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7개 부처는 지난달 26일 공동으로 '석유화학공업의 안정적 성장 업무방안(2025∼2026)'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에는 산업 발전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석유화학 산업의 안정적인 운영과 구조 최적화·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산업 부가가치를 연평균 5% 이상 높이고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회복하면서 화학단지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는 것을 세부 목표로 두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회는 지난 6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구조 고도화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한 바 있다. 법안은 박성민 의원을 비롯해 국회의원 13인이 발의했다. 석유화학산업의 구조 고도화와 친환경 전환을 촉진하고 재무적 어려움에 부닥친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석유화학산업 업계에서는 산업 구조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불안, 지역경제 침체, 협력업체 피해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지원 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의무화하면서 재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석화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환경으로 체제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초기 시장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구조를 법제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가지원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가 산업 고급화를 통해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국의 행보를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다 우리나라 자체 석유화학 산업의 체질 개선과 안정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한진 한국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교수는 "중국의 정책은 해외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함이 아니라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급 화학 소재 시장을 주도해왔던 국가들과는 점유율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 굴기의 여파를 신경 쓰기보다 우리나라는 우리대로 이 시점에서 석유화학 산업 분야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정유·에틸렌 등 20여개 기초화학 제품 생산 능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 또한 6.6%에 이른다. 박 교수는 "중국 시장은 그 규모가 상당하다"며 "중국을 꼭 이기자는 시각보다는 우리나라는 한국을 가장 중심에 두고 성장을 추진하는 게 당연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