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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수금 15조원 돌파…"돈 못 받는 현장" 속출
[이코노믹데일리]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시공사들이 공사를 마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하는 미수금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상위 20대 건설사의 공사 미수금은 15조원을 넘어섰으며, 이와 별도로 아직 청구조차 하지 못한 미청구 공사비도 17조원에 달했다. 자금 회수가 막히면서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연쇄적인 기업회생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20개 건설사의 2023년 공사 미수금은 총 15조1700억원으로, 전년(12조9000억원) 대비 18% 늘었다. 2년 전보다 3조7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미수금 비중도 10.8%에서 11.4%로 높아졌다. 공사 미수금은 시공사가 공사를 완료하고도 조합이나 시행사로부터 받지 못한 금액을 뜻하며, 통상 분양 수익이나 금융 조달이 막힌 경우 발생한다. 특히 지방 아파트, 지식산업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화되면서 수분양자와 시행사의 자금 부족이 시공사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분양률 70% 미만의 사업장에 걸린 건설사 매출채권은 2조70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수도권 외 지역이 73.6%를 차지했다. 생활형숙박시설의 수익성 악화도 건설사의 미수금 누적 요인이다. 정부의 실거주 규제로 임대수익 기대가 꺾이자 수분양자들이 사기분양·부실시공을 이유로 잔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시행사가 수분양자의 약 80%에 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현재 소송에 휘말려 있다. 상업용 부동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6월 준공한 고양 향동지구 지식산업센터에서 250억원을 수금하지 못했고, 올해 초 기업회생을 신청한 삼부토건도 경산 물류창고 현장에서 120억원의 미수금을 떠안고 있다. 이와 별개로 건설사가 선(先)투입한 자잿값·인건비 등에 대한 미청구 공사비도 누적 중이다. 지난해 20대 건설사의 미청구 공사비는 17조원으로, 전년(14조6000억원)보다 16% 늘었다. 건설경기가 좋을 때는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경기 침체기에는 대금 회수 가능성이 낮은 우발부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 통상 매출 대비 미청구 공사비 비율이 25%를 넘기면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다. KCC건설은 이 비율이 2023년 15%에서 지난해 26%로 급증했고, 대방건설(10%→18%), 태영건설(15%→19%)도 상승했다. 공사대금 회수가 막히면서 건설사의 유동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신동아건설, 벽산엔지니어링, 삼부토건,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흥건설 등 올해 들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는 이미 10곳을 넘어섰다. 건설업계는 미수금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오는 7월 도입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등 대출 규제 강화로 지방 주택시장 위축이 불가피하고, 기업 투자 감소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침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672건, 거래금액은 2569억원으로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공급은 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서 건축 중인 지식산업센터는 84건, 미착공 물량은 223건에 달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아파트와 상업용 부동산 수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며 "매출이 줄어들면 부채 비율이 빠르게 치솟기 때문에 재무 관리에 전사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5-04-30 08: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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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폭탄, 제조업 직격… 건설업은 '숨통'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강경한 보호무역 정책을 꺼내 들면서, 한국 수출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배터리 업종은 직격탄을 맞았고, 철강과 자동차 산업도 이중 관세는 피했지만 기본 25% 관세를 그대로 적용받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국내 건설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건설업의 내수 중심 구조와 낮은 수입자재 의존도 덕분이다.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 동향 브리핑'에 따르면, 건설업의 수입 의존도는 3.4%에 그친다. 이는 전기·가스·수도·하수업(25.4%)이나 광업·제조업(19.2%)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건설업에서 공사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자재인 철근·봉강의 수입품 비중도 15.0%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자재를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어 관세 폭풍의 영향에서 한발 비켜난 모양새다. 해외건설 수주 구조도 위기 회피의 한 축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누적된 수주실적 중 중동 지역 비중이 66.6%로 압도적이다. 반면 북미·태평양 지역의 비중은 14.5%에 불과했다. 대미 노출도가 낮은 구조는 관세 충격의 파급 범위를 좁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건설업계 현장에서도 이번 관세 정책을 상대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국산 건설자재를 수입해 국내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90% 이상이 국산 자재로 충당되고 있으며, 일부 수입품도 대부분 중국산이기 때문에 이번 관세 조치가 건설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중동 지역 중심의 해외수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며 “향후 미중 갈등 등으로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되더라도 현재 구조에서는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 내 수출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경우, 국내 제조업체들이 현지 생산을 늘리기 위한 공장 투자 수요가 늘 수 있어 건설업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관세 조치가 촉발한 글로벌 무역 갈등은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 각국이 보복 관세를 통해 맞대응에 나설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며 국내 물가 상승과 공사비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 이미 내수 부진과 고금리 여파로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중견 건설사들에게 이는 심각한 위협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신동아건설, 대저건설, 삼부토건, 안강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벽산엔지니어링, 이화공영 등 7개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들은 수익성 저하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89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8곳 대비 30.88%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폐업 건설사는 2022년 261곳, 2023년 418곳, 지난해 516곳으로 급증 추세다. 업계는 관세 충격이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도산 기업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복병은 금리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주택시장 회복세가 둔화된다. 특히 지방 중심의 미분양 문제는 심화될 수 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수록 부동산 매수심리는 위축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세 조치 자체는 건설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전체적인 경제 흐름이 위축되면 결국 건설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4-1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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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세종 이전 기대감에…잠든 세종 부동산 다시 꿈틀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파면되면서 6월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지자,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깊은 침체에 빠져 있던 세종 부동산 시장이 거래 회복과 함께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원이 7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주 보합세로 전환됐다. 변동률을 보면 3월10일 -0.07%, 3월17일 -0.06%, 3월24일 -0.04%에서 3월31일 0.00%로 하락폭이 점차 줄어든 뒤 멈췄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2월 372건에서 3월 684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청사 인근 행복도시 일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등장했다. 새뜸마을 14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98㎡는 지난달 20일 9억1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였던 6억3000만원보다 2억8000만원 오른 가격에 손바뀜됐다. 나릿재마을 2단지 리더스포레 전용 99㎡ 역시 지난달 11일 13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전보다 2억2000만원 올랐고, 수루배1단지 캐슬&파밀리에디아트 전용 84㎡는 7억원에 거래돼 3월 초 직전 거래보다 1억3000만원 상승했다. 세종시는 2020년 전국에서 집값 상승폭이 가장 컸지만, 이후 주택시장 침체와 과도한 공급이 맞물리며 집값 하락세가 길어졌다. 연간 거래량은 2020년 9404건에서 2023년 4476건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세종시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중개사는 “한동안 거래가 거의 없었지만 봄철 들어 임차인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신규 분양가 상승, 입주 물량 감소, 세종시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맞물리며 시장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분위기 반전에는 대통령 집무실을 포함한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논의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는 이미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를 확보했으며 대통령 제2집무실 후보지 논의도 이뤄진 상태로, 정권 교체 시 이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세종시 부동산 가격 반등이 단기적인 흐름에 그칠지, 본격적인 회복세로 이어질지는 정치권의 정책 추진력과 시장의 심리에 달려 있다”며 “대선 정국에서 행정수도 완성 이슈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흐름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5-04-07 14: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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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이후 부동산 시장 '관망 지속'…정치보다 금리·규제가 변수
[이코노믹데일리]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재판관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을 내리자, 부동산 시장의 향후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탄핵 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망세가 짙어졌고, 여기에 고금리와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매수 심리 위축이 두드러진 상태다.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긴 했지만, 약 두 달 뒤 조기 대선이 예정된 만큼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려는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2월 4만5921건에서 올해 1월 3만8322건으로 16.5% 감소했다. 2월에는 일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영향으로 반짝 반등했지만, 전문가들은 토허제 재지정과 대출 규제 기조 강화로 인해 거래 위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공급시장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서울에서는 올해 ‘래미안 원페를라’ 단 한 곳만 분양에 나섰고, 인천 역시 ‘용현 우방 아이유쉘 센트럴마린’만 분양이 진행됐다. 경기지역에서는 ‘고양더샵포레나’,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2단지’, ‘평택 브레인시티 앤네이처 미래도’ 등 대단지 아파트들이 3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모두 4월로 일정을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이슈보다 금리와 대출 규제, 공급 여건 등이 부동산 시장에 훨씬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한다. 실제 서울 주택시장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와 봄 이사철 수요가 맞물리며 일부 지역에서 거래량이 늘고 집값이 반등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탄핵 정국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부동산 시장은 금리와 규제 여건에 따라 관망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외에도 관세 쇼크 등 글로벌 변수로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숨 고르기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거래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도 당분간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향후 정권 교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경우,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다주택자들이 규제 강화에 대비해 입지가 낮은 주택부터 처분에 나설 경우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일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뀔 경우 다주택자 규제나 종부세 강화가 현실화될 수 있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서울은 내년부터 입주 물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만큼 강남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다주택자들이 가장 가치 있는 한 채를 남기고 처분에 나서면서 입지가 낮은 지역에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은 무주택 실수요자들 중 일부 대기 수요를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거래량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4-04 16: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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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부동산 규제완화 정책 '올스톱'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온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들이 사실상 중단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4일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정책 연속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커진 만큼, 핵심 부동산 정책 추진이 멈출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임대차 2법 개편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된 이후 시장 왜곡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매물 감소, 전셋값 상승, 이중가격 문제 등 부작용을 이유로 전면 개편을 추진해왔다. 정부는 지난달에도 관련 토론회를 열고 △임대차 2법 폐지 △지방자치단체 권한 이양 △임대인-임차인 간 자율 협상 △임대료 상승률 상향(5→10%) 등 개선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입법 추진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도 추진 동력을 잃었다. 윤석열 정부는 도심 내 공급 확대를 위해 정비사업 3대 규제로 꼽히는 재초환 폐지를 추진해왔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재초환은 조합원이 얻는 재건축 이익이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초과하면 그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도입됐으며, 주택시장 침체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유예됐다가 2018년 다시 시행됐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9월 집값 하락과 금리 인상을 고려해 면제 기준을 1억원으로, 부과 기준을 7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야당과 협상 끝에 2023년 11월 면제 기준 8000만원, 부과 기준 5000만원으로 조정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3월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조합원 부담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따라 국민의힘은 6월 재초환 폐지 법안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그러나 탄핵 정국과 여소야대 정국 속에 법안은 계류 중이다. 당초 공급 확대 차원에서 여야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현 시점에서는 논의가 진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비사업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는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관한 특례법’도 무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법은 조합 설립 이후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초환 폐지나 재건축 특례법처럼 현 정부의 기조를 반영한 법안들은 사실상 무산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현 상황에선 부동산 규제 완화보다 오히려 재조정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조기 대선 이후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초기엔 공급 확대나 임대차시장 안정화 등 실질적 정책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며, 부동산 정책은 결국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2025-04-04 14: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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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용산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에 금융소비자 '혼란'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면서 시중은행들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봄 이사를 계획한 금융 소비자들은 대출이 막힐 가능성이 커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대출 문의가 급증하는 등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27일부터 다주택자의 서울 지역 주택구입 목적 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또한, 주택 매수인이 세입자의 전세대출로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조건부 전세대출’도 중단해 갭투자를 차단할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이르면 27일부터 강남3구와 용산구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공급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할 예정이다. SC제일은행은 오는 26일부터 다주택자(2주택 이상)의 생활안정자금 대출과 대환대출, 추가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역전세로 인한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을 제외하고 퇴거대출도 제한하기로 했다. 이번 대출 규제 강화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맞물려 시행되는 조치다. 정부는 전날 ‘부동산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오는 24일부터 강남3구와 용산구 소재 모든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아파트 거래 시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없이 거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 상당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실거주 목적 외의 매매와 임대도 금지된다. 이러한 규제로 인해 대출을 이용해 이사를 계획한 금융 소비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강남·용산구로 이사하려던 이들은 대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은행권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이외 지역에서도 신규 대출 취급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대출 문의가 증가하는 분위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강남·잠실 지역 점포는 평소와 비슷한 고객이 방문했지만, 대출 문의 전화는 급증했다”며 “본점에서 대출 지침이 아직 내려오지 않았지만, 마포·성동구 등 강남 인접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가 단기적으로는 강남·용산 아파트 거래를 위축시키겠지만, 인근 지역으로 ‘풍선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한,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 수요자들의 불만과 혼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5-03-2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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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집값 잡기 총력…시장 혼란 불가피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와 정부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하는 강력한 규제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지난달 강남 핵심지역인 잠실·삼성·대치·청담동(잠삼대청)의 규제를 해제한 후 집값이 급등하고 갭투자가 급증하자 불과 35일 만에 정책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됐다"며 사실상 정책적 오판을 인정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잠삼대청 지역의 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3구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해제 전 0.08%에서 해제 직후 0.28%, 최근 0.69%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특히 외지인 매수 비율은 62.4%까지 급등했고, 갭투자 비율도 지난달 43.6%를 기록하는 등 시장 과열 신호가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시는 24일부터 9월 말까지 6개월간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규제 지역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해당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구입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이는 사실상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로, 금융당국 역시 7월로 예정됐던 전세자금대출 보증비율 축소(100%→90%)를 5월로 앞당기는 등 강력한 추가 대응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고강도 대책이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지만, 집값 상승 흐름을 완전히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강남권 규제 강화로 인해 인근 마포구, 성동구, 광진구 등 다른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저금리 기대감과 공급 부족 우려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어 강남 규제가 서울 다른 지역으로 투기적 수요를 옮겨 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풍선효과로 마포·성동·광진 등의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번 조치가 전세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소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갭투자가 차단되면 전월세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결국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장 과열이 지속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 및 추가 지역 지정,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 등 추가 대응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규제가 반복적으로 번복되는 모습이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짧은 기간 내 정책 기조가 급변하면 오히려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규제 효과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보다 신중하고 일관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번에 6개월 단위로 지정 기간을 짧게 설정한 것도 규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장 상황을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앞으로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추가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025-03-19 19: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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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3구·용산구 아파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9월까지 거래 제한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전역이 오는 9월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서울시가 지난달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잠·삼·대·청)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 이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며 이상 조짐을 보이자 한 달 만에 재지정 및 확대 조치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19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약 2200여 곳(총 110.65㎢)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허가 대상은 주거지역 6㎡ 초과, 상업지역 15㎡ 초과 토지 등으로, 강남3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가 포함된다. 이번 조치로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 면적 142.2㎢ 중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 31.55㎢에 더해 나머지 110.65㎢가 추가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 내 허가구역은 기존 강남·서초구 자연녹지지역(26.69㎢), 강남구 압구정동·영등포구 여의도동·양천구 목동·성동구 성수동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4.58㎢), 모아타운 및 인근 도로(11.89㎢)를 포함해 총 163.96㎢로 확대됐다. 이는 서울시 전체 면적(605.24㎢)의 약 27%에 해당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간은 3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간이며, 서울시는 시장 상황을 신속히 반영하고 시장 기능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거래량과 가격 동향, 투기적 거래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한 후 필요 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3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이상 징후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해제 지역과 한강변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하며 과열 양상이 확산되자 정책 기조를 변경했다. 최근 시장 상황을 비정상적 이상 조짐으로 판단하고, 부동산 시장 불안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19일 공고를 거쳐 24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지정 지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를 거래할 경우 반드시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없이 토지거래계약을 체결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 상당 금액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주거용 토지는 2년간 실거주 용도로만 이용해야 하며, 해당 기간 동안 매매와 임대가 금지된다. 서울시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경우 적절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취득한 아파트를 이용하지 않거나 임대하는 등 허가 당시 이용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사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시장 교란 행위와 주택시장 불안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조치”라며 “국토교통부 및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 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시장 불안 요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2025-03-19 11: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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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정비사업 수주 2조 돌파… 한남4구역·대림가락 등 잇따라 수주
[이코노믹데일리] '래미안' 브랜드로 국내 주택시장을 선도해온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정비사업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불과 두 달 만에 2조원 이상의 수주를 기록하며, 경쟁 대형 건설사들을 크게 앞질러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239억원에 달한다. 1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1조5695억원)을 수주했다. 최근에는 송파구 대림가락 재건축(4544억원)까지 확보하며 수주 규모를 더욱 확대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5조원으로 설정했다. 불과 두 달 만에 목표액의 약 40%를 달성한 셈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서울 서초구 신반포4차(1조310억원)와 송파구 송파한양3차(2595억원)까지 수주할 경우, 1분기 누적 수주액은 3조314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수년간 정비사업 수주에 신중한 접근을 이어왔다. 경쟁입찰 참여를 최소화하며, 출혈경쟁을 피하는 대신 사업성이 확실한 프로젝트에 집중했다. 이러한 전략으로 인해 2021년 정비사업 수주액은 9117억원까지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수주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일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 시민공원촉진 2-1구역 재개발에서는 포스코이앤씨에 밀렸지만, 서울 남영2구역 재개발(6619억원)과 부산 광안3구역 등 주요 단지를 잇따라 수주하며 신규 수주액 3조639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지역의 핵심 단지들이 잇따라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삼성물산이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이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정비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진 가운데, 삼성물산은 그동안 삼성전자 등 그룹 물량에 집중하며 정비사업 수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따라 타 건설사보다 비용 상승의 영향을 덜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역 랜드마크 단지를 중심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2023년에는 미래 주거기술 ‘넥스트 홈’을 공개하며, 여의도·성수·압구정 등 한강변 핵심 입지에서의 수주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 김명석 삼성물산 부사장(주택본부장)은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많은 랜드마크 단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오늘(2023년 8월 23일) 발표한 상품들도 이러한 전략과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한남4구역에 이어 올해 주요 정비사업으로는 압구정2구역(신현대아파트 9·11·12차)과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한강변 주요 단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도 재건축 단지들이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은 이들 주요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 여의도 대교아파트, 방화6구역, 잠실우성1,2,3차, 광나루 현대리모델링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압구정현대와 성수 등 주요 사업지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수주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건설사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잠실우성1,2,3차의 경우, 지난해 GS건설이 단독 입찰했으나 유찰된 바 있으며, 이번에 삼성물산이 수주전에 합류하면서 양측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건설사가 입찰에 함께 참여할 경우, 2015년 서초 무지개아파트(현 서초 그랑자이) 수주전 이후 약 10년 만에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된다. 압구정현대 재건축의 첫 주자로 꼽히는 압구정2구역에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기존 아파트 시공 이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범현대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조합원들이 적지 않아 수주전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2구역 조합은 올해 중 입찰 공고를 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시 정비계획안 자료를 보면 압구정2구역은 최고 250m, 65층 규모의 초고층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2025-03-0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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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지방 악성미분양... 거시적 해결책 마련해야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지방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근시안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기에 지방의 미분양가구가 증가하는 현상은 그동안 반복됐던 만큼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성장, 인구구조의 변화, 지방소멸 현상 등 과거와는 달라진 시장의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악성미분양이 2만1480가구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80%에 해당하는 1만7229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경기침체로 지방의 주택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2023년 7월 이후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부는 전날 ‘지역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3000가구 매입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85㎡ 이하)만 매입형 등록임대 허용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입주시 디딤돌대출 우대금리 신설 △금융기관을 통한 유동성 확대 지원 등의 지방 미분양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과거 지방 미분양이 심각했던 시기에 내놨던 대안들과 별다를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양도세, 취득세 등 세제 혜택과 다주택자를 지방 주택시장에 유입시키는 방안이 빠져 미흡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과거 금융위기 이후 미분양 문제가 심각했던 2008~2013년에도 정부는 미분양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정부는 2013년 ‘4.1 부동산 종합대책’을 통해 양도소득세 5년간 전액 면제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또 생애 최초 주택 취득자는 취득세도 면제해줬다. 다음해인 2014년 ‘7.24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재 1주택자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시 적용받는 양도·종부세 특례를 다주택자에게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출, 세제 등에 남아 있는 규제는 지방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과거와 달리 거시경제적이 여건이 달라졌다는 점을 정부가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대에 머물 정도로 저성장 시기가 도래했다는 점과 올해 65세 이상의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방 소멸은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대책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행정안전부 소속 ‘미래지향적 행정체제개편 자문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감소추세로 돌아선 총 인구는 2052년 4627만명까지 줄어드는 가운데, 비수도권 광역시의 인구는 25%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52년 총인구의 53%가 수도권에 밀집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지방에 남은 미분양 주택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는 동시에 향후 공급도 조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장기적 안목을 제외한 ‘땜질식 대책’은 실효성이 없거나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정부는 2023년 1월 미분양 해소 방안으로 무순위 청약 대상을 유주택자로 넓히고 거주지 제한을 풀어줬지만, 결과는 서울, 경기권의 청약 과열 현상만 유발했다. 이에 정부는 다시 무순위 청약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하기로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인구 감소, 고령화, 공가, 주택 수요 부재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야 지방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유치 등 자족기능 외에도 고령화에 대비한 충분한 의료, 복지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춰야 생활인구 등 정주인구 등이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의 부동산 시장과는 달리 인구구조로 인한 구매력 변화 등 거시적인 구조를 살피지 않고서는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면서 “우선 분양가, 입지, 공급량 등 해당 지방의 미분양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하나하나 연결해가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2025-02-2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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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서울 아파트가 최고"…외지인 서울 매입 '역대 최고'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똘똘한 한 채’ 열풍과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거래 현황 분석 결과 지난해 서울 외 거주자(이하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1.5%로 2006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구별로 지난해 외지인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동구로 27.3%에 달했다. 2023년 22.3%에서 5%p나 급증하며 2006년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광진구와 은평구가 각각 25.6%, 25.3%로 기록하며 역시 2006년 이후 외지인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금천구(24.7%)와 영등포구(24.0%), 용산구(23.6%), 마포구(22.7%), 송파구(22.5%), 서대문구(22.2%) 등도 외지인 매입 비중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8.02% 올랐다. 마포구(9.88%)와 송파구(9.34%), 광진구(9.33%) 등은 높은 오름폭을 보였으나 금천구(1.20%), 노원구(2.21%), 관악구(2.88%), 은평구(3.25%)는 평균치를 한참 밑돌았다. 지난해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역대 최대로 증가한 것은 금리 인상 여파로 아파트값이 급락한 이후 전세사기와 빌라 기피 현상까지 부동산 시장의 안전자산 격인 서울 아파트로 매수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다주택자 규제로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가운데 2023년 특례보금자리론, 2024년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대출을 이용해 서울 아파트 시장 입성을 노린 내 집 마련 수요와 갈아타기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지난 12일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삼성동, 송파구 잠실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대거 풀리면서 올해 서울 강남권의 외지인 매입 비중은 이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예상했다.
2025-02-23 16: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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