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복잡한 美 IRA 셈법...전기차 보조금 상실 '우려'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현지 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기자동차(EV) 범위를 대폭 줄였다.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도 대상에서 빠지면서 여파가 우려된다.

18일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세청(IRS)은 17일(현지시간) IRA 세부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세부 차종을 발표했다.

세부 지침을 살펴보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업체는 제너럴모터스(캐딜락, 쉐보레), 포드(포드, 링컨), 스텔란티스, 테슬라 등 4개 브랜드이며 차종은 16개다. 

IRA는 지난달 말 세부 지침이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세액공제 형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미국에서 제조하거나 조립한 배터리 부품이 50% 이상 들어가야 3750달러 보조금 대상이 되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곳이나 북미 내 채굴 및 가공한 광물 40%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여야 나머지 3750달러 보조금 대상에도 오를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13개 브랜드에 보조금이 지급됐지만 이번엔 한국, 일본, 독일 등 7개 브랜드가 빠졌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기아, 아우디, 닛산, BMW, 폭스바겐, 볼보자동차 등이다. 미국 브랜드 중에서는 전기트럭 전문 브랜드 리비안이 빠졌다.

차종별로 봤을 때도 지난해에는 총 41개 차량이 보조금을 받았지만 올해는 22개 차종으로 줄었다. 구체적으로는 제네시스 GV70과 BMW 330e, 폭스바겐 ID.4, 아우디 Q5 TFSI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19개 차종이 제외됐다. 

전체 보조금인 7500달러를 모두 수령할 수 있는 차량은 쉐보레 볼트EV와 볼트EUV,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모델 등 일부다. 앞서 GM은 2023년식 캐딜락 리릭 EV, 쉐보레 이쿼녹스 EV와 블레이저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여러 차량들이 완전한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 전망했지만 빗나갔다. 반면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들에 대한 보조금 혜택이 절반(3750달러)으로 줄어들 것이라 내다봤고, IRS는 이 내용이 맞다고 확인했다.

향후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브랜드들은 배터리 요건을 충족시키는 대로 미국 내 보조금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배터리 합작 공장 건립을 가속하고, 제네시스는 GV70에 들어가는 중국산 배터리를 미국산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대차 미국 법인 측은 성명을 내고 "장기적인 전기차 전환 계획에 전념하고 있다"며 "IRA 세부 지침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IRA 세부지침 시행과 함께 미국 환경보호청(EPA) 규제도 완성차 브랜드들에게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PA는 지난 12일 새로운 배기가스 저감 규제를 발표하면서 "안건이 시행되면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신차 판매 중 6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