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미·일 경제외교 주도권 쥔 전경련, 4대 그룹 복귀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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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 기자
2023-05-11 16:52:56

삼성·SK·현대차·LG 복귀 가능성 커져

김병준 취임부터 한일·한미 회담까지

톱니 물린 듯 '착착'…실현 땐 위상 회복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 4월 20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와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전경련]


[이코노믹데일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제외교 주도권을 가져가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경련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탈퇴 6년여 만에 전경련 재가입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은 전경련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경련과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조성하는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양국 기업이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4대 그룹도 여기에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4대 그룹과 전경련이 멀어진 거리를 좁힌 계기는 지난 3월 열린 한일 정상회담이다. 당시 전경련과 게이단렌이 주최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모두 참석했다. 지난해 7월 한일 재계회의 때만 해도 4대 그룹에선 회장이 아닌 사장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4대 그룹과 전경련이 더욱 가까워지는 자리였다.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 경제사절단을 전경련이 꾸렸고 여기에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포함됐다. 이들은 한미 첨단산업 포럼과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등 행사에 참석했다.

여기에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도 서서히 4대 그룹 재가입 희망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2월 현재 직책을 수락할 때만 해도 "기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 기본"이라며 말을 아꼈으나 최근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경력 혁신을 전제로 한 4대 그룹 복귀를 언급하는 모습이다.

전경련에 4대 그룹이 다시 돌아간다면 이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기업의 로비 창구로 전경련이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4대 그룹 모두 "전경련 탈퇴"를 약속했다. 이듬해인 2017년 4대 그룹이 모두 전경련을 떠나자 경제단체로서 위상도 급격히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주요 경제단체가 함께하는 행사 때마다 전경련을 배제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전경련의 위상 회복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이뤄지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 직무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뒤이어 한·일, 한·미 정상회담이 차례로 열리는 등 모든 과정이 순조롭다.

4대 그룹이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출연하면 본격적으로 전경련 복귀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금 출연은) 전경련 회원사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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