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의이 지난 12일 이란을 선제공격한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다시 충돌이 발생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로 유가·운임 상승 우려와 함께 최악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무역, 물류 등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3개 핵 시설에 직접타격을 실시했다. 미국이 중동 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확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중동 지경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 지역으로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31%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의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13일 기준 배럴 당 74.23 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0일 기준 76.84 달러까지 증가했으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74.23 달러에서 77.01 달러까지 올랐다. 서울 휘발유 가격도 21일 1721원을 넘긴 상태다.
미국 공습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으로도 점쳐지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랑은 일 평균 2000만 배럴로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통된다.
이에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로 오는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는데 이곳이 폐쇄되면 공급 차질, 유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란 원유를 공급받는 중국, 인도 역시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유가가 더 뛸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세계적인 경기 불황,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둔화된 현 상황에서 유가까지 상승 할 시 제품 수요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을 달러로 원유를 사서 들여오는데 유가가 갑자기 치솟으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제품 수요 둔화와 함께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마진까지 떨어지게 되면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중동 지역을 통과하는 국내 운송업계도 중동 분쟁으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의 99%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지난 1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유조선 2대 충돌 사고로 주요 선사들이 항로를 조정한 바 있다.
이에 국내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대비해 우회 노선을 검토 중이다. 선박 항로 우회, 지연이 지속될 시 해상 운임 인상 가능성도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수익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오르면 매출이 증가할 수 있지만 유가, 보험료 등 비용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반드시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건설업계의 경우 이미 중동 관련 노선 및 사업에서 철수해 관련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3시 종합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산업계 영향을 점검 대응 방안 논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