 SUV인 만큼 가볍고 경쾌한 주행 성능을 발휘하지는 않지만 일상 영역에서는 충분한 출력과 토크 수준이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세 가지를 지원한다. 에코와 노멀에서는 분당 엔진 회전 수(RPM)를 극도로 제어하면서 소음과 진동이 크지 않은 편이었다.
 

푸조 '3008 SUV' 1.2 가솔린 퓨어테크 GT팩[사진=김종형 기자]


반면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성격이 확 달라졌다. 저속에서도 2000 이상 RPM이 유지되면서 진동은 조금 발생했지만, 가속감은 충분히 체감할 수 있게 바뀌었다. 배기음도 인상 깊게 변했다. 푸조는 디자인에서만 사자를 강조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들리는 배기음은 운전자나 탑승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사자 울음소리를 연상할 만했다. 시속 110km 이상 고속에 도달한 뒤에도 바람 가르는 소리(풍절음)를 잘 막아 충분히 대화가 가능했다. 기분 좋은 엔진음 대비 밀어주는 힘은 그다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노면 상태에 따라서도 모드를 바꿀 수 있지만 유의미한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3008 SUV 가솔린 모델 연비는 다른 동급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푸조가 설명하는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L당 12.2km다. 시승 중 급가속과 급제동을 내내 반복해 300km가량을 주행했지만 평균 연비는 L당 11.8km를 기록했다.
 

푸조 '3008 SUV' 1.2 가솔린 퓨어테크 GT팩[사진=김종형 기자]


3008 SUV는 가장 낮은 트림인 '알뤼르'부터 GT, GT 팩 등 세 트림으로 출시됐다. GT 트림부터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인 자율주행 레벨 2 수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플러스, 하이빔 어시스트(자동 상향등 지원), 레인 어시스트(차선 중앙유지 시스템)가 기본 탑재된다. 후진을 할 때엔 360도 주변이 보이는 '서라운드 뷰'를 제공해 주차할 때도 도움이 됐다. 다만 후방 카메라 화질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화질로 비교했을 때 480~720P 수준 해상도로 낮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푸조는 프랑스에서는 잘 알려진 대중차 브랜드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독특한 디자인과 주행감 등으로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 다만 이번 3008 SUV는 푸조만의 '언어'는 살리면서도 대부분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디자인과 주행감, 국내 소비자들이 바라는 안전 및 편의 성능을 다수 담았다. 지난해 출시 가격은 시승 모델인 GT팩 트림이 5150만원으로 가장 높고, 입문용 트림인 알뤼르는 4550만원·중간인 GT 트림은 4850만원이다. 푸조가 이달 중 제공하는 10% 이상 대 할인을 적용하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3008 SUV를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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