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자수첩] 기업인 갑질하는 '엉터리' 국감, 올해도 바뀐 건 없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고은서 기자
2023-10-19 16:21:34

기업인 불러 세워놓고 '대역죄인' 만들어

모욕과 호통 뿐인 국감, 본질 되찾아야

산업부 고은서 기자
고은서 산업부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제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 2주차가 한창이다. 올해 국감도 예년과 다름없이 기업인들을 향한 질타와 호통만 난무했다. '국감다운 국감'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지난 16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당시 현장에서는 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국회의원별로 주어진 질의 시간은 5분이었지만 그들은 주어진 시간 내에 단 한 건도 제대로 질문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꾸짖음만 계속됐다.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던 국회의원들은 온데간데 없고 사실상 빈손으로 국감을 종료한 셈이다. 

매년 그래왔듯 올해도 기업인들은 국감장에 어김없이 줄소환됐다. 총수부터 임원까지 몇 시간씩 벌 세우듯 대기시켜놓고선 질문에 대답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국회의원 본인들이 주목받기 위해 할 말만 쏟아붓는, 일종의 '기업인 망신주기'다. 

이번 국감에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불러세운 기업인들은 100여명에 달했다. 한 기업을 이끄는 수장이 국감장에서는 대역죄인이 됐다. 기업인들은 몰아치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또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한 마디를 하기 위해 5시간, 10시간, 어쩌면 그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명백한 시간 낭비이자 굴욕이다.

국감의 본질은 국회가 정부 정책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예산 집행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가리는 정책 감사다. 막상 현장은 본질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행정부를 감시·견제해야 할 국회가 되레 기업인들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완장질과 정쟁만 가득하다가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는 한날 한시 '정치 이벤트' 뿐이다.

물론 의혹이 있는 기업인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이 아예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일단 불러 모으자'식으로 기업인들을 무리하게 출석시켜 망신과 모욕을 주는 것은 단연코 없어져야 할 관행이다. 이제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증인 채택 과정을 거쳐야 할 시점이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 더보기
한국유나이티드
하나금융그룹
KB국민은행
SK하이닉스
우리은행
여신금융협회
종근당
롯데캐슬
DB손해보험
NH투자증
미래에셋
LX
한화
신한금융지주
KB금융그룹
대한통운
신한은행
신한금융
e편한세상
DB
다음
이전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