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현장] '어린이 HMR' 들고 나타난 김홍국 하림 회장, 흥행 부진 끊을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3-11-01 17:05:02

1일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출시

김 회장 및 아동 부모 직원들이 연구·개발

MSG·합성첨가물 함량 낮추고 고품질 원료 사용

높은 가격대에 흥행 '미지수'

1일 서울 강남구 청담 씨네시티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브랜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아령 기자
김홍국 하림 회장이 1일 서울 강남구 청담 씨네시티에서 열린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김아령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못 먹게하지 마세요. 마음 놓고 제대로 먹이세요.”(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종합식품기업 하림이 어린이식 시장 개척에 나섰다. 저출산 시대 속 하나뿐인 자녀를 위해 투자하는 부모들이 늘어난데 착안, ‘어린이 전용 HMR’(가정간편식) 시장 내 입지를 다져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하림산업은 1일 오전 서울 청담씨네시티에서 신규 브랜드 ‘푸디버디(Foody Buddy)’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2021년 10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야심작 ‘더미식’ 브랜드를 선보인 지 2년여 만이다.
 
푸디버디는 김 회장이 하림산업에서 육아를 하고 있는 직원들과 함께 직접 연구개발해 만든 브랜드다. △즉석밥 3종 △라면 4종 △국물요리 5종 △볶음밥 5종 △튀김요리 5종 △핫도그 2종 등 총 24종으로 구성됐다.
 
푸디버디는 4~8세 아동이 있는 가정을 겨냥한 어린이식 브랜드인 만큼, 화학조미료(MSG)나 합성첨가물을 첨가하지 않고 고기·야채육수 등으로 감칠맛을 살렸다. 전문 영양사가 어린이의 성장과 발육에 맞춰 영양학적으로 설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진김아령 기자
1일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하림의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Foody Buddy)’ 론칭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김아령 기자]
 
라면의 경우 일반 라면은 나트륨 수치가 1640mg이지만, 푸디버디 제품은 종류에 따라 1050~1080mg 수준으로 짠맛을 줄였다.
 
하림이 어린이식 시장 개척에 나선 건 김홍국 하림 회장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유독 막내딸이 어릴 때 라면을 좋아하면서도 먹으면 아토피 증상이 심해지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김 회장은 “넷째 막내아이가 라면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먹으면 볼이 빨개지는 증상이 심해서 실랑이를 벌이곤 했다”며 “닭고기를 20시간 저온에 고아 국물로 스프를 만든 뒤 (라면을) 해주니 아토피 증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좋은 음식의 라면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이 생겼다. 순수한 식품, 자연의 식재료를 가지고 향미제나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고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들에게 마음놓고 먹일 수 있는 진짜 재료의 맛으로 아이들을 사로잡는 방법을 고민해 푸디버디를 론칭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부담 없이 씹고 소화할 수 있도록 재료의 식감과 크기도 고려했다. 즉석밥의 경우 시중 제품 대비 수분 함량이 5% 높아 식감이 부드러우며 많이 씹지 않고 삼켜도 소화에 부담이 없다.
 
라면은 한 입에 쏙 빨려 들어오는 얇은 면을 구현했으며,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생면의 식감을 살렸다. 미니돈까스와 치킨까스는 파인애플 퓨레로 숙성해 육질이 부드럽다.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의 주력 제품인 사진김아령 기자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의 주력 제품인 '빨강라면' 모습 [사진=김아령 기자]
 
아이들이 밥 먹는 것을 싫어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재미있는 식사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진한 핑크색과 동물 캐릭터 디자인을 제품 패키지를 적용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남감과 12마리의 푸디버디 동물 캐릭터 스티커도 동봉됐다. 숫자 놀이를 할 수 있는 숫자 치킨 너겟과 마법 가루를 넣고 신나게 흔들어 먹는 팝콘치킨까지 흥미 요소도 더했다.
 
하림 관계자는 “이번 어린이식 시장 개척을 시작으로, 끊임없는 연구 개발 등을 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한편 어린이식 제품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림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HMR 사업이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브랜드 ‘더미식’을 내세우며 라면, 즉석밥, 만두 등 HMR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낮은 소비자 인지도 등으로 인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속된 투자에 적자 폭까지 확대되고 있음에도 하림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는 점이 패착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번 푸디버디 제품 가격도 빨강라면(84g) 기준 개당 1700~2057원(판매처에 따라 상이)으로 일반 라면보다 비싸다. 1700원 기준 4개입 구매 시 가격은 6800원으로 농심 신라면(120g*5) 4400원, 삼양식품 불닭볶음면(140g*5) 5100원 보다 월등히 높다.
 
김 회장 역시 이를 염두에 둔 듯 “가짜 맛이 아닌 진짜 맛”이라면서도 “코스트(가격)는 조금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하림산업이 새로 출시하는 푸디버디가 수년째 부진한 하림산업의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더미식이 출시된 지난 2021년 589억원, 지난해에는 868억원으로 폭이 더 커졌다.
 
당기순손실은 1165억원이고,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0.6%다. 푸디버디마저 성과가 부진하면 올해 실적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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