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설연휴 영상통화 무료, '하나마나'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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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2021-02-09 19:03:59

SNS로 영상통화 일반화...대통령도 카톡으로 '국민과 소통'

와이파이 이용시 무료…정부, 설 연휴 앞두고 '생색내기' 지적

한 어르신이 KT의 영상통화 서비스 '나를'을 통해 가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KT]



이동통신 3사가 설 연휴 동안 영상통화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모습이지만, 소비자들의 칭찬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이통3사가 '하나마나'한 서비스로 생색을 내려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통부와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등 3사는 9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설 연휴인 11~14일 나흘 간 영상통화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고향방문 자제를 권고한 상황에서 랜선 귀향과 온택트 세배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이통3사의 이번 결정으로 영상통화가 가능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설 연휴 동안 누구나 요금 부담 없이 영상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 이통3사는 물론 알뜰폰 이용자까지 무료로 영상통화를 쓸 수 있다.

이통3사의 이번 영상통화 무료 서비스는 기업이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영상통화 무료로 통신사는 통신사가 접속료 등 일부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비용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가 비용적 부담을 안고 제공하는 서비스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정부의 의도라면 가정에서 이용해야 하고, 대부분 가정에 와이파이가 있어 이미 '공짜 서비스'로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상통화 무료 서비스가 '하나마나한 서비스'라는 지적도 나온다.

영상통화 서비스의 경우 기존에도 통신사의 영상통화를 이용하기보다 카카오톡 등 SNS의 영상통화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았다. 통화료가 발생하는 통신사 영상통화와는 달리 SNS를 활용한 영상통화는 와이파이를 쓰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통화 무료 소식을 들은 한 고객은 “보통 집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해 SNS를 통한 영상통화를 많이 사용했고, 요즘은 지방의 부모님들도 SNS 영상통화를 곧잘 이용하신다”며 “무료화 한다고 해도 기존 앱이 아닌 통신을 사용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크게 줄면서 집에서 SNS를 활용해 무료 영상통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는 11일 '국민과의 소통'에 카카오톡의 영상 통화 서비스 '페이스톡'을 이용할 예정이다.

통신사의 영상통화를 이용하는 고객이 적은 만큼, 무료 서비스로 실제 고객의 편의가 얼마나 커질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이통3사가 정부의 생색내기용 비대면 서비스 관련 요청에 따라 '영상통화 무료'를 선택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각 이동통신사에서 설 연휴 동안 화상통화를 무료로 지원해 주기로 했다”고 소개한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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