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위기를 기회로] 현대차, 미국·유럽 넘어 기회의 땅 '아세안 출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심민현 기자
2023-01-05 07:00:00

2030년 내 아세안 1위 도약, 아시아대권역 신설

인도네시아 본격 진출, 지난해 3월 전기차 생산 공장 구축

베트남에선 日 도요타와 '1위' 경쟁, 태국·싱가포르 진출 가속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유럽을 넘어 최근 '전기자동차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아세안(ASEAN) 지역 정복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30년 내로 아세안 지역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아시아대권역을 신설했다. 현대차는 그간 미주대권역, 유럽·러시아대권역, 인도·아중동대권역 등 3개 대권역과 중국, 국내사업본부, 아태권역본부 체제로 운영됐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10개국이 포함된 경제공동체인 아세안 지역의 인구는 6억6000만명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특히 대다수 국가가 개발도상국으로 평균 경제 성장률이 6~7%를 상회하고 있다. 향후 10년 후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현재 아세안 지역의 자동차 시장은 '일본의 텃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브랜드가 약 7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반면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브랜드는 5%에 그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시대가 도래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불릴 정도로 전동화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는 현대차가 각별히 신경 쓰는 지역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8000만으로 중국과 인도, 미국에 이어 전 세계 4번째 인구 대국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매연으로 인한 대기질 개선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20%로 늘리고, 2030년에는 25%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총 5조 루피아(약 4125억원)의 보조금을 준비한다.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 상반기(1~6월)에 전기차 505대가 팔렸는데, 이 중 현대차가 454대를 차지했다.
 

현대차 버카시 전기차 생산 공장[사진=현대차]


현대차는 본격적인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지난해 3월 아세안 지역 최초로 완성차 생산거점 버카시 전기차 생산 공장을 구축했다. 버카시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25만대로 베트남 합작 공장(10만대)의 2.5배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보다 한발 앞서 현지 전기차 양산을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아이오닉 5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카라왕 산업단지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합작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하고 2024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 CI[사진=현대차]


인도네시아 못지않게 베트남 역시 판매 요충지다. 베트남은 아세안 지역에서 유일하게 현대차가 일본 도요타와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지역이다. 현대차는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절반씩 총 900억원을 출자해 합작 법인 현대탄콩(HTMV)을 출범했다. 베트남 정부가 완성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높여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에 따르면 현대탄콩은 지난해 10월 7171대 차량을 판매해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총 868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누적 판매량에서도 현대차는 6만4489대를 판매하며 도요타(7만2955대)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베트남에서 현대차그룹은 소형 세단 '엑센트'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등의 차종을 기반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2공장 준공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쟁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탄콩은 지난해 11월 닌빙 성에서 2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2공장은 총 50만㎡ 부지로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1공장 생산 규모가 연간 5만대인 것에 비하면 2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현대탄콩은 2025년까지 두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간 18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외에 아세안 국가 진출도 서두를 방침이다. 태국에 생산 공장이 없는 현대차는 이 지역 판매를 전적으로 현지 협력사에 의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직접 판매를 맡을 계획이다. 최근 판매·생산 자회사 현대모빌리티태국을 수도 방콕에 설립한 이유다. 오는 2040년까지 모든 차량을 친환경차로 전환한다고 선언한 싱가포르에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완공하고 전기차를 비롯한 차량 생산 시스템 전반의 효율화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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