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치솟는 대출금리 실수요자 한숨만…은행은 즐거운 비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1-11-02 16:01:39

시중銀 주담대 변동금리 최고 4.8%·혼합형 5.3%

한도·우대금리 축소 가속…업계 최대 순익 기대

시중은행 한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은행권 대출 금리가 기현상으로 불릴만큼 급속도로 오르면서 이사철을 맞은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내년까지 전방위 대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천명한 가운데, 실수요자 보호라는 정책 기조와 달리 은행들만 예대 마진에 따른 이자 수익으로 배를 불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세자금 대출과 함께 대표 실수요로 분류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전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기준 연 3.31~4.814% 수준이다. 불과 두 달 전 2.62~4.19%와 비교할 때 하단과 상단 각각 0.69%포인트, 0.624%포인트 상승했다.

변동금리가 아닌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의 상승 폭은 더 크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2.92~4.42%에서 3.97~5.377%로 올랐다. 최고 금리가 5%를 훌쩍 넘자 은행 창구에는 이자 부담을 호소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반영한 대출 금리를 적용하고 있지만 현재처럼 급격히 오름세를 보인 경우는 드물다는 분석이 따른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시장 경제의 순환이라 해도 하루에만 0.2%포인트씩 오른 것은 처음 본다"며 "지표 금리 등에 기반한 산출 방식이기 때문에 손쓸 수는 없지만 매우 이례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대출 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것은 연말까지 은행별 지켜야 할 대출 총량 규제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사에 예외 없이 작년 대비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맞출 것을 지도하고 있다. 대출 증가율 마지노선이 6.9%인 셈이다.

이미 규제 범위를 벗어났거나 아슬아슬하게 턱걸이하고 있는 대다수 은행 입장에서는 당국의 규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지표금리에 자체 판단으로 더하는 가산금리를 더 올리거나 거래실적 등을 반영해 깎아주는 우대금리를 줄여야 하는 사정에 처했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깎아 실제 적용 금리를 0.3%포인트 올렸고, 우리은행은 아파트담보대출에 관한 우대금리 최대폭을 0.5%에서 0.3%로 0.2%포인트 깎았다.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에 이어 SC제일은행은 신규 주택담보대출 실행을 아예 봉쇄하기에 이르렀다.

사정이 이렇자 수요가 몰려드는 상황에서 신용대출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줄줄이 오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이자 수익 기록을 매 분기 경신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양상이다.

더욱이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은행권 금리 오름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전 한은 금통위에서 밝혔듯 11월 회의에서 현 0.75% 기준금리를 또 한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금리에는 선반영됐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대출 한도 축소와 우대금리 폐지 등의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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