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일본 모방한 韓 밸류업…'투자자-기업' 소통창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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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미 기자
2024-04-16 05:30:00

日 밸류업, 주주와의 대화 촉진·공개 초점

전문가 "제도 운용에 심층적 이해 담겨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한국 시장을 대표하는 코스피 상장기업 11사를 대상으로 열린 기업 밸류업을 위한 대표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한국 시장을 대표하는 코스피 상장기업 11사를 대상으로 열린 '기업 밸류업을 위한 대표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정부 주도 '기업 밸류업' 정책의 구체적 청사진 공개가 임박한 가운데, 투자자와 기업 사이에 소통 창구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형 밸류업을 벤치마킹했으나 일본과 달리 국내는 투자자 관점의 대화를 촉진할 기구나 방안이 미비하다는 지적에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태스크포스(TF) 부서인 기업밸류업지원부 부서가 출범된 지 한 달을 맞았다. 정부 차원의 코리아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고자 드라이브를 건 밸류업 프로그램 검토가 한창이다. 

거래소 측은 "TF는 한 달간 간담회를 진행하고 자문단을 통해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며 "밸류업 지원방안 가이드라인은 5월 중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수립·이행·소통 지원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투자 유도 △전담 지원체계 구축 등을 포함했다. 

당국은 상장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모범 납세자 선정 우대,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러나 방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 프로그램과 크고 작은 차이가 발생한다. 우선 도쿄증권거래소는 작년 3월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세부안은 현황의 분석, 개선 계획 수립·공시, 주주와의 대화 촉진·공개으로 구성됐다.

특히 기업과 투자자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의 개선 방법·목표·기간 등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이사회에서 검토하고 이를 현황 평가를 거쳐 결과를 투자자에게 알기 쉽게 공시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또 공시된 정보에 대해 투자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소통한 결과를 공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도쿄거래소는 "우수 기업들이 투자자의 관점에서 자본 비용을 파악하고, 다면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했다고 봤다"며 "또 투자자들과의 대화로 주주와 투자자의 성격에 따라 대응을 달리 했고 대화 현황을 공개해 깊은 대화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투자자에 초점을 맞춰 이들이 자발적으로 관심 갖고 투자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게 국내와의 차이다.

금융위가 최근 발표한 밸류업 지원 방안에서 투자자 관련 내용은 △주요 투자 지표 비교 △정보 조회 통합 홈페이지 구축 △코리아 밸류업 지수·상장 지수 펀드(ETF) 개발 뿐이다. 전문가도 국내 상황을 지목하며 일본 정책에 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장윤재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취재진에 "일본과 우리나라 모두 밸류업 핵심은 투자자가 말하는 언어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일본은 투자자에게 기업의 매출보다는 자기자본이익률(ROE)·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주가로 환산되는 지표로 설명해 투자자가 이해를 쉽게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은 "일본은 투자자와 기업이 대화한다는 점에 큰 초점을 두고 밸류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게 잡혀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심승규 일본 아오야마학원대 국제정치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은 밸류업 도입 당시 정부가 PBR이 1은 넘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주주행동을 표방하는 여러 펀드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기업들 압박했다"며 "실제로 주가 부양은 실제 주주들의 공격이 이루어지거나 공격이 이루어질 것을 예상한 선취매 자금의 유입으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한국에서는 일본의 제도에 대한 심층적 이해보다는 일본어 문서 해석에만 치중하는 측면이 있다"며 "실제 제도 운용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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