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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반출 결정 일주일 앞… "총리실이 직접 관리해야"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구글의 고정밀 국내 지도 반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일주일이 남은 가운데, 국회가 이를 국토교통부가 아닌 국무총리실이 직접 주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밀지도의 국외 반출이 산업 경쟁력과 안보, 통상 문제를 동시에 건드리는 사안인 만큼, 부처 간 조정 수준을 차관급으로 높이고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정밀지도 국외반출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를 각 부처에 배포했다. 보고서는 구글의 지도 반출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국토부·국방부·산업부 등 부처별 입장이 엇갈리는 현실을 지적하며, “공간정보관리법과 하위 법령에 지도 반출 허가 기준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국장급으로 구성된 현행 ‘관계부처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를 차관급으로 격상할 것을 제안했다. 국토부·국방부·외교부·통일부·국정원·산업부·행정안전부·과기정통부 등 8개 부처가 참여하고 있으나, 안보와 산업기술, 통상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국장급 논의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핵심 쟁점은 ‘국내 서버 구축’이다. 정부는 지난 2월 구글에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해야 지도 반출을 검토할 수 있다”고 요구했으나, 구글 측은 “데이터센터는 글로벌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국내 서버 구축 의무를 공간정보관리법에 명시하고, 보안시설 좌표 삭제와 블러 처리, 사후관리 체계 등을 법적 요건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한 현재 국토지리정보원이 주관하는 지도 반출 심의 기능을 국무총리실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지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애플 등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유사 요구가 잇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종 결정권은 부처 단위가 아닌 총리실에서 행사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 부처 간 이견은 여전하다. 국토부는 ‘중립’, 산업부·문체부는 ‘찬성’, 국방부·국정원은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1일 국토부를 통해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총리실 차원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종 관가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발표 시점상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이달 11일 국토부 발표를 앞두고 국회 차원에서 총리실 이관과 법제화 의견이 나온 것은, 사실상 현 체계의 한계를 인정한 것”이라며 “구글이 국내 서버 구축 요구를 끝내 수용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불허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정부가 빅테크 기업의 국내 활동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정보보안 및 국가 기반시설 보호를 이유로 한 반대 기류가 여전히 강하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구글이 지도 반출을 요구했으나 국정원과 국방부가 ‘북한 관련 영상 삭제 요청’을 구글이 거부하면서 무산된 전례가 있다”며 “이번에도 구글이 정부의 보안 조건을 얼마나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025-11-05 0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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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APEC이 산업계에 남긴 과제
[이코노믹데일리] "APEC은 외교의 무대가 아니라 산업의 전환점이다."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그 사실을 증명했다. 세계 기술 패권의 중심 인물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자리에 모여 '치맥회동'을 가진 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향후 10년을 좌우할 'AI-제조-모빌리티 동맹'의 서막이었다는 평가다. 젠슨 황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내년까지 AI GPU 26만 장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한국이 AI 반도체 생산·패키징·메모리 공급망의 필수 파트너로 부상했음을 상징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B100)' 생산에 삼성 파운드리(4나노)와 SK하이닉스 HBM4가 투입되면서, 한국은 미국 중심 AI 생태계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반도체를 넘어 통신·클라우드까지 확장하는 'AI 인프라 전략'을 제시했다. "AI 반도체는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라는 그의 발언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중심 기업에서 시스템·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의선 회장 역시 "AI는 자동차 산업의 본질을 바꾼다"며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도심항공모빌리티)으로 확장하는 현대차의 전략적 방향을 명확히 했다. 엔비디아가 내년 현대차·기아에 공급할 자율주행용 AI칩 물량을 올해의 두 배로 늘리기로 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APEC을 산업정책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한국은 반도체·배터리·AI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자이자 동반자가 되겠다"는 발언은 명확한 메시지였다. 대통령실은 APEC 기간 중 주요 그룹 총수들과 별도 간담회를 열어 해외 진출 및 인재 육성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정부의 'AI 반도체 국가 프로젝트'와 '첨단산업 인력 10만 명 양성 계획'은 정책적 방향성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만 마치고 산업 세션에 불참한 채 조기 귀국한 것은 산업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신 그는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를 승인하며 안보 측면에서 상징적 메시지를 남겼다. 방어용 핵 기술이 언제든 전략무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은, 방산과 조선 업계에 거대한 파도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운영하는 참치가게에 대검을 든 강도가 들었을 때 사시미칼이 유사 시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무기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APEC은 외교, 산업, 안보가 얽힌 복합 공간으로 진화했다. 젠슨 황의 26만장 GPU 공급 약속은 한국 산업의 기술 주도권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미·중 신냉전 구도 속 새로운 균형점을 요구한다. 반도체와 배터리, 모빌리티와 AI를 잇는 '한·미·아시아 기술동맹'이 구체화되는 지금, 한국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혁신의 설계자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승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진짜 경쟁은 '속도와 깊이'에서 결정될 것이다. 정부의 산업지원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기업은 글로벌 현지화 투자, 핵심 인재 양성,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AI 반도체와 모빌리티의 결합, 제조의 지능화, 서비스로의 확장 없이는 이번 APEC의 약속이 공허한 구호로 남을 수 있다. 경주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었다. 한국 산업이 세계 질서 재편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음을 예고한 '시작의 무대'였다.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 정부는 전략적 지원의 속도를 높이고, 기업은 기술력과 실행력으로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AI와 반도체, 그리고 모빌리티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산업의 방향을 설계할 때, 이번 APEC은 진정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2025-11-04 14: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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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서밋 폐막…AI격차 해소 등 3대 실천과제 제시
[이코노믹데일리]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25 APEC CEO 서밋’이 31일 경주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28일 개막해 사흘간 열린 이번 서밋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등 전 세계 주요 인사 17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개 세션에서 인공지능(AI)·에너지·디지털 격차 등 글로벌 현안을 주제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으며 ‘공동 번영을 위한 연대’와 ‘포용적 성장’이란화두 속에서 실천 과제로 ‘3C’(Close the Gaps·Co-create Value·Commit to Tomorrow)가 제시됐다. '격차 해소(Close the Gaps)'는 디지털 전환과 기술 혁신이 초래할 수 있는 국가·세대 간 불균형을 줄이자는 취지다. 참석자들은 공통의 기술·금융 원칙을 마련해 회원국 간 경제·사회 격차를 좁혀가기로 뜻을 모았다. '협력 통한 가치 창출(Co-create Value)'은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기술 경쟁 등 글로벌 이슈를 연대와 협력을 통해 해결하자는 의미다. 청정에너지, 반도체, 수소, 원자력 등 미래 산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됐다. '미래에 대한 실천 약속(Commit to Tomorrow)'은 AI 혁신과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을 부담이 아닌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이를 통해 다음 세대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행동하겠다는 선언도 포함됐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서밋은 글로벌 리더들이 연대와 협력, 혁신의 방향성을 함께 모색한 자리였다”며 “APEC이 토론을 넘어 실행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만큼 향후 연계 프로젝트를 통해 회원국의 회복력과 포용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제시된 3C 구상이 내년에는 각국 정책 당국과 기업 간 협력 확대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 APEC CEO 서밋과 정상회의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다. 폐막식에서는 최 회장이 내년 서밋 의장인 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에게 의사봉을 전달하며 행사가 마무리됐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서밋은 격차 해소와 미래 번영을 위한 실질적 실행의 첫 걸음이었다”며 “회원국 간 협력과 기업의 실천이 결합돼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11-01 09: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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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휴전' 선언…관세 10%P 인하 등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상호 관세 인하와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에 합의했다. 6년 만의 미중 정상 대좌는 무역전쟁의 확전 위험을 낮추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 완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번 회담은 2019년 일본 오사카 G20 회담 이후 처음 성사된 양국 정상의 만남으로 약 100분간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며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희토류 문제는 전부 해결됐으며, 무역전쟁의 장벽을 걷어내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양국은 경제무역 문제 해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번 합의가 세계 경제의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안정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회담 직후 “이달 초 발표한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1년간 유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희토류 수출통제 1년 유예 △‘펜타닐 관세’ 10%포인트 인하 △미국산 농산물 및 에너지 구매 재개 등 주요 경제 현안에서 절충점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관련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천연가스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그간 희토류를 전략 무기로 활용해왔다. 특히 지난 9일, 수출 규제 대상 광물을 12종으로 늘리고 해외 제품에 자국산 희토류가 0.1%만 포함돼도 허가를 받도록 하는 강력한 통제안을 내놨지만, 이번 합의로 효력이 1년간 중단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조치가 글로벌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양국은 상호 관세 24% 부과 조치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의 무역법 301조에 따른 중국 해운·조선산업 조사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역시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보류한다. 중국 상무부는 “양국이 농산물 무역 확대와 마약 퇴치 협력에 합의했고, 미국이 틱톡 등 중국 기업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루비오 국무장관, 베선트 재무장관, 러트닉 상무장관 등이,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부총리, 왕이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등이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며, 시 주석도 이후 미국을 답방할 계획이다. 다만 외신들은 이번 회담을 “무역전쟁의 긴장을 낮춘 전술적 휴전”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양국이 일시적 진정에는 성공했지만, 반도체·기술·안보·인권 등 근본 갈등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합의는 구조적 문제 해결이 아닌 전술적 데탕트(긴장완화)에 그친다”며 “장기적으로는 미중 디커플링(분리)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5-10-30 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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