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日 국토 3분의1 국내 車 시장, 큰 차 선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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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현 수습기자
2023-03-24 18:20:18

사회적 부·지위 수단으로 車인식하는 문화적 요인 때문

자동차 규제 엄격한 일본서는 경차가 인기몰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판매한 신차 109만4760대 중 52만2020대(47.68%)는 중형급 이상 차량이다. 사진은 현대차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사진=현대차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신차를 구매한 운전자들 중 절반가량이 중형 이상 대형 자동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국토는 3배 이상임에도 소형차 판매 비중이 3대 중 1대인 것과는 다른 현상이다. 완성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되지만 국토와 도로가 좁은 국내에는 맞지 않는 현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판매한 신차 109만4760대 중 52만2020대(47.68%)는 중형급 이상 차량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 점유율에서 78.6%를 차지했다. 국내 운전자들이 중형 이상 차량을 많이 샀다는 의미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대형차 선호가 높은 이유는 문화적 요인 때문이다. 국내에서 자동차는 사회적 부와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차량 크기가 커지면 차 가격도 높아진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소비자는 크고 옵션이 좋은 차를 선호하며 차가 '자신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는 현상이 강하다"고 말했다.

제조사들도 '큰 차' 수요에 따라 차량 몸집을 키웠다. 현대차·기아 신차(상용차 제외) 평균 몸집은 지난 20년간 한 체급가량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 입장에선 큰 차를 팔아야 수익성에 좋다. 지난해 국내 1가구당 평균 자동차 보유 대수는 1.09대로 포화 상태다. 판매 대수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1대당 판매 수익을 늘리려면 큰 차 판매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 침체를 겪고 자동차 관련 규제가 엄격한 일본은 국내와 인식이 다르다. 2021년 일본 신차 판매 중 37.2%는 경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와 달리 난이도가 높은 운전면허 시험과 자동차 구매 시 주차장 보유를 의무화하는 '차고지 증명제', 오랜 기간 지속된 수요 둔화로 인한 디플레이션 등이 경차 수요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국내 큰 차 선호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교수는 "영토가 좁은 한국에서는 경차가 훨씬 적합함에도 기업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대형차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정부가 경차 인센티브 도입을 통해 경차 판매를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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