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우조선, 한화가 품으면 '경쟁력·실적 강화' 좋지만...'갚을 돈' 부담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2-10-04 11:12:12

지난달 26일 2조원대 유상증자 통해 인수절차 시작돼

한화그룹 내 첨단기술과 대우조선 상선 기술 시너지 가능

투입 공적자금 7조원에 정부가 회수해야 할 자금도 4조원 육박

인수 결실은 수주 성과 나오는 수년 뒤로 예상...5년 뒤면 채권단 금융지원도 종료

대우조선해양 선박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


[이코노믹데일리]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추진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시너지를 예상하는 긍정적인 시각과 헐값 매각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시각에서는 조선업계 경쟁력 확보와 대우조선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지만, 투입 공적자금 규모에 따른 비판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17일까지 입찰의향서를 접수한 뒤 상세 실사작업과 경쟁입찰을 거쳐 최종 투자자를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한화그룹이 유력하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2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6개 계열사를 동원해 2조원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해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49.3%)에 오르기로 했다.

 

◆ 한화그룹·대우조선, 친환경 에너지 이용·첨단기술에 각각 강점…'시너지' 가능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한국판 록히드마틴'이라는 그룹 내 구상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한화그룹이 추진하는 방산부문뿐 아니라 대우조선이 갖춘 상선부문 경쟁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현해 국내 조선업 선박 경쟁력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그동안 매출의 대부분을 상선 부문에서 내왔다. 대우조선이 올 상반기(1~6월) 낸 매출 2조4295억원 중 상선 매출액은 2조1364억원이었다. 
 

지난 7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판버러 에어쇼에서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왼쪽)과 마이클 세르벤카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이 공동협력의향서를 체결한 뒤 버티컬 VX4 기체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그룹은 △태양광·해상풍력·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 사업 △해군 함정 전투체계(CMS)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이 역량을 집중해온 암모니아 추진 선박·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해상풍력설치선·자율운항 등 신기술이 접목되면 역량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기술을 담은 선박들을 개발하고 판매해 대우조선의 수익구조를 변화시켜 점유율 확대에도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갚을 돈' 많고 금융지원도 곧 끝나…'헐값 매각' 논란도 계속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6월 기준 자산총액 규모는 12조224억원으로 10조4741억원의 부채와 1조5483억원의 자기자본으로 구성됐다. 부채비율은 676.5%다. 이같은 높은 부채는 재무부담에 시달리는 대우조선 현황을 뜻하기도 하지만 조선업 특성이 반영돼있기도 하다.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할 때 먼저 받는 선수금은 회계상 부채로 잡는다. 대우조선의 상반기 계약부채는 3조1684억원으로 2020년부터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대우조선은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 규모가 3조원(각각 1조4241억원·1조4637억원) 에 육박한다.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돼 인수자금 2조원이 유입되면 자금 대부분은 부채 상환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그룹은 인수를 추진하더라도 대우조선이 자력 이익개선을 이룰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 체결을 발표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로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됐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한 자금은 유상증자와 대출, 출자전환 등을 합치면 7조원에 달한다. 인수 규모인 2조원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헐값 매각' 논란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주가가) 4만원 근방으로 올라가면 투입 금액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보는 회수 금액은 2015년 이후 투입한 금액인 2조6000억원으로 보인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한화그룹이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하면서 회수하지 못한 공적자금 1조5000억원까지 총 4조1000억원대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4일 오전 현재 대우조선 주가는 1만9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가 결실을 보는 것은 4~5년 뒤로 예상된다. 올해 조선업은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을 중심으로 LNG 운반선 발주가 늘면서 수주 호황을 맞았다. 선박 대금을 받기 시작하면 수익개선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다만 채권단 금융지원이 5년 뒤면 끝나고, 수주 호황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한화그룹의 대응도 성패여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시너지 등을 통해 정상화와 수익성 개선이 이뤄져야 산은도 투입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인수 규모를 떠나 고환율과 고금리, 노조 리스크 등 단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많다"고 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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