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령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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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 '컴백'…빼앗긴 1위 되찾을까
‘해현갱장(解弦更張)’.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창립 32주년을 맞아 내세운 새로운 경영 슬로건이다.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풀어 다시 팽팽하게 맨다’라는 뜻으로 권 회장이 복귀와 함께 교촌의 새로운 시작을 선포했다. 그동안 치킨업계 1위 자리를 지켰던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실적 하락세를 겪으며 bhc치킨에 왕좌를 내줬다. 3년만에 다시 경영권을 잡은 권 회장이 주력 치킨 사업을 넘어 새 먹거리 발굴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제2의 도약’에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410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89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는 적자전환됐다. 이 기간 매출은 1289억원, 영업손실은 3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이유로는 프로모션 비용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 판매관리비 증가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bhc치킨은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507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기준 업계 1위로 올라섰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bhc치킨 매출은 교촌치킨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증권가는 교촌에프앤비의 적자가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 추정 올해 1분기 예상실적(연결기준)은 매출액 1344억원, 영업이익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3.3% 감소할 것”이라며 “연중 스포츠 행사 등으로 하반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 어려운 상황 속 지난해 12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권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권 회장은 지난 2019년 친인척의 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책임을 지고 회장 및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3년 9개월 만에 복귀한 만큼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권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묘수는 결국 상생경영, 정도경영. 책임 경영에 있다”며 “이 가치들 위에 세워질 새로운 비전과 성장 동력으로 교촌을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는 글로벌 식품 라이프스타일 100년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비전 달성을 위해 G(Global, 글로벌), S(Sauce, 소스), E(Eco, 친환경), P(Platform, 플랫폼) 등 4가지 핵심 키워드도 제시했다. 교촌치킨은 현재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6개국에 약 67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캐나다에 새롭게 진출해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특히 동양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한류 영향으로 K-푸드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캐나다 서부 지역에 향후 5년간 30개 매장을 개설한다는 목표다. 권 회장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사업 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주류 사업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21년 120억원을 들여 LF 주류 유통 자회사 인덜지로부터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하고 주류제조 면허를 취득했다. 업계에 따르면 매장 판매 기준 수제맥주 마진율은 60% 수준이다. 교촌은 전국에 1300개 넘는 매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맥주 사업이 자리만 잘 잡으면 수익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촌에프앤비는 특허청에 ‘문베어’, ‘문베어 모스카토 스위트 에일’, ‘문베어 소빈 블랑 아이피에이’ 등 약 10개의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권 회장은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주 시장에도 진출했다. 교촌은 지난해 9월 프리미엄 장류와 탁주 제조 회사인 ‘발효공방1991’을 설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북 영양군에 양조장을 개소했다. 이 양조장은 1926년 설립돼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교촌은 이 양조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전통주 사업을 본격화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가 위기인 가운데 권원강 의장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소비 트렌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제품 출시하고 고객 수요 확보 및 이익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3-03-21 18: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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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누가 웃을까…인천공항 면세사업권에 희비 갈린 '롯데·신라'
국내 면세업계의 판도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국내 1위 면세기업인 롯데면세점이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천공항 입찰은 10년짜리 사업권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과감한 베팅으로 승기를 잡은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이 향후 1위를 탈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7일 사업제안서(60%)와 가격입찰서(40%)를 검토해 선정한 제4기 면세사업권 1차 사업자를 발표했다. 향수·화장품(DF1)과 주류·담배(DF2) 사업권 후보로는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가 선정됐다. 패션·부티크(DF3·4) 사업권도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가 맞붙는다. 부티크(DF5) 사업권을 두고는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이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롯데는 단 1곳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롯데는 1·2·5구역에 입찰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로 후보에서 밀려났다. 최종 선정된 사업자는 이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면세점 운영을 시작하게 되며 운영 기간은 최장 10년이다. 신라·신세계는 과감한 베팅으로 향후 10년(기본 5년+옵션 5년)간 최소 2개 사업권을 확보했다. 신라는 1그룹(DF1~2), 신세계는 2그룹(DF3~5)에서 최고 입찰가를 써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매출 외에도 상징성과 홍보 효과 등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사업 기간이 늘어나면서 사업권을 무조건 얻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면세 시장은 글로벌 점유율 25%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1위 시장이다. 지난 2021년 기준 롯데면세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9%, 신라면세점 30%, 신세계면세점 18~20%, 현대백화점면세점이 16%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입찰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가 뒤바뀌면서 향후 국내 면세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이번 입찰에 보수적인 금액을 제시한 이유로 ‘승자의 저주’를 우려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롯데는 지난 2015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 높은 금액으로 사업권을 얻었으나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 하고 2018년 일부 매장을 자진 철수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롯데면세점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며 “재원을 시내면세점이나 글로벌에 투자해 매출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을 제외하면 시내면세점은 명동본점, 월드타워점, 부산점, 제주점 등 4곳과 김포, 김해, 제주공항점만 보유하게 된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면세 매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일본,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글로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6월 호주 멜버른공항 면세점 오픈도 앞두고 있다. 롯데는 오는 2025년 계약만료로 신규 사업자를 모집하는 DF6 사업권에 재도전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성을 재시도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탓에 올해 실적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이 시작되면 롯데와 신라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 관광객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라 점차 인천공항 매출 비중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3-03-20 18: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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