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철강업계, 올 상반기 후판 가격 두고 조선업계와 '줄다리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3-02-09 15:34:15

지난해 하반기 가격 협상 완료, 50여 일 만

철강업계, 지난해 실적 악화로 가격 인상 '절실'...기싸움 치열할 듯

조선업계도 선박 건조 비용에 후판 값 영향 커

선박에 주로 쓰이는 조선용 후판 모습[사진=현대제철]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1~6월) 차량 강판과 조선 후판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가격 협상이 끝난지 50여 일 만에 재개되는 이번 협상 역시 기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 및 조선업계는 상반기 철강제품 가격을 놓고 각각 가격 인상과 인하를 놓고 초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선업계는 인상 폭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1년 중 상·하반기 두 차례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통상 가격 협상은 최대 생산 및 소비 업체인 포스코와 HD현대(구 현대중공업)가 진행한다. 다만 지난해 12월 중순경 끝난 2022년 하반기 협상은 포스코가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후판 생산 차질을 빚은 탓에 현대제철 협상가인 톤(t)당 120만원이 기준 가격이 책정됐다. 

포스코가 최근 수해 완전 복구를 선언하고 철강제품 생산을 재개하면서 올 상반기부터는 다시 포스코와의 협상가가 기준 가격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도 입장 차이로 협상이 길어진 점을 감안하면 4~5월 정도에 협상가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후판 가격 협상에는 원자재 가격 영향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t당 162.75달러를 기록했지만 이후 국제 유가와 함께 하락세를 지속해 80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 최근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 종료를 선언하면서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며 철광석 수요도 회복돼 8일 기준 t당 126달러를 기록 중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에서 작업자가 쇳물 출선 후 후속작업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


철강업계는 지난해 각종 악재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실적 회복이 절실한 상황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만큼 제품 가격 인상이 절실하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84조8000억원, 영업이익 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021년) 대비 1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6.7% 급감했다. 현대제철도 매출은 27조34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9% 줄었다. 동국제강은 9일 실적 발표에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7.4% 감소한 743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선업계도 장기간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1년부터 시작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실적이 올해 1분기(1~3월)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은 t당 10만원 인하가 결정됐다. 업계는 당시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인하에 따라 약 5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대로 풀이하면 올 상반기 후판 값이 5만원만 올라도 조선업계는 2500억원 이상 비용이 오른다는 뜻이다. 협상이 최근 시작된 만큼 가격 인상 및 인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실적과 연관된 이번 협상 결과에 업계 모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2020년에 비해서는 거의 두 배 오른 수준이다. 선박을 만들 때 원가에서 후판을 비롯한 재료비가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수주 상황은 좋지만 인력 문제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어 조선업에서만 양보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포스코를 비롯한 대형 업체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으로 탈(脫) 철강에 힘을 쏟고는 있지만 그래도 기본 실적은 본업에서 나온다"며 "아직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업계 간 상생과 조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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