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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품는 한화…'부실기업 떠안기' vs '한국판 록히드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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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우조선 품는 한화…'부실기업 떠안기' vs '한국판 록히드마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2-10-06 00:00:00
한화그룹, 14년 만에 대우조선 인수 '재도전' 자금력 문제 없지만 '밑 빠진 독 물 붓기' 우려 종합 방산기업 꿈꾸는 한화, 김동관 시험대에

서울 중구 한화그룹 사옥 [사진=한화그룹]


[이코노믹데일리]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끌어안기로 하면서 20년 넘게 시간을 끈 매각 작업이 끝을 맺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한국 조선업을 '빅3' 체제에서 '빅2'로 재편하는 이전 계획은 무산됐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함으로써 조선업 구조조정 '플랜B'가 성공한 사례로 기록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화, 14년 만에 재도전…자금력은 '충분'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화는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 했다. 당시 현대중공업(현재 한국조선해양), 포스코, GS 등이 입찰제안서를 냈다. 한화는 6조3000억원을 써내며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한화는 조선업 진출 꿈을 접어야 했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다. 한화 역시 유동 자금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2009년 1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끝내 포기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나 다시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인수 대금은 처음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인 2조원으로 떨어졌다.

산업은행은 2019년 이 금액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한국조선해양에 매각하려 했지만 올해 1월 유럽연합(EU)이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한 차례 좌절한 경험을 가진 한화로서는 한결 적은 가격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기회를 얻은 셈이 됐다.

한화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에 이르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가져온다. 대우조선해양이 신주를 발행하면 이를 한화 계열사가 분담해 사들이는 방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과 5000억원을 부담하고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이 1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방산·화학 등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바탕에 둔 현금 창출 능력과 탄탄한 자금력이 뒷배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한화시스템이 단독으로 낼 수 있는 현금만 1조원이 넘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200억원 정도를 보유 중인데, 자금 마련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만신창이' 대우조선 살릴 한화의 처방은?

관건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품은 후 뒷감당을 할 수 있느냐다. 옛 대우그룹 핵심 계열사였던 대우조선해양(당시 대우중공업)은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워크아웃(재무개선)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무려 21년 동안이나 '주인 없는 회사'로 남았다.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는 워크아웃 이전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처음 민영화가 추진된 2008년 당시 매각 대금이 6조원대였다가 한국조선해양이 인수에 나선 2019년에는 2조원으로 급감했다. 10년 만에 기업 가치가 60% 넘게 하락한 것이다.

해양플랜트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다 수 조원대 적자를 낸 게 결정타였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2분기에만 3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조선업을 뿌리째 뒤흔든 해양플랜트발(發) 폭풍의 서막이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사태는 심각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 3사는 바다 한가운데서 석유를 뽑아내는 해양플랜트 건설 사업을 경쟁적으로 수주했다. 경험이 부족한 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들며 저가 수주가 판을 쳤다. 사업비는 급증했고 제값을 받지도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마저 떨어져 원유 채산성도 악화했다.

특히나 대우조선해양은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다. 해양플랜트 사태로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온갖 비리로 얼룩진 실상이 드러났다. 분식회계, 사장의 연임 로비와 횡령, 임원과 언론사 간부의 외유성 출장, 낙하산 인사, 통영함 건조 비리 등 의혹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그러는 동안 경영 정상화 명목으로 투입된 공적자금만 12조원에 이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만 1조 75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 비율은 676%나 된다. 고착화된 고비용·저수익 구조도 문제다.

한화로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상황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업계에서는 낙관론과 더불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만 붓다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한다면 경영 효율화와 사업 구조 개편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연합뉴스]


◆3세 김동관이 그린 그림, 대형 M&A 시험대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할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항공·지상 중심 방위산업을 넘어 해상까지 육해공을 아우르게 된다. 한화가 보유한 해외 영업망과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전투함 건조 능력을 합쳐 시너지를 낸다는 계산이다.

또한 한화솔루션과 한화임팩트 등 계열사의 에너지·수소 분야 경쟁력을 결합해 친환경 선박과 액화천연가스(LNG)·암모니아 운반선 개발·수주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운송·발전에 이르는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갖추는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한다.

이러한 밑그림에는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 사장에서 승진한 김 부회장은 그룹 지주회사격인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경영권 승계 수순을 밟는 김 부회장으로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능력을 검증할 시험대와 다르지 않다. 더구나 '김동관 체제'에서 추진되는 첫 번째 대형 인수합병(M&A)이다.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이 M&A로 그룹을 키운 '승부사'로 통하는 것처럼 김 부회장도 M&A를 통해 실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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