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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입주민 전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H 컬처클럽' 도입
[이코노믹데일리] 현대건설이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플랫폼 ‘H 컬처클럽’을 도입한다고 17일 밝혔다. 문화·예술·휴식·건강·생활편의 등 다양한 영역의 맞춤형 서비스를 플랫폼과 결합해 제공하는 것은 국내 건설사 중 최초 시도라고 설명한다. H 컬처클럽은 단지 내 커뮤니티에 프리미엄 영화관, 도서관,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수영장 등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각 분야 전문업체와 협력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문화·예술 콘텐츠와 생활 편의 서비스를 강화해 입주민이 일상에서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도서관에서는 아파트 단지 최초로 정기 북큐레이션과 북콘서트가 열리고 영화관에서는 신작 영화 상영 이벤트가 진행된다. 피트니스 공간에는 개인 맞춤 운동 처방과 PT·필라테스·요가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이 밖에도 아이 돌봄, 헬스케어, 집수리, 가구 조립, 청소, 차량 세차, 펫 케어 등 실생활에 밀접한 생활편의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모든 서비스는 현대건설의 통합 주거 플랫폼 ‘마이 디에이치(my THE H)’를 통해 예약과 결제가 가능하다. 오프라인 커뮤니티 시설과 온라인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동돼 입주민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현대건설은 내년 9월 입주 예정인 ‘디에이치 방배’를 시작으로 H 컬처클럽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방배5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디에이치 방배 커뮤니티에는 예술 오브제와 조경 작품이 설치돼 단지 전체가 하나의 문화 공간처럼 구성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H 컬처클럽은 커뮤니티 공간과 디지털 플랫폼을 결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 문화”라며 “전문성과 안정성을 갖춘 운영 시스템을 통해 가치와 품격을 더하는 프리미엄 주거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2025-10-17 12: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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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건설, 법정관리 8개월 만에 졸업… "위기관리의 교과서" 평가 속 업계는 '신중론'
[이코노믹데일리] 신동아건설이 회생절차 개시 8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빠른 회생을 이뤄낸 사례로 평가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건설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건설업 전반의 수주 부진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미분양 누적 등 구조적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일 신동아건설이 제출한 ‘회생계획 종결 신청서’를 검토한 뒤 기업회생절차 종결을 허가했다. 법원은 “8월 29일 회생계획 인가 이후 회생채권의 1차 변제를 조기 이행했고, 매출 실적과 수익성, 담보물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회생계획 수행에 차질이 없다”고 판단했다. 신동아건설은 올해 1월 회생절차를 개시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졸업장을 받은 셈이다. 신동아건설은 2022년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과 지방 분양시장 침체, 미수금 누적 등의 악재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회생 개시 직후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등 자구책을 신속히 단행하며 안정화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2010년대 초반 약 9년간의 워크아웃 경험이 조기 회생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위기 때 이미 내부 구조조정 시스템을 정비한 덕분에 법정관리 이후 대응이 빠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생절차 졸업 이후 신동아건설은 공공부문 수주 확대와 정비사업 중심의 재편을 추진 중이다. 서울 서빙고 사옥 부지의 개발사업, 부산·대전 등 지방도시 주택사업 등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채무 변제 이행과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하며 내실경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건설업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과 지방 미분양 증가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건축 착공면적은 5043만㎡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4160만㎡)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건설경기 침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중순까지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493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8곳)을 넘어섰다. 건설사 부도 역시 8월을 제외한 대부분의 달에 발생했다. PF 시장 경색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다시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부진한 건설경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PF 구조조정, 기업구조조정(CR) 리츠 활성화 등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안에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매입할 계획이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미분양주택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안심환매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부양책이 실질적 회복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의 건설업은 공사 물량 자체가 줄었고, 인건비·원자재 가격·규제 등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며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기 유동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실제로 대출금리에 반영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부진한 건설경기와 달리 수도권 주택 시장은 여전히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책 대응도 쉽지 않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경우 건설사의 이자 부담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신동아건설의 조기 회생은 위기관리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만하지만, 업계 전반이 체감하는 상황은 여전히 냉각 상태”라며 “PF시장 정상화 없이는 유사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5-10-1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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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없으면 사업도 없다"… 국감장서 고개 숙인 건설사 CEO들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해 영업이익의 최대 5% 과징금과 등록 말소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들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잇달아 고개를 숙였다. 대표들은 “안전 없이는 사업도 없다”며 사고 예방을 위한 전면 점검과 조직 쇄신 의지를 밝혔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국감에는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건설사 대표와 안전책임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가 기업 신뢰를 흔든 데다 정부의 강력한 제재 방침이 겹치면서 국감장은 사실상 ‘건설업계 청문회’로 변했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중대재해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 이후 직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안전경영을 통해 회사가 다시 바로 설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지난 8월 잇단 산재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정희민 전 대표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의 연이은 사망사고를 두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영업이익의 5% 이내 과징금 부과, 반복 기업 등록 말소, 사업 중단 명령 등을 포함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내놨다. 노동부는 이달부터 중대재해 2회 이상 발생 기업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위반 시 과징금과 행정제재를 병행할 계획이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가 또 발생하면 회사를 접을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전 현장을 중단시켰다”며 “외부 전문기관의 진단을 거쳐 안전이 확보된 뒤 공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떤 사업도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수익보다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조태제 최고안전책임자(CSO)는 “광주 붕괴 사고를 두 차례 겪은 만큼, 회사가 안전 문제로 어떤 타격을 받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작은 부주의에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로 비판을 받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우정 대표도 “안전과 품질이 생존의 기본 가치임을 다시 인식하고 있다”며 “사고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안전·품질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 위원장은 “건설 현장은 전체 산업재해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이번 국감에 나온 증인들은 2020년 이후 중대재해 사망자가 15명 이상이거나 형사 기소된 기업 관계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를 국정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며 “이번 국감이 건설업계의 안전의식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정부 대책을 단순한 ‘처벌 강화’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전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법적 리스크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안전 확보가 곧 기업 존속의 조건으로 바뀌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산재사망자 절반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문제의식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올해 1∼9월 기준 건설현장 사망자는 290명으로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574명의 절반을 넘는다. 이 중 70%가 하청·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원청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중대재해가 반복된 기업에는 과징금과 함께 등록 말소까지 병행할 방침이다. 업계는 사실상 퇴출제에 가깝다고 본다. 한 대형 건설사 안전본부 관계자는 “영업이익 5% 과징금은 매출 수천억 원 현장에서는 수십억 원 규모로, 사실상 사업 중단에 가깝다”며 “책임이 모호했던 하도급 관리 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안전관리 의무가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전환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한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과거처럼 벌금을 비용으로 인식하면 기업은 계속 사고를 반복한다”며 “안전관리 예산을 수익 모델에 포함시키는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여전히 전체 산업재해의 절반을 차지하는 위험한 업종이다. 이번 국감에서 드러난 것은 정부의 압박보다도 기업 스스로의 위기의식이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업도 없다”는 CEO들의 말은 구호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됐다. 이윤보다 안전을, 단기 실적보다 신뢰를 택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건설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5-10-14 07: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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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점검만 6만번"… 10대 건설사, 중처법 대응에 연 8300억원 쏟았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주요 10대 건설사들이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이후 1년간 실시한 안전점검이 6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조직 운영과 인건비 등으로 투입된 비용만 8300억원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보고서 작성에 시간을 다 쓰고 정작 현장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과도한 행정 부담이 ‘안전의 본질’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재옥 의원(국민의힘)이 도급순위 10위권 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4년 한 해 동안 중처법 시행령에 따른 건설현장 안전점검 및 평가 건수는 총 6만523건으로 나타났다. 법이 요구하는 ‘반기 1회 이상 점검’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기업들이 사실상 전수조사에 나선 셈이다. 건설사별로 보면 삼성물산이 1만5267건으로 가장 많았고, HDC현대산업개발(9444건), 현대건설(7125건)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본사·현장 단위로 별도의 점검체계를 두고 있어 연간 수천 회의 자체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중처법 시행령 제4조의 2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또는 도급순위 200위 이내의 건설사는 안전·보건 전담조직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대 건설사들이 운영 중인 전담조직 인원은 761명, 운영비는 연 1445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각사별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안전보건책임자, 관리감독자 등 법정 전문인력 2만176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들 인건비만 6914억원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기업은 법정 기준을 초과해 인력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행령 제5조 제2항이 ‘의무 미이행 시 추가 인력 배치 또는 예산 증액’을 명시하고 있어, 법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법정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순환 규제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지난해 안전 관련 인원 59명을 추가 채용했다. 문제는 이러한 행정 중심의 안전관리 방식이 오히려 현장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 대형 건설사 안전관리자는 “서류 점검과 보고서 작성을 위해 하루의 절반 이상을 책상 앞에서 보낸다”며 “정작 현장 순찰과 위험 공정 점검은 뒤로 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재옥 의원은 “중처법의 취지 자체는 존중해야 하지만, 지금은 ‘안전을 위한 절차’가 ‘절차를 위한 안전’으로 변질됐다”며 “서류상 확인이 아니라 고위험 공정에 자원을 집중 배분해 실제 사망사고를 줄이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처법이 안전의식 제고라는 본래 목적을 잃고 형식적 의무 이행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건설안전학 교수는 “안전은 숫자와 종이로 측정되는 게 아니라, 현장의 리스크 관리와 실시간 대응에서 비롯된다”며 “법 준수를 넘어 실질적 예방 체계로 나아가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10-13 17: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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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건설, '오송 참사' 후 국감 증인석에… 건설사 CEO 줄소환
[이코노믹데일리] 국정감사 시즌을 앞두고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는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증인으로 소환된다. 최근 잇따른 건설현장 사망사고와 부실시공 논란이 겹치면서, 국감장이 사실상 ‘청문회장’으로 변할 전망이다. 13일 국회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늘(13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국토위 국감에는 10개 건설사 대표에게 증인 출석 요구가 전달됐다. 그중에서도 금호건설 박세창 부회장은 유일하게 별도 일정으로 채택됐다. 건설사고, 안전사고,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세 가지 사유로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건설사 대표들이 13일 출석하는 것과 달리, 금호건설만 29일 따로 지정됐다. 국회가 오송참사 등 특수 사건을 별도로 다루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호건설은 올해 초부터 잇단 사고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 2월 서울 제기동 동북선 도시철도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가 굴착기에 깔려 숨졌고, 3월 청주테크노폴리스 공사 현장에서는 크레인 붐대가 꺾이면서 근로자가 사망했다. 여기에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까지 겹치며 ‘사고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얻었다. 당시 금호건설은 제방도로 확장공사 중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부실하게 임시 제방을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서재환 전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현대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줄줄이 소환됐다.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수의계약 파기 논란과 대통령 관저 공사 특혜 의혹, 연이은 현장 사망사고로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롯데건설 박현철 대표는 쌍령공원 민간개발사업의 유동성 문제와 김해·인천 현장의 중대재해 사고로 출석 대상이 됐다. 대우건설 김보현 사장은 2022년 이후 12건의 사망사고를 내 ‘중대재해 최다 건설사’로 불린다. 이밖에 HDC현대산업개발 정경구 대표,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 대표, 포스코이앤씨 송치영 사장, GS건설 허윤홍 사장, DL그룹 이해욱 회장도 모두 증인 명단에 올랐다. 이들 기업은 교량 붕괴, 추락, 감전 등 다양한 형태의 현장 사고로 질의 대상이 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7월 함양~창녕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또 다른 현장에서 감전사고가 일어나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결국 정희민 전 대표가 물러나고 송치영 사장이 새로 취임했으며, 이번 국감에서 직접 해명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국감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감사다. 여야를 막론하고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가능성이 높다. 국회 관계자는 “올해는 사회적 공분이 큰 만큼 경영책임자에 대한 질의 강도가 예년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긴급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망사고가 잇따른 데다 사회 분위기도 좋지 않아 CEO 대부분이 증인 출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국감이 건설업계 신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13 08: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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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상차림보다 비싼 '분양가 상차림'... 건설사들의 이중적 행태
[이코노믹데일리] 추석이 돌아왔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정성스럽게 차린 상 앞에서 조상을 추모하고 가족의 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며 많은 가정이 한숨을 내쉰다. 물가 상승으로 차례음식 준비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례상 비용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아파트 분양가다.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약 14만6130가구로,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4년 주택 분양물량은 약 26만 호로 2023년 대비 22.5% 증가했지만, 이전 10년 평균인 36만 호와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물량이다.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건설사들은 한목소리로 하소연한다.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건설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어 어쩔 수 없이 분양가를 올린다고 주장한다.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5%를 넘지 못하고, 일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건설사들의 논리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건설업계의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 2024년 주택시장은 전국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왔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진정 어렵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선별적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수도권 정비사업과 프리미엄 단지에 집중하면서 '실속'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건설사들의 의도적인 공급 조절이다. 2025년 아파트 분양 물량 중 자체사업은 53%, 정비사업은 47%로 집계됐는데, 정비사업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건설사들이 "불확실성이 큰 상반기를 피하자"며 공급 시점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설문조사에서 건설사업자의 70%가 향후 1년 내 주택사업 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이다. 2024년 부동산시장의 특징은 서울과 지방,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극심한 양극화였다. 건설사들이 공급을 줄이면서 분양가는 치솟고, 이는 다시 전체 아파트 시세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금리에 미리 반영되면서 2분기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 부채가 증가했다. 정부의 대응도 뒷북이다. 수도권 127만 호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당장 고통받는 수요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2025년 주택 착공은 38만 호, 주택 준공은 36만 호로 전망되지만, 이마저도 실제 공급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추석은 조상을 기리고 가족이 화합하는 명절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조상들이 물려준 '상생'의 가치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려운 경영환경을 이유로 소비자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기면서, 한편으로는 선별적 수주를 통해 실속을 챙기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이 진정으로 어렵다면, 임원 보수 삭감이나 불필요한 비용 절약 등 자구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분양가 인상과 공급 조절만이 유일한 해답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 나아가 정부 역시 건설사들의 일방적 분양가 인상을 견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급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분양가 상한제 재검토나 건설사 수익률 공개 의무화 등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 추석, 건설업계는 조상들이 물려준 상생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단기 수익에만 매몰되지 말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함께 이뤄나가는 진정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추석 차례상에는 온 가족이 둘러앉지만, 건설사들의 '분양가 상차림'에는 서민들이 자리를 잡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진정한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주택시장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2025-10-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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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번 경고해도 안 듣는데"…산재 책임, 건설사만 져야 하나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산업재해 근절을 위해 건설사에 대한 전방위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건설현장에서는 "사고 책임을 시공사에만 묻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전수칙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고령 근로자들의 관행과 하도급 업체의 안전관리 부실 등 구조적 문제를 간과한 채 원청 건설사만 압박해서는 산재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5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한 법인에 영업이익의 최대 5%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영업정지 2회 처분 후 재발생 시 등록을 말소하는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사용자들은 산재에 신경을 별로 안 쓴다"고 질타한 지 나흘 만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건설현장에서 20년 넘게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해온 한 관계자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근로자들의 안전수칙 불이행을 꼽았다. 벽돌 절단기에 보호 커버를 씌우라고 수차례 지시했지만 시야 확보가 안 된다는 이유로 무시하다 결국 톱날에 허벅지를 크게 다친 60대 인부, 안전화 착용을 거부하다 낙하물에 발등을 다친 50대 작업자 등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안전모는 대부분 착용하지만 실내 작업이나 마감 단계에서는 답답하다며 벗어놓고 일하는 게 일상이다. 방진마스크나 안전화 착용을 아예 거부하는 근로자들도 적지 않다. CCTV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현장도 있지만 지하 작업장이나 넓게 펼쳐진 공사현장 곳곳을 감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루에도 수십 개 공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대형 현장에서 관리자가 일일이 따라다니며 통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특히 추락사고는 건설현장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589건 중 227건(38.5%)이 떨어짐으로 인한 것이었다. 2023년에도 추락사고는 전체 사망 원인의 41%를 차지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높은 곳에서는 단단한 고정물에 반드시 신체를 결박하라고 돼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다"며 "맨날 떨어져 죽는데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또 일하다 또 떨어져 죽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비계나 동바리 작업을 할 때 무조건 안전벨트를 착용하라고 아침 조회 때마다 강조하지만, 불편하다거나 작업 속도가 안 난다는 이유로 대충 걸치거나 아예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50~60대 고령 근로자들이 다수인 건설현장에서는 예전부터 해왔던 방식대로 일하려는 관행이 강하게 작용한다. 작업 속도를 내세워 편의를 중시하다 사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모든 책임이 원청 건설사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산재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관리·감독의 총괄 책임자인 원청이 사실상 모든 책임을 진다. 한 안전관리 책임자는 원청이 기본적인 안전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안전교육과 보호장비를 제공하고 수십 번 경고했는데도 근로자 본인이 편의를 위해 안전수칙을 어기다 사고가 난 경우까지 회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근로자의 과실 여부를 명확히 가리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래야 작업자들도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의식을 갖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원청에서 아무리 예산을 쏟아붓고 안전관리 인력을 늘려도 1~2일 단기로 투입되는 인부들까지 세세히 관리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소규모 하청업체들도 자체적으로 안전관리자를 두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위험성 평가나 안전관리 시스템이 있지만 사고 발생 시 하청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면피용 서류에 그친다는 것이다. 정부도 소규모 사업장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번 대책에 10인 미만 사업장의 추락·끼임·부딪힘 예방 비용을 90%까지 지원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의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강력한 제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결국 안전은 현장 문화의 문제이며, 경영진부터 관리자, 하청업체, 근로자까지 모두가 안전 제일이라는 의식을 내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고를 줄이려면 원·하청 구분 없이,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가 책임을 나눠 져야 한다"며 "건설사만 옭아맨다고 일터에서 죽는 사람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산재 예방은 이제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기보다 어떻게 함께 바꿔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2025-10-02 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