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일주일 새 수박과 배춧값이 20% 넘게 뛰고 배추, 무도 상승 폭이 커지는 등 농산물 값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장마정선이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커져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1개에 2만9115원으로 3만원에 근접했다.
바로 일주일 전보다 무려 22.5%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6.5% 비싸고,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38.5%나 높다.
수박 소매 가격은 지난 4일까지만 해도 2만3000원대였으나 7일과 8일 각각 2만5000원대, 2만6000원대로 뛰었다. 그러다 10일 2만8000원대가 됐고 11일 2만9000원대로 오름세다.
수박값 상승은 지난달 일조량 감소 여파로 수박 생육이 지연된 데다 무더위에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작년에도 여름철 호우와 폭염으로 수박 값이 비쌌다. 특히 8월 평균 수박 값은 3만원대를 기록했다.
다른 제철 과채인 멜론은 1개에 1만원이 넘는다. 평균 소매 가격이 1만76원으로 1년 전보다 21.7% 비싸고 평년보다 16.3% 올랐다.
여름철 가격 변동 폭이 큰 배추와 무 1개의 소매 가격은 각각 4309원, 2313원으로 1년 전보다 1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일주일 새 가격이 배추는 27.4%, 무는 15.9% 오르는 등 최근 상승 폭이 커져 유통업계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축산물 중에서는 계란값이 강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계란(특란) 30개 소매 가격은 평균 7162원으로, 1년 전보다 5.9% 올랐다.
닭고기의 경우 육계 폐사와 여름철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점차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닭고기 소매 가격은 ㎏당 6070원으로 1년 전 수준이지만 이는 한 달 전과 비교해 11% 올랐다.
지난달 30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 일주일 만에 ‘폭염경보’가 발효되면서 농축산물의 피해가 컸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권에서 덥고 습한 동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동해안 지역은 폭염 특보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태백산맥 서쪽 지역은 지금보다 기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의 경우 최고기온이 섭씨 36도에 달했다.
더불어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오는 15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브리핑에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고 남쪽의 수증기가 북상하면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으로 한반도 북서쪽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중부 지앙에 비가 내리지 않고 있지만 장마전선이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커 아직 공식적으로 장마 종료 선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과 축산물 생산성 저하가 우려돼 수급 안정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배추의 경우 정부 가용 물량으로 3만5500t(톤)을 확보해 수급이 불안할 때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고사·유실 피해에 대비해 배추 예비묘 250만주를 준비하고, 병해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제 약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설 채소류와 과일류는 농촌진흥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생육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배수 관리, 햇빛 차단 등 현장 기술 지도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