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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대출 숨통도 조인다…저신용자 '급전 창구' 막히나
서민들의 '마지막 대출 창구'로 여겨졌던 보험계약대출마저 정부 규제의 칼끝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간신히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폭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졌고 보험사들은 일제히 한도 축소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와 스트레스 DSR 규제가 직·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저신용자들의 자금줄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35개 생명·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1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77억원(0.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8%였던 증가율이 1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대출 증가율은 고작 0.35%에 불과했다. 보험계약대출은 별도 심사 없이 해약환급금 한도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의 '숨통'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당국의 DSR 규제 강화와 대출 총량 관리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보험사들은 스스로 대출 한도 축소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대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화재는 지난달 일부 보험상품의 대출 가능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50%에서 30%로 축소했고, NH농협생명도 종신형 연금 담보 인정 비율을 50%로 하향 조정했다.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가장 큰 삼성생명도 0.06% 증가에 그치며 제자리걸음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금융당국이 공식적으로는 보험계약대출에 DSR 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 급증이 풍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사실상 자율 규제를 유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현장에선 충분히 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계층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라는 점이다. 갑작스러운 의료비, 생계비 등 긴급한 현금 수요에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해왔던 이들로서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전방위적 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정작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현실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서민층의 보험계약은 규모도 작고, 대출 한도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나마도 막히면 생활자금 확보가 매우 어려워진다"며 "보험계약대출까지 위축되면 저신용자들의 자금난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2025-07-24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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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외친 인터넷은행, 정작 시중은행보다 더한 '이자장사'
'포용금융'을 기치로 내세웠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실상은 주요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예대금리차로 이자장사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당시 약속했던 중저신용자 지원과 금융소외계층 포용은 구호에 그쳤고, 전통 은행보다도 불리한 조건으로 고객을 상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4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가계대출 기준, 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34%로 나타났다. 반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2.05%로 시중은행보다 무려 0.71%포인트 높았다. 이는 전월(1.85%) 대비 0.2%p 확대된 수치로 이들 은행이 이자 마진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와 대출자에게 부과하는 금리의 차이로, 수치가 클수록 은행의 수익은 증가하지만 고객 부담은 커진다. 통상 고금리 장사를 비판받아온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점은, 이들이 '포용금융'의 탈을 쓴 채 오히려 수익 극대화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범 초기 '중금리 대출 확대', '신용 사각지대 해소'를 외쳤던 인터넷은행들은, 지금은 전통 금융권보다도 보수적인 여신 전략과 수익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중심의 대출 구조로 인해 예대금리차가 클 수밖에 없다는 항변도 있지만, 이는 결국 리스크를 고금리로 전가하는 방식일 뿐, 실질적인 금융 포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수익구조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 자산관리, 플랫폼 수익 등 다변화 전략을 꾀하고 있는 반면, 인터넷은행은 사실상 ‘가계대출 편중’에 머물고 있다. 비대면 중심의 영업 특성상 기업대출 확대는 제한적이며, 비이자 수익원도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인터넷은행들은 사실상 대출 접수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영업점이 없는 이들 은행 입장에선 손발이 묶인 셈으로, 수익 모델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출범 당시 명분이었던 금융혁신, 포용금융이라는 말은 이제 공허하게 들린다"며 "인터넷은행이 이대로라면 ‘디지털 은행’이라는 이름만 빼고 기존 은행과 다를 바 없는 ‘이자장사 은행’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2025-07-24 0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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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텔링ESG] '예상보다 심각' 美 AI 데이터센터 물 부족 현상…ESG경영 절실
챗GPT를 선두로 하여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가 현재 미국이지요. AI 데이터센터 건설 역시 어느 나라보다 활발합니다. 미국 국토 면적은 대한민국의 약 100배, 이러니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지을 땅도 넓고, 전기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네요. 특히 미국 중서부‧남서부에 이들 센터가 몰려 있는데 이는 저렴한 토지, 전력 요금, 냉각 조건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거랍니다. 그런데 해당 지역에서는 물 부족 현황과 더불어 주민과의 갈등도 심각하다네요. 우리나라도 AI 데이터센터가 건립 중이거나 준비 중인데 미국 선례를 거울삼아 이웃, 환경과 함께 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센터가 되길 기원하며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현황을 알아볼까요? ◆저렴한 땅값‧전기요금 찾다보니...남‧중서부 물부족 지역에 몰려 수자원 압박 미국 전역의 AI 데이터센터 중 약 40%가 물 부족 지역에 밀집해 있습니다. 특히 애리조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버지니아 주 등지에 많은 AI 설비가 구축되고 있으며 이 중 상위 대형 센터의 43%가 고질적인 ‘물 스트레스 지역’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데이터센터 산업에 특화된 글로벌 정보제공 기업 ‘데이터센터 다이나믹스(Datacenter Dynamics)’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앨리’로 불리는 북부 버지니아에서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의 70%를 처리하고, 일부 센터 한 곳이 하루 최대 500만 갤런(약 190만 리터)의 물을 소비한답니다. 미 중서부 일리노이, 아이오와의 데이터센터들이 수도권 외곽 지역 물 사용량의 약 20% 수준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이오와주의 도시 알투나에서는 데이터센터 하나가 도시 전체 상수도 사용량의 상당 부분을 끌어쓰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답니다. 텍사스주 역시 AI 데이터센터들이 들어선 이후 전기와 물이 함께 부족해지고 있답니다. AI 데이터센터의 냉각수 수요가 전력 수요와 더불어 지역 수자원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단가가 낮고 넓은 부지가 확보되지만 지하수 고갈 및 규제 압력 증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네요. ◆AI 데이터센터 냉각수…‘식수’라서 더 문제 문제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물이 식수라는 점입니다. 재활용수를 활용하는 법을 배운 농민이나 골프장과는 달리 냉각을 위해 물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신선한 물(freshwater)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100MW급 데이터센터가 하루 최대 530만 갤런(약 200만 리터)의 물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약 6500 가구가 사용하는 식수 용량과 맞먹는답니다. 북부 버지니아 일부 센터에서 하루 사용하는 물의 양은 약 6132 가구가 사용하는 식수가 되는 거죠. 더구나 해당 지역은 최근 몇 년간 한 달 이상 이어지는 가뭄과 열파를 경험해 온 지역이라네요. 미국의 디지털 경제‧비즈니스 전문 미디어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2025년 기준 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으로 인해 일부 시설이 수백만 갤런씩 일일 냉각수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도시 규모의 물 소비와 유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콜로라도강은 7개 주를 가로지르며 약 1450 마일(약 2334km)을 흐르는 큰 강입니다. 이 강은 멕시코 국경을 넘기 전까지 약 4000만명에게 식수를 공급해 생존을 지탱할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농업지대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임페리얼 밸리, 애리조나 유마 지역 농작물에도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중요한 미국 ‘서부의 물 동맥’이 최근 인근 지역에 들어선 AI 데이터센터의 과도한 물 사용으로 인해 고갈 위기에 처해 있다네요. 이미 그 영향은 여러 영역으로 파급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에서는 일부 주택 건설업자들이 개발 지역에 충분한 물이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해 건설을 중단했고 피닉스 남쪽 지역의 목화 재배 농민들은 물 부족 우려로 수천 에이커 규모의 농지를 방치하고 있답니다.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이 잔디에 물 주는 것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이르자 미국 서부의 여러 주는 103년 된 ‘콜로라도강 협약(Colorado River Compact)’을 바탕으로 물 배분 재협상에 나선 상황이랍니다. 이 협약은 1922년 체결된 물 자원 분배 협약으로, 콜로라도강의 물을 미국 서부 7개 주에 어떻게 나눌지를 정한 협정인데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로 수요는 많아지고 공급은 줄어 이 협약을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에 나선 겁니다. ◆기술 기업들의 물 관리 전략 한계로 지역 갈등, 규제 유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AWS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2030년까지 ‘물 순 소비량 플러스(water-positive)', 즉 물 사용량이 공급을 초과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의 물 부족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실정이라네요. 아직 대다수 데이터센터는 물 재활용보다 신선한 담수를 냉각용으로 직접 소비하고 있어 지역 주민 및 농업용수와의 갈등을 유발합니다. 최근 아리조나주 구디어(Goodyear)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개발로 지역 지하수 스트레인과 주민 반발이 이어졌고 일부 지역은 지하수 고갈과 토지 사용 제한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고성능 컴퓨터 칩을 냉각시키기 위해 막대한 양의 물을 필요로 해 왔고 최근에는 물 사용에 덜 의존하는 냉각 기술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일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네요. 아마존은 여전히 물 사용량이 많은 증발 냉각(evaporative cooling) 기술을 선호하고 있지만 모든 데이터센터가 이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텍사스와 애리조나 등 일부 주에서는 AI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이 지역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규제와 공공 감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텍사스주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데이터센터로 인해 전력 수급뿐 아니라 냉각용 물 부족까지 겹치면서 지역 전력 당국과 수자원국이 함께 데이터센터 운영기준 개선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의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허가 과정에서 ‘지하수 보존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지하수 사용량 상한제도를 검토 중이랍니다. 한편 버지니아주에서는 100MW 이상의 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해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분기별로 보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투자 위축 우려로 현재는 보류 상태입니다. ◆ 물 부족을 넘는 AI 인프라,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의 조건은? 미국 전역의 AI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물 부족 문제는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과 지역 사회 신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일부 지방 정부는 해결책 마련에 나서고 있답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냉각 방식이 점차 확산 중이라네요.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부 지역 데이터센터에서 침수 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을 시험 중이며, 구글은 유럽 네덜란드 지역 센터에 100% 공기 냉각 방식을 도입해 '물 없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여전히 물 사용량이 많은 증발 냉각(evaporative cooling) 기술을 일부 센터에서 선호하고 있지만 일부 리전에서는 재처리된 폐수나 빗물 저장 시스템을 활용해 냉각수를 보충하는 방식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리전(region)'이란 클라우드 기업들이 특정 국가나 도시 단위로 구분한 데이터센터 운영 권역을 의미하며, 한 리전에는 여러 개의 데이터센터가 묶여 운영됩니다. 정책적으로는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 공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고, 지속 가능성 기준에 따라 입지를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네요. 이러한 접근은 데이터센터 산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신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공공 자원과의 조화를 이끄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거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ESG 경영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기술적 실행과 투명한 정보 공개,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AI가 바꿀 미래가 진정으로 지속 가능하려면 데이터센터는 기술만큼이나 환경과 이웃을 고려하는 공간이 돼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테지요!
2025-07-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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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국내선 AI로 내실, 해외선 UGC로 확장…북미서 '제2의 생태계' 퍼즐 맞춘다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또 한 번의 거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검색과 커뮤니티의 왕좌를 넘어 인공지능(AI)을 심장으로, 확장현실(XR)을 새로운 영토로 삼는 '미래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네이버의 압도적인 콘텐츠 역량을 극대화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정교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I ◆ '커머스'로의 확장 발판, '사용자 데이터'라는 독보적 자산 네이버의 현재 전략을 이해하려면 그 성장 과정을 되짚어봐야 한다. 네이버는 초기 뉴스 서비스로 사용자를 모은 후 집단지성의 상징이 된 '지식iN' 그리고 '카페'와 '블로그'라는 강력한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대한민국 인터넷의 중심이 됐다. 이 과정의 핵심 동력은 바로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였다. 수십 년간 쌓인 방대한 UGC는 네이버에 단순 트래픽을 넘어 사용자의 관심사, 행동 패턴, 언어 습관이 녹아 있는 독보적인 데이터 자산을 안겨주었다. 이 데이터는 현재 네이버 AI 전략의 가장 중요한 '연료'가 되고 있으며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콘텐츠와 커뮤니티로 강력한 사용자 '락인(Lock-in)' 효과를 구축한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쇼핑과 금융이라는 고부가가치 거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영토를 확장했다. 사용자의 검색 데이터와 관심사를 쇼핑 추천에 활용하고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까지 완결시키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제 네이버는 축적된 데이터 자산과 통합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시대로의 도약을 준비한다. 그 중심에 '온 서비스 AI(On-service AI)'와 'XR'이 있다. 네이버는 AI를 특정 서비스의 부가 기능이 아닌 검색, 커머스, 콘텐츠, 금융 등 모든 사업 부문을 관통하는 '중앙 신경계'로 삼고 있다. 동시에 텍스트와 이미지의 2차원 경험을 넘어 3차원 가상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XR 경험을 미래의 핵심으로 보고 이 두 가지를 융합해 '지능형 몰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 하드웨어 아닌 '콘텐츠'로 XR 시장 공략 네이버의 미래 전략은 크게 '콘텐츠 중심의 XR 생태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전방위 AI 기술' 두 축으로 나뉜다. 메타와 애플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XR 하드웨어 개발 경쟁을 벌이는 동안 네이버는 영리하게 다른 길을 택했다. 직접 기기를 만드는 대신 삼성전자가 구글·퀄컴과 개발 중인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등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에 탑재될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미 웹툰·K팝 등 강력한 지식재산권(IP)과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 '치지직' 등 검증된 플랫폼, '비전·모션 스테이지' 같은 전문 제작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해 하드웨어 경쟁의 위험을 피하면서 안드로이드 XR 생태계의 핵심 콘텐츠 공급자 즉 'XR계의 넷플릭스'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XR 비전의 실현은 강력한 AI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핵심 기술인 'MUAi(Media AI Understanding)'는 영상의 전체 맥락과 의미까지 '이해'하는 AI다. 이 기술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와 결합해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더욱 개인화되고 지능적으로 만들고 있다. AI가 복잡한 질문에 답을 제시하고(검색), 방대한 상품 후기를 요약해주며(쇼핑), 금융 보고서를 분석하는(금융) 등 플랫폼 전체의 사용자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 네이버 DNA, 북미에 심다…'제2의 네이버'로 미래 개척 네이버가 국내에서 AI와 XR 기술로 서비스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는 동안 그 시선은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를 향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네이버의 통제 밖에 있는 XR 하드웨어의 대중화 속도와 메타, 애플이라는 거대 기술 기업과의 경쟁은 분명한 도전 과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네이버는 자사의 가장 강력한 성공 방정식인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들고 북미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연내 북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신규 UGC 플랫폼 '싱스북'은 네이버의 미래 전략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야심작이다. 싱스북은 화려한 사진과 팔로워 수 경쟁에 매몰된 기존 소셜미디어(SNS)와 결을 달리한다. 대신 영화·독서·음악 감상 등 개인의 '취향'을 깊이 있게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네이버를 대한민국 최고의 플랫폼으로 만든 '네이버 블로그'의 성공 DNA를 북미 이용자 스타일에 맞춰 재해석한 것이다. 싱스북의 출시는 이해진 창업자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데이터 싸움에서 승부하고 싶다"며 UGC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즉 싱스북은 단순한 SNS가 아니라 북미 현지 이용자들의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 네이버의 AI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데이터 전초기지'인 셈이다. 한국에서 블로그와 카페 데이터가 AI의 밑거름이 되었듯 북미에서는 싱스북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 네이버의 북미 공략은 싱스북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있는 웹툰 엔터테인먼트, C2C 커머스 플랫폼 '포시마크'와의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예를 들어 싱스북에 기록된 특정 패션 아이템이나 웹툰에 대한 취향 데이터가 포시마크의 상품 검색이나 웹툰 추천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거대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이는 네이버가 국내에서 검색, 커뮤니티, 쇼핑, 결제를 하나로 묶어 성공 신화를 썼던 것처럼 북미 시장에서도 UGC를 중심으로 콘텐츠와 커머스를 융합하는 '제2의 네이버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25-07-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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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9명, 도시 거주… 국토의 16%에 인구 92% 몰려
국민 10명 중 9명이 전체 국토 면적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도시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화가 사실상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공업지역은 확대되고 개발행위 허가는 꾸준히 줄고 있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3일 ‘2024년 도시계획현황 통계’를 발표하고, 지난해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 5122만명 중 4715만 명(92.1%)이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사는 도시지역 면적은 1만7639㎢로, 전체 국토 면적(용도지역 기준) 10만6567㎢의 16.5%에 불과하다. 도시화는 1960년 인구 비중 39.7%에서 2000년 88.3%까지 빠르게 진행된 뒤 2005년 90.1%를 넘기며 정체 구간에 진입했다. 지난해 도시 인구 비율은 2023년과 같은 92.1%로, 2년 연속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전체 용도지역 면적은 2019년 10만6211㎢에서 지난해 10만6567㎢로 간척사업 등에 따라 0.3%(356㎢) 증가했다. 도시 외 지역은 △관리지역 2만7342㎢(25.7%) △농림지역 4만9189㎢(46.2%) △자연환경보전지역 1만1872㎢(11.1%) △미지정지역 525㎢(0.5%)로 나뉜다. 도시지역 내 용도지역별 비중은 △녹지지역 71.2%(1만2556㎢) △주거지역 15.8%(2784㎢) △공업지역 7.2%(1277㎢) △상업지역 2%(348㎢) 순이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주거지역은 83㎢(3.1%), 상업지역은 10㎢(2.8%), 공업지역은 58㎢(4.8%) 각각 증가했고, 녹지지역은 76㎢(0.6%) 감소했다.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2014년 도입된 성장관리계획구역은 지난해 1만1975개소, 4259㎢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899㎢) 대비 373.7%(3360㎢) 증가한 수치로, 5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3.7배 확대됐다. 지난해부터 계획관리지역 내 공장 설립을 위해 성장관리계획 수립이 의무화된 데 따른 결과다. 건축물 신축이나 농지를 개발용도로 전환하는 ‘개발행위 허가’는 3년 연속 줄어들며 지난해 18만6080건을 기록했다. 2016년 30만5968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였고, 2021년 27만5211건으로 소폭 반등했다가 다시 감소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건축물 건축 9만769건(48.8%) △토지형질 변경 5만949건(27.4%) △공작물 설치 2만7401건(14.7%) 등 순이다. 도시·군계획시설 면적은 7196㎢로 집계됐다. 시설 유형별로는 △교통시설(도로·철도 등) 2302㎢(32.0%) △방재시설(하천·유수지 등) 2242㎢(31.2%) △공간시설(공원·광장 등) 1208㎢(16.8%) △공공문화 및 체육시설 1020㎢(14.2%)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10년 이상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장기미집행 도시·군계획시설은 2014년 943㎢에서 지난해 340㎢로 63.9%(603㎢) 감소했다. 국토부가 2020년 실효제 시행을 앞두고 해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불필요한 시설을 정리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세한 통계는 국토부 ‘토지이음’, ‘지표누리’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5-07-23 22: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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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상반기 매출 2조원 돌파...실적 호조 이어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또 한 번 실적을 경신하며 CDMO 업계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5882억원, 영업이익 96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4844억원), 46.7%(3065억원)이 증가한 수치로 4공장의 가동으로 매출 증대와 바이오시밀러 판매 호조가 주요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은 1조2899억원, 영업이익 475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5%(1330억원), 9.46%(411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정공시를 통해 2025년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25~30%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1~3공장 운영 효율 개선과 4공장 램프업(가동 확대) 등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1조142억원, 영업이익은 4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2040억원), 44.9%(1478억원)이 늘었다. 기존 1~3공장과 2022년 10월 부분 가동에 들어갔던 4공장 6만 리터(ℓ) 설비가 안정적으로 풀가동되고 18만ℓ 규모 설비의 조기 램프업에 성공한 영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월 18만ℓ 규모의 제5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총 생산능력을 78만4000ℓ까지 확대했다. 향후 2032년까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3개 공장을 추가 건설해, 총 132만4000ℓ 규모의 글로벌 최대 바이오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 영역 확장을 위해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고객사와 협업하며 장기적인 파트너십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등 첨단 치료제 모달리티도 적극 개발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거점 확장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기존 미국외에도 올해 초 일본 도쿄에 영업 사무소를 개소해 아시아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 40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수주 활동을 확대하며 글로벌 CDMO 리더십을 한층 더 공고히 하고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인적 분할을 통해 CDMO 전문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누적 수주 계약 규모는 3조2000억원에 달하며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7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CDMO 수주 모멘텀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공장 부분 가동(2022년 10월) 이후 5개월 만에 5공장 증설 발표가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연내 6공장 증설 발표도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5-07-23 18: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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