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판 커진 'HMM' 예비 입찰전…'하림·동원' 입지 굳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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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령 기자
2023-08-18 14:08:59

'세계 5위' 독일 해운사 하파크로이트, HMM 매각 IM 수령

동원· 하림·LX그룹 등 5개 중견사 인수 참전

21일 예비입찰 마감…자금 확보 관건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 사진HMM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 [사진=HMM]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최대 해운 업체 HMM(옛 현대상선)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마감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계 5위 해운사이자 독일 최대 컨테이너 선사 ‘하파크로이트’가 인수 참여를 검토하면서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재 SM그룹, LX그룹, 글로벌세아그룹 등 국내 굴지의 기업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유통기업으로는 하림그룹, 동원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한 가운데 경쟁사를 제치고 최종 단계까지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동아일보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파크로이트는 최근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HMM 매각에 대한 상세 내용이 담긴 투자설명서(IM)를 받아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하파크로이트는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한 뒤 HMM 인수 타당성, 시너지 창출 가능성 등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업이 HMM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까지 입찰 참여 의향을 밝힌 곳은 국내 기업들뿐이었다. 동원, 하림, LX그룹 등 5개 기업 위주로 치러질 것으로 점쳐졌던 HMM 인수전의 판이 커지게 됐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7월 20일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총 매각 지분은 3억9879만0156주로, 잠재발행 주식총수(10억2503만9496주) 기준 지분율은 약 38.9%다.
 
매각 지분에는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보통주식 1억9879만0156주에, 이들이 보유한 1조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2억주가 포함됐다. 영구채 전환 시점은 콜옵션이 돌아오는 오는 10월이다.
 
HMM의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오는 21일까지 입찰 서류 신청을 받고 심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다만 일부에선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입찰 무산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HMM 매각대금이 4조~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중견그룹 입장에서는 거액의 자금 마련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인수에 관심을 보인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HMM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림의 현금 동원 능력은 2조원 미만이다. 5조원 이상의 몸값의 대부분을 JKL파트너스가 채워주는 형식으로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림은 계열사 팬오션을 통해 해운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HMM을 품을 경우 시너지가 클 수 있다는 예상이다. JKL파트너스와 2015년 팬오션 인수전에서 승리한 경험과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한 것도 강점으로 분류된다.
 
동원그룹도 물류 사업을 키우기 위해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HMM을 인수하면 해상 운송에서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육상 물류(동원로엑스)까지 연결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난다.
 
동원은 그동안 M&A를 통해 사세를 키워왔다. 기존 참치 외에 식품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덴마크 우유 제조업체 디엠푸드, 미국 참치캔 브랜드 스타키스트, 해태유업 등 여러 기업을 품에 안았다.
 
동원그룹은 2016년 동원로엑스(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며 전국 물류망,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만큼 HMM 인수로 물류업을 키울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동원그룹 지주사 동원산업의 현금성 자산이 5000억원을 밑도는 만큼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하파크로이트의 참전이 확정되면 HMM 인수 몸값은 현재보다 더 상승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전은 각 기업의 자금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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