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운데)와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오른쪽), 프란체스코 베네리 USNC 대표가 '수소 마이크로 허브(H2 Micro Hub)' 구축을 위한 3자 간 양해각서(MOU) 체결 뒤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최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건설 로봇 분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달 서울 종로구 계동에 있는 현대건설 본사에서 '건설 로봇 분야 에코 시스템 구축 및 공동 연구 개발'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두 회사는 △건설 로봇 분야 생태계 구축 및 확대 △안전 및 생산성 분야 로봇 공동 연구 개발 △양사 개발 로봇의 상호 현장 적용 추진 및 주요 행사 공동 개최 등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건설의 인공지능 안전 로봇 ‘스팟’이 터널 공사현장에 투입돼 TBM(Tunnel Boring Machine) 장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두 회사는 현장인력 고령화와 기술인력 감소 등 건설산업 전반의 현안 해결을 위해 '건설 로보틱스' 분야를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각 사가 개발한 로봇을 상호 현장에 적용하고 상시 R&D 협력체계를 가동해 로봇 및 사물인터넷(IoT)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 유사 기술에 대한 중복 투자를 최소화하고 공동의 관심사인 안전 특화 로봇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건설 로봇 분야 얼라이언스(Alliance·연합체)를 구축해 R&D 및 사업화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 신기술 확보 위해 손 잡은 '현대ENG·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도 신기술 확보를 위해 손 잡았다. 최근 미국의 초소형모듈원전(MMR: Micro Modular Reactor) 전문 기업 USNC와 협력해 탄소배출 없는 수소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 USNC는 '수소 마이크로 허브' 구축을 위한 3자간 MOU를 체결했다.
수소 마이크로 허브는 MMR에서 발생하는 전기와 고온의 증기에 고체산화물수전해기(SOEC: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의 고온수전해 공정을 적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다. 원자력을 활용해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뽑아내는 탄소배출 없는 수소 생산 방식이다.
협약에 따라 3사는 앞으로 5년 간 공동으로 MMR-SOEC 연계 통합 플랜트에 대한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 있는 수소 생산 체계 구축을 검토한다. 수소 생산과 공급 사업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실증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MMR과 SOEC라는 두 친환경 기술을 접목해 경제적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사업을 위해 3사간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강조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왼쪽 셋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달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 '샤힌 프로젝트' 위해 뭉친 '대한민국 건설 드림팀'
한편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석유화학 사업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를 위해 국내 대형 건설사 '드림팀'이 뭉쳤다. 프로젝트의 주간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DL이앤씨로 구성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그 주인공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탄소 중립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화학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에쓰오일의 포부가 담긴 사업이다. 에쓰오일 투자금만 9조2580억원에 달한다. 이 중 공사 금액은 7조4230억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각각 2조3890억원(각 32.2%), DL이앤씨가 1조4120억(19.0%), 롯데건설 1조2330억(16.6%) 규모로 사업에 참여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는 세 개의 패키지로 나눠 진행된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가 스팀 크래커 및 TC2C 설비를 건설하는 패키지1을 수행한다. TC2C는 정유공장 내 저부가가치 원유를 스팀 크래커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생산설비 및 자동화 창고 등을 설치하는 패키지2는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이 맡는다. 탱크를 시공하는 패키지3은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담당한다.

롯데건설이 준공한 여수 화공플랜트 단지 [사진=롯데건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은 연간 에틸렌 180만t, 프로필렌 75만t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연간 120만t의 HDPE와 LLDPE 석유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침체된 건설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건설 과정 동안 하루 최대 1만7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동 이후에도 지역 경제에 상시고용 400명 이상과 연간 3조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업계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강조했다.
◆ "뭉쳐야 산다"··· '컨소시엄' 단지 주목
건설사들이 공동으로 시공 및 분양에 참여하는 이른바 '컨소시엄' 단지도 주목받고 있다. 컨소시엄 단지는 대형 건설사들이 함께 1000 가구 이상을 짓는 아파트 단지를 의미한다.
분양 실적 부진이 건설업계 전체의 침체로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사 입장에서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위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브랜드 프리미엄과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수요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달까지 전국 6개 컨소시엄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1만3000여 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만 5366가구에 달한다.
특히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포스코이앤씨·한화 건설부문)은 경기 광명시 광명동 일대에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를 이달 중 분양한다.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기 광명시에서 3585채의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다.
삼성물산·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이 이달 수원시 세류동에서 '매교역 펠루시드'를 내놓는다. 역시 2178 가구의 대단지다.
지방 분양 일정도 눈에 띈다. 광주 북구 운암동 '그랑자이포레나(GS건설·한화 건설부문·HDC현대산업개발, 3214 가구)', 대구 남구 대명동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DL이앤씨·DL건설, 1758 가구)'도 각각 1192 가구, 1112가구 일반 분양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단지는 대체로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어 침체된 분양 시장의 활력소라고 평가 받는다. 지난달 경기 평택시 고덕동 '고덕자이센트로'(GS건설·태영건설, 569 가구)는 89 가구 모집에 4034명이 몰려 45.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 단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프리미엄으로 상품의 만족 뿐 아니라, 안정성도 높다고 느끼기 때문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