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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식음료값 인상에 감염병 확산까지…눈물 짓는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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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신종코로나] 식음료값 인상에 감염병 확산까지…눈물 짓는 ‘소비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기수정 기자
2020-02-05 00:00:00

소비심리 위축에 일반매장 방문객 크게 줄어…유통·소상공인 시름↑

#가정주부 안은경씨(38)는 요즘 “살기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산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오르는 식음료 가격 때문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오르지 않는 것은 남편 월급뿐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외식을 하고, 영화를 보는 소소한 즐거움을 누렸는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그 즐거움마저 잃어버렸다. 안씨는 “집밖에서 즐기는 작은 행복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왔던 서민인데, 이젠 밖에 나가고 지갑을 여는 게 스트레스가 됐다”고 토로했다. 

새해 전후로 식음료업계가 줄지어 ‘가격인상’을 한 데다 신종 코로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갑을 닫은 소비자로 인해 유통업계도 매출 감소 등 고충을 겪고 있다.
 

농심이 최근 둥지냉면 출고가격을 12.1% 인상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둥지냉면. [사진=기수정 기자]

◆식음료업체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가격 인상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음료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일부 품목 가격 인상에 돌입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인상 이유였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둥지냉면 출고가격을 8년 만에 12.1%, 생생우동은 3년 만에 9.9% 각각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냉장 햄·소시지·베이컨 등 26개 품목 가격을 오는 13일부터 평균 9.7% 올린다. 냉장햄 가격 인상은 201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롯데리아 역시 지난해 12월 19일부터 버거류 13종·디저트류 6종·드링크류 2종·치킨류 5종 등 26종에 대해 판매 가격을 올렸다. 평균 인상률은 2%다. 맥도날드 치즈버거와 빅맥 세트는 지난달 20일부터 200원씩 올랐고, 다른 제품은 100원에서 300원까지 뛰었다. 배달 메뉴 전 품목도 100원씩 인상됐다.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도 가격을 올렸다. 원두값 인하로 눈길을 끌었던 빽다방도 지난 3일부터 가맹점주 원가 부담이 높은 완전초코바나나빽스치노‧완전딸기바나나빽스치노‧녹차빽스치노‧사라다빵 등 4종 가격을 인상 조정했다. 가맹점주 부담을 낮추기 위해 소비자 부담을 높인 꼴이다.

직장인 김정선씨(30)는 “직장 동료와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부담이 된다”며 “업체는 몇백원 인상이라고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은 그 이상”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거세지면서 소비심리는 다시 한 번 위축됐다.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아예 외출을 중단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주부 이현아씨(37)는 “평소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장을 보고, 외식도 종종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음료 가격 인상에 바이러스 감염 문제까지 겹쳐 외식은 하지 않고 있다. 장보기 횟수도 줄였다”고 전했다. 
 

4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전경.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발길이 끊이지 않던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려로 썰렁한 분위기다. [사진=기수정 기자]

◆“가지도 사지도 말자”···지갑닫는 소비자에 유통업 직격탄

유통업체와 소상공인들도 깊은 시름에 빠졌다. 식음료 가격 인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등으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탓이다.

직접 얼굴을 맞대는 매장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다녀간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롯데면세점 제주점, 이마트 부천점과 CGV 성신여대입구점·부천역점 등은 임시휴업에 들어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방문객 수도 감소 추세다.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백화점과 대형마트 방문객 수는 최대 40%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서울 중구 한 대형마트는 무척 한산했다. 평소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으로 붐벼 발 디딜 틈 없었던 곳이다. 한 매장 직원은 “설 명절 이후 방문객이 잠시 주춤하다 금세 회복하곤 했는데, 신종 코로나 확산 이후 마트를 찾는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귀띔했다.

전통시장도 상황은 같았다. 평소 평일 점심시간에도 북적였던 중구 한 재래시장은 상인들을 제외하고는 방문객 발길이 뜸했다. 시장을 찾는 관광객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유통업계 매출 타격이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보다 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식음료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눈총을 받는 상황에서 전염병 공포증까지 더해진 형국이기 때문이다.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냉랭해진 한·중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줄었다.

특히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통시장 한 상인은 “(신종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우리도 생계 때문에 문을 열긴 하지만 두려운 건 사실”이라며 “하루빨리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관련 대응반을 구성하고, 긴급경영안정자금 투입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메르스 때처럼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협의해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4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형마트 전경. 관광객과 내국인 발길이 끊겨 한산한 분위기다.[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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