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60% "설 상여금 어렵다"…경기 침체 '직격탄'

[이코노믹데일리] 중소기업 근로자 60%는 올해 설 상여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매출이 부진하고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중소기업 811곳을 대상으로 '2024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 조사'를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41.8%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거나 지급 계획이 없었다.

설 상여금을 주는 중소기업 비율이 낮은 이유로는 자금난이 지목됐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설과 비교해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26.6%로 4곳 중 1곳 꼴이었다. 자금 사정이 원활하다는 응답은 17.3%에 그쳤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56.1%였다.

돈이 부족한 가장 큰 이유는 판매·매출 부진(65.7%·복수응답)이었다. 이어 원·부자재 가격 상승(52.3%)과 인건비 상승(32.4%), 판매 대금 회수 지연(10.2%) 등이 뒤따랐다. 물가가 높은 상황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소비자가 지갑을 닫으면서 그 여파가 중소기업으로 고스란히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중소기업은 은행에서 자금을 끌어오기도 쉽지 않다고 답했다.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높은 은행 대출 금리(31.3%)를 꼽았다.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로 심사(8.4%)하거나 대출 한도가 부족(7.6%)하다는 응답도 있었다.

한편 상여금을 주는 기업의 평균 지급액은 1인당 60만9000원으로 지난해 설(40만원)보다 20만9000원 늘어났다. 기본급의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곳은 평균 60.3%를 주겠다고 답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판매·매출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로 금융 부담이 가중된 중소기업을 위해 저금리 대환 대출 활성화, 대출 만기 연장 등 실질적으로 체감 가능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며 "자금 선순환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제 활력이 회복되도록 정책 기관과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