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기車 '화재·충전' 문제...히든카드는 하이브리드車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심민현 기자
2022-12-13 00:00:00

전기차 화재 사고 지속, 4년간 69건 발생

부족한 전기차 충전 시설, 지역별 편차 극심

하이브리드車가 대안, 내연차·전기차 장점만 쏙쏙

소방관들이 지난 5일 건물 외벽에 충돌해 불길에 휩싸인 전기차 진화에 나서고 있다.[사진=경북도소방본부]


[이코노믹데일리]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전기자동차가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70%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화재·충전' 문제 등 전기차 안전과 효율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 역시 늘어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국내 등록 전기차는 36만557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2.7%나 증가한 수치다. 이대로면 2025년까지 전기차를 113만대 보급하겠다는 정부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문제가 여기저기서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화재 위험성'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다.

끊이지 않는 전기차 화재 사고

전기차 화재 사고는 수년째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아직 전기차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4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는 무려 69건에 달했다. 해외 상황도 비슷했다. 미국 테슬라 등 유명 전기차 제조사들이 화재 위험성 때문에 자사 전기차를 대량 리콜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경북 영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는 모두에게 큰 충격을 줬다. 2시간 동안 불길을 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화재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 화재와 달리 한 번 불이 붙으면 전소될 때까지 좀처럼 진압되기 어렵다.

당시 출동한 소방관이 물을 뿌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흰 연기만 피어오를 뿐 불길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사고로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70대 택시기사 A씨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6월 4일에도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서부산톨게이트에서 주행하던 전기차가 요금소 인근 충격 흡수대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뒤 전소해 차에 타고 있던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사고 차량의 불길이 꺼지지 않아 소방 당국이 수조를 만들어 차량 전체를 담그는 방식으로 7시간여 만에 불을 끄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내연차보다 화재가 발생할 확률 자체는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며 "차량 내 열 발생을 일찍 감지해서 불이 나기 전에 탑승자가 차량을 떠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EV 스테이션[사진=현대차]


◆부족한 전기차 충전 시설

정부와 업계는 전기차 충전 시설을 확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국의 전기차 충전기 대수는 올해 9월 기준 9만대를 넘어섰다. 전기차 보급 초창기인 2016년(2014대)과 비교하면 무려 4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전기 보급 대수의 편차가 극심하다. 올해 9월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는 총 4만470대의 충전기가 운영 중이다. 반면 지방은 경상권(2만8958대)을 제외하면 사실상 충전이 쉽지 않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충청권(9850대), 전라권(9200대), 제주도(7200대), 강원도(5829대)는 운영 중인 충전기가 1만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정용보다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충전기가 보급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전기차 운전자들 사이에선 이른바 '집밥(집 앞에 있는 전기차 충전기)'이란 단어가 통용되고 있다. 올해 초 전기차를 구매한 30대 B씨는 "집밥을 먹일 수 없는 환경이면 전기차 구매를 말리고 싶다"며 "전기차 충전소를 찾아가 2~30분 걸려 충전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토요타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사진=토요타 코리아]


◆대안으로 떠오르는 하이브리드車

전기차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가 '히든카드'로 나설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내연차보다 연비가 높을 뿐 아니라 전기차의 단점인 화재 발생시 위험성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의 걱정도 없다.

특히 높은 연비는 가장 큰 장점이다. 토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리터(ℓ)당 22.4㎞에 달한다. 현대차 아반떼(21.1km), 기아 니로(20.8km) 하이브리드차도 ℓ당 20㎞를 넘는다. 하이브리드차는 화석연료와 전기를 동시에 쓸 수 있기에 충전 걱정에서도 자유롭다. 또 화재가 발생해도 불길을 빠르게 진화할 수 있어 전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전 세계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판 회사는 하이브리드의 명가 일본 토요타다. 그만큼 하이브리드차가 많이 팔렸다는 얘기다.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최근 "완전 자율주행차에 대한 회의론이 조금씩 커지는 것처럼 전기차도 전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과도기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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