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위기의 롯데온, '패션+그로서리'로 반등 노린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데일리동방 생활경제부 기자
2021-03-15 15:04:10

미미한 온라인 통합 시너지…대표 교체 '강수'

네이버 제휴 등 공격적 행보 보이는 SSG닷컴과 대조

"프로모션 강화해 외형 성장에 초점…그로서리로 차별화"

[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이 재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

출범 1주년이 다 되어가지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안착 실패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유통업계 '맞수'인 신세계그룹이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띄우기 위해 네이버·11번가 등과 사업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통명가' 롯데의 명성을 온라인에서 과연 이어갈 수 있을까.

15일 롯데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마케팅 활동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프로모션 등을 강화해 올해는 외형을 확장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품 구성 측면에서는 그로서리(식료품)를 중심으로 차별화를 모색하는 중"이라면서 "결국 롯데쇼핑이 갖고 있는 경쟁력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의 식품들이라고 생각해 이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온은 롯데쇼핑이 온라인 통합 작업을 완료하고 지난해 4월 출시한 통합 이커머스다. 롯데온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7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이 161조1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온의 점유율은 약 4.6% 수준이다.

롯데온은 SSG닷컴과 비교선상에 놓일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있다. 롯데온과 SSG닷컴은 오프라인 유통시장을 주름잡던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뒤늦게 온라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내세운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미 '초저가검색'의 네이버, '로켓배송'의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한 뒤였기에 롯데온과 SSG닷컴이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세울지 관심이 쏠렸다.

이커머스 업계의 핵심 지표인 거래액 규모에서는 일단 롯데온(7조4000억원)이 SSG닷컴(3조9000억원)을 앞섰다. 그러나 통합 온라인몰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달라진다. 롯데온 출시 전 롯데쇼핑 각 계열사의 온라인 거래액을 합친 규모가 2019년 기준 7조2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온의 통합 시너지는 3% 성장에 그쳤다. 이는 이마트몰을 흡수한 SSG닷컴의 거래액이 같은기간 37% 증가한 것과 대조됐다.

최근 대내외적 행보에서도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SSG닷컴은 11번가에 입점해 '오늘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데 이어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통한 사업협력을 모색하는 등 연달아 '적과의 동침'에 나서고 있다.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야구단 이름을 'SSG랜더스'로 짓는 등 SSG닷컴 홍보에도 공격적이다.

롯데온은 폭풍전야처럼 조용하다. 그나마 현재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를 두고 롯데 측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해가면서 인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카카오 등에 비해서는 인수의지가 강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투자은행(IB) 업계의 평이다. 약 4~5조원으로 추산되는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부담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해 티몬 인수를 검토하다가 포기한 바 있는데, 당시 티몬의 몸값이 약 2조원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롯데온은 이상하리만큼 웅크리고 있다"면서 "자체적인 차별화 요소도, 외부업체와의 협력도 눈에 띄지 않아 전반적으로 온라인 전환에 좀처럼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온의 도약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우선 롯데온은 그로서리(grocery)와 패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올해 안에 온라인 쇼핑몰을 한 곳에 모은 온라인 패션 전문관을 신설할 예정이다. 여성 쇼핑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지그재그, 에이블리와 흡사한 형태로 현재 40여개 매장이 입점한 상태다. 

아울러 그로서리도 강화한다.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식품을 공급해 롯데온 성장에 힘을 실어줄 주력 상품군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 자동화 물류를 구축하고 있어 배송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매장 안에 피킹스테이션을 설치해 매장 전후방으로 이어지는 자동화 시스템인 '스마트스토어'를 현재 2곳에서 연내 12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피킹은 직원이 하되 패킹을 자동화하는 '세미다크스토어'도 올해 안에 2곳에서 27개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물류 확장세에 근거해 지난해 주춤했던 롯데온은 연간 20%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롯데멤버스 3900만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식품 중심의 온라인 쇼핑 고성장이 전망되는 것도 롯데온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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