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협상 칼자루 잡기 위해 ‘애플 신비주의’ 역이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욱 기자
2021-02-09 07:53:17

현대차 강한 부정, 또 다른 의도 담긴 듯

애플 없어도 된다는 강한 자신감 보인 것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본사.[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현대자동차그룹이 당초 예상과 다른 공시로 인해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정보 유출로 인해 애플과 협상이 깨졌다는 분석과 함께 현재는 중단됐지만 협상이 완전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가 애플과 협상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애플의 신비주의’를 역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8일 공시를 통해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 달 전 양사간 협력설이 제기 됐을 때는 “다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공동 개발 협력 요청이 있지만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며 특정 기업 이름 언급을 자제했다.

현대차가 굳이 공시에 애플 이름을 거론해 가며 강한 부정을 한 것은 또 다른 의도가 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이런 식으로 단정적으로 나오는 경우는 협상을 아예 안 했거나 협상이 깨졌다는 의미”라며 “현대차가 이런 공시를 한 것은 애플과 개발을 같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애플의 협상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협상을 중단한 곳도 애플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언론에 협상 과정이 공개되면서 애플이 불만을 토로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이러한 애플의 신비주의를 역이용한 것은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협상을 애플이 주도하면서 현대차가 끌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정보를 흘렸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현대차는 유럽 완성차업체와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꽤 장기간 긍정적으로 진행됐지만 결렬됐다. 이 협상 과정은 지금까지도 외부에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그만큼 현대차도 정보보호에 철저하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될 때 정보보호에 나서는 것은 현대차도 마찬가지데 애플과 협력 사실이 알려진 것이 이상했다”며 “현대차의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차 E-GMP[사진=현대차]


현대차는 현재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라는 전기차 개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를 포함해 테슬라, GM, 폴크스바겐 등만 보유한 기술이다. 현대차는 단순히 현대차・기아 전기차에만 E-GMP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업체와 공유를 할 계획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애플은 자율주행차량을 빠른 시일 내에 생산할 수 있는 완성체 업체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기아 조지아 공장은 애플이 원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기술력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더 절실한 애플에 끌려 다닐 이유가 없다”며 “현대차 입장에서는 애플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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