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르포] 지프 캠프, 울퉁불퉁 주행에 '신나고' 울긋불긋 단풍에 '취하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2-10-27 00:00:00

험로 달리고 캠핑 즐기며 가을 만끽

'글래디에이터' 주행 성능에 놀라고

임도 오르자 펼쳐진 절경에 감탄사

스텔란티스코리아 지프(JEEP)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강원 양양군 송전해변에서 '지프 캠프 2022'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사진=성상영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2022년 한 해가 끝을 향해 달려가자 산과 들도 울긋불긋 단장에 한창이다. 험준한 줄만 알았던 태백산맥은 얼굴을 붉히며 행락객을 잡아 끈다. 그 품속을 파고들 듯 외지인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산길을 달리면 찬란한 색상 가득한 절경이 이내 모습을 드러낸다.

세계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 지프(Jeep®)가 오프로드 축제를 열며 가을을 장식했다. 강원 양양군 송전해변에서 개최된 '지프 캠프 2022'는 본격적인 손님 맞이에 앞서 지난 20일과 21일 이틀 간 미디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프 캠프는 오프로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행사다. 매년 미국, 유럽, 호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지프 어드벤처', '지프 잼버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개최된다. 68년 역사를 가진 이 행사는 한국에서는 2004년 처음 열려 올해로 16회 째를 맞았다.
 

지프 캠프 2022가 열린 강원 양양군 송전해변 야영장에 단풍나무 아래로 텐트가 설치돼 있다.[사진=성상영 기자]


◆'지프 캠프', 올해는 '캠핑 핫플' 양양서 개최

지프 캠프는 캠핑 열풍을 타고 해마다 인기를 더해 왔다. 지프 차량을 보유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프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이다. 그간 열린 지프 캠프 총 참가자 수는 1만여 명에 이른다. 행사가 열린 양양은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빼어난 자연 환경 덕분에 캠핑 애호가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명소)'로 꼽힌다. 

지프 캠프는 송전해변에 갖춰진 야영장과 오프로드(험로) 체험장인 '웨이브 파크', 정족산 임도(林道)에서 진행됐다. 야영장을 베이스캠프로 해변 모래사장을 거쳐 웨이브 파크, 산길을 주행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차량은 지프 랭글러와 글래디에이터 등이 마련됐는 데 기자는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를 배정받았다. 
 

지프 캠프 2022가 열린 지난 20일 차량들이 강원 양양군 송전해변 모래사장을 주행하고 있다.[사진=성상영 기자]


◆글래디에이터, 어떤 지형도 극복…"이름값 제대로"

앞 좌석에 앉았을 때 시트 포지션이 높아 넓은 시야 확보가 가능했다. 지면에서 차체 바닥까지 높이는 확실히 높다. 또한 네 바퀴의 폭과 비교해 실내 폭이 좁은 편이어서 차 폭의 느낌이 일반 승용차나 도시형 SUV와는 많이 달랐다. 울퉁불퉁한 바위나 급경사를 잘 극복할 듯한 안정감을 줬다.

주행 시작과 동시에 해변 모래사장에 차를 집어넣었다. 이때 바퀴 굴림 상태는 사륜 저속(4L)에 뒀다. 네 바퀴 전부에 구동력이 강하게 전달되면서 모래를 뚫고 나갔다. 도시형 SUV는 사륜구동 기능을 탑재하고도 예외 없이 바퀴가 헛돌아 견인차를 기다려야 한다.

해변을 빠져나가 행사를 위해 조성된 웨이브 파크로 진입했다. 이 코스는 1만9834㎡(약 6000평) 부지에 통나무와 바위, 자갈, 진흙 등을 이용한 14가지 지형으로 구성됐다. 지프 운전자가 차량 한계를 느끼게끔 일상에서 볼 수 없는 극한 환경을 구현했다.

첫 번째 코스부터 억새가 뒤덮인 늪지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흙탕물로 가득 차 수심을 가늠할 수 없었다. 차량 앞머리가 물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설마 지프에서 차를 못 쓰게 될 정도로 구덩이를 파 놨겠나' 싶었다. 물이 보닛까지 찰랑거렸지만 무난하게 뭍으로 나왔다. 

숲길을 잠시 지나자 다양한 인공 구조물과 지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사진 언덕에 오르자 롤러코스터를 탄 듯 하늘만 보였다. 좌우로 번갈아 나타나는 둔덕은 고저 차가 심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사면은 중력을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 글래디에이터는 고대 로마의 검투사를 뜻하는 이름처럼 전투적이지만 충직하게 험로를 극복했다.
 

지난 20일 강원 양양군 송전해변에서 열린 지프 캠프 2022 행사에서 글래디에이터 차량이 경사로를 주행하고 있다.[사진=성상영 기자]


사면을 지날 때에는 인포테인먼트에 내장된 앱의 '오프로드 페이지' 기능을 실행했다. 이는 차량이 주행할 때 전후좌우 기울기와 냉각수 온도 등 정보를 보여준다. 8.4인치 크기 화면에 표시된 롤링(좌우 기울기) 각도는 25도였다. 단순히 험로를 지날 뿐 아니라 주행 중인 지형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나타내 스릴을 더했다.

차에 대한 믿음이 생겼을 즈음 '통나무 시소'가 나타났다. 차량을 시소에 태운다니 간담이 서늘했다. 현장 관계자의 신호를 받으며 신경을 발끝에 집중한 채 서서히 앞으로 갔다. 꼭대기를 살짝 넘어서자 시소가 서서히 기울더니 그대로 떨어졌다.

2톤(t)이 훌쩍 넘는 차가 통나무 판에 실려 자유낙하하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1초 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안도했다. 그리고 3초쯤 지나 서스펜션(현가장치)의 탄탄함이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14개 오프로드 코스 중 마지막은 '통나무 범피'였다. 좌우 바퀴만 걸칠 정도로 통나무 다리가 지그재그로 놓여 있었다. 왼손은 창 밖에 걸치고 오른손은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잡은 상태로 머리는 밖으로 뺐다. 왼쪽 앞바퀴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 좁은 다리를 건너야 해 쉽지 않았다.

사실 글래디에이터는 오프로드 주행에 마냥 유리한 조건만 갖추지는 않았다. 휠 베이스(축간거리)는 3490mm, 전장(길이)은 5600mm로 매우 길기 때문이다. 앞바퀴와 뒷바퀴 간격이 멀고 차체가 길수록 급격한 고저차가 반복되는 바윗길이나 언덕에서 움직임에 제약을 받기 쉽다.

그러나 글래디에이터는 높은 지상고(바닥 높이)와 짧은 오버행(앞뒤 범퍼 끝과 바퀴 중심 간 거리) 덕분에 어떤 지형에서도 차체를 손상 하지 않고 주행할 수 있다. 배기량 3.6리터(ℓ) 가솔린 6기통 엔진의 묵직하면서 진득한 가속과 강력한 힘도 인상적이다. 이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 출력 284마력과 최대 토크 36.0kg·m의 힘을 발휘한다.
 

지난 20일 열린 지프 캠프 2022 행사에서 글래디에이터 차량이 강원 양양군 송전해변에 있는 늪지대를 극복하고 있다.[사진=성상영 기자]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절경에 피로가 눈 녹는 듯

극한의 오프로드를 경험한 뒤 짧은 휴식시간을 보내자 몸이 노곤해졌다. 차가 험한 길을 지났는데 정작 긴장한 건 사람이었다. 차는 믿음직스러웠지만 운전자의 담력은 그러지 못한 모양이다.

야영장에서 다시 출발해 정족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능선을 타고 굽이진 왕복 2차로 도로를 글래디에이터와 랭글러가 뒤섞여 일렬로 주행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볼 만했다. 해안에서 약간 떨어졌을 뿐인데 한편에는 남대천이, 다른 한편에는 삼림을 낀 풍경이 펼쳐졌다.

정족산은 해발 869m로, 솟았다 하면 1000m는 넘는 강원도의 봉우리 중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쉽게 발길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정족산 정상으로 향하는 임도는 평상시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다. 이 길은 산을 관리할 때 사용하고 산불이 났을 때에는 소방차가 진입하는 도로다. 지프는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관계 당국에 임도 진입 허가를 받았다. 
 

지프 캠프 2022 행사가 열린 지난 20일 강원 양양군 정족산 정상에 글래디에이터 차량과 함께 동해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사진=성상영 기자]


정족산을 통과하는 임도는 총 길이 28km에 이른다. 출입 통제소로 드나들 때까지 전 구간이 비포장 도로다. 한동안 숲이 이어지다 중턱에 다다라서는 작은 묘목이 빽빽이 심긴 모습이 보였다. 

1시간쯤 달리자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했다. 동쪽으로 넓게 펼쳐진 구릉이 시선 중간에 닿고 그 위로 동해가 펼쳐졌다.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 사이로 먼발치에 있는 연무가 경계를 이뤘다. 

행사가 열린 날은 아직 단풍이 절정을 이룬 때는 아니었지만 녹색과 노란색, 붉은색 나무가 군집을 이루며 한 데 뒤섞인 모습이 나름대로 보기 좋았다. 서울에서 180여 km를 달려와 오프로드 주행까지 마치며 쌓인 피로는 눈 녹듯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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