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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APEC] 한미 관세협상 타결...'年 200억弗 상한'으로 외환시장 리스크 관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5-10-29 20:44:16

'관세 폭탄' 피했지만 '투자 청구서' 받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주 담판'이 마침내 구체적인 합의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3개월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온 한미 관세협상이 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극적 타결됐다.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는 '관세 폭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막대한 규모의 투자 의무라는 숙제를 동시에 안겨줬다는 평가다. 특히 '연간 200억 달러'라는 현금 투자 상한선 설정은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우리 정부의 고심이 담긴 '신의 한 수'로 분석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9일 발표한 합의안의 핵심은 3500억 달러의 투자금을 현금(2000억 달러)과 조선업 협력(1500억 달러)으로 나눈 것이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2000억 달러 현금 투자는 '연간 200억 달러'라는 족쇄를 채웠다. 이는 전액 현금 선불 투자를 압박해 온 미국과 대출·보증 방식을 고수했던 한국이 찾은 절묘한 접점이다. 

대규모 자금이 한 번에 유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환율 급등과 금융시장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 근거"까지 양해각서(MOU)에 명시한 것은 외교적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투자 원금 회수를 위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된 프로젝트에만 투자하고 여러 프로젝트의 손익을 묶는 '엄브렐라 펀드' 구조를 설계한 것 역시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교한 장치다. 

이러한 '투자 청구서'를 받아든 대가로 우리는 실리를 챙겼다.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를 유지하고 핵심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 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우리 산업계가 가장 우려했던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으로 11월 1일 소급 적용될 경우 연말 수출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쌀과 쇠고기 등 민감 품목의 추가 시장 개방을 막아낸 것도 중요한 성과다.

이번 정상회담은 안보 분야에서도 예상 밖의 수확을 거뒀다. 이 대통령이 국방비 증액을 약속하며 승부수를 띄운 핵추진 잠수함 도입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을 표하며 후속 협의의 물꼬를 튼 것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 등 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전통적인 핵 비확산 기조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으로 향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결론적으로 '경주 담판'은 실리를 내주고 명분을 얻는 전통적인 외교 협상의 틀을 따랐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는 부담이지만 '연간 상한'과 '시장 상황 고려'라는 안전핀을 확보하며 급한 불은 껐다. 

그 대가로 관세 인하와 핵추진 잠수함 협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하지만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처를 미국 내에서 실제로 발굴하고 투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회수하는 것은 이제부터 정부와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재초청 약속이 이 숙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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