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전세대출 이자만 1500만원… 등골 휘는 실수요자

신병근 기자입력 2021-11-11 13:54:20
치솟는 금리 연 5% 임박…금융권 "이례적 급증" 농협銀 한 달 새 0.9%포인트↑…은행권 오름세

역대급 가계부채 관리 규제가 이어지면서 대표적 실수요로 꼽히는 전세대출 금리가 이례적으로 치솟고 있다. 사진은 한 은행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정부 가계부채 관리 대책과 달리 대표적 실수요로 꼽히는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치솟고 있다. 일선 은행 영업점에는 이사철을 맞아 대출이 시급한 차주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하는 가운데,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가격이 높은 아파트 전세 대출도 중단할 것으로 예상돼 이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3개월 전만 해도 2%대를 유지하던 시중은행 전세 대출 금리는 현재 상단이 연 4.5%까지 오른 상태다. 지난달 말 기준 하나은행 4.49%, KB국민은행 4.36%, 신한은행 4.01%로 대부분 4%대를 기록하고 있다.

대출 금리는 지표(기준)금리에다 은행이 자체 산정한 가산금리를 붙이고 우대 금리를 빼 주는 방식으로 적용되는데, 최근 들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출 금리 상승이 지속하고 있다. 업계는 전방위로 조여오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압박을 시작으로 은행별 거래 실적 등을 반영해 깎아주는 우대 금리를 줄이거나 폐지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또 다른 실수요로 지목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시상환방식 주담대의 경우 NH농협은행은 8월 평균 연 2.56%에서 한 달 사이 연 3.46%로 0.9%포인트 올라 금융권에서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연 2.87%에서 연 3.22%로, 국민은행은 연 3.01%에서 연 3.28%로 각각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25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직전 8월에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0.25%포인트 올려 1.00%대의 기준금리를 책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여러번 추가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시사해 이번 금통위의 인상 의결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시장 금리에 선반영됐고, 결과적으로 실수요 전세 대출 금리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이다. 대출 총량 규제까지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이달 말이면 전세 대출 금리가 5%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대출을 3억원 빌렸다면 1년간 갚아야 할 이자만 1500만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처럼 휘몰아치는 규제 정책도 처음 겪고 있다"며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고가 전세 대출까지 봉쇄할 수 있다는 당국발 규제가 전해지자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가 영업점에 걸려고 있다. 현장의 모습은 실수요 피해를 막겠다고 공언한 당국의 기조와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집단대출로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 경직된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는 오히려 장기 주택시장 안정화에 역행할 수 있다"며 "상환 가능 범위 내에서 대출, 투기적 대출 수요 제한이라는 기존 원칙에 따라 정책 시행방식과 대상을 다듬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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