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남에 집중돼 있던 대단지 재건축 온기가 강북으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포구 성산시영 아파트와 노원구 월계동 미미삼(미륭·미성·삼호3차) 아파트가 잇달아 핵심 행정 절차를 넘어서며 강북 재건축 활성화의 ‘시험대’로 떠올랐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산시영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최근 마포구청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재건축 조합추진위 승인 후 9개월 만이며 조합설립 인가는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본궤도에 올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1986년 준공된 이 단지는 14층, 33개동, 371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최고 40층, 30개 동, 4823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경우 마포구 최대 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보다도 약 1000가구 많은 단지로 자리하게 된다. 특히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과 마포구청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월드컵공원이 인접한 입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사업성 덕분에 성산시영 재건축은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활동이 이뤄지기 전부터 대형 건설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시공사 선정 절차는 내년 하반기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단지에 현수막을 내걸며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성산시영뿐 아니라 노원구에서도 강북 재건축의 또 다른 축이 움직이고 있다. 미미삼이라 불리는 미륭·미성·삼호3차 아파트는 현재 정비계획 입안을 마쳤다. 계획이 확정되면 정비구역 지정과 추진위 구성, 조합 설립 절차로 이어질 예정이다. 미미삼 역시 1986년 준공된 3930가구 대단지다. 재건축을 통해서는 약 6700가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미삼은 광운대역과 인접해 있어 역세권 개발 수혜가 기대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운대역 인근에 약 4조5000억원을 투입해 주거·업무·상업·공공시설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개발 ‘서울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또 단지 바로 옆에는 중랑천과 동부간선도로가 있으며 월계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도 가깝다.
업계에서는 두 단지는 강북 재건축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강북은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지 않았던 지역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 3구의 재건축 사업장은 65곳에 달한다. 하지만 강북 전체 자치구의 재건축 사업장은 22곳에 불과하다. 특히 노원·도봉·강북구를 합친 ‘노도강’ 지역은 단 2곳에 그친다.
서울시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신속통합기획 확대, 재정비촉진지구 규제 완화,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달 18일에는 노원구 상계(1·2단계)와 중계, 중계2 택지개발지구 재건축에 대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재정비안 행정 절차를 마치고 최종 고시 하기도 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에 비해 강북 대단지는 상대적으로 희소하지만 성산시영처럼 입지와 규모를 동시에 갖춘 단지는 브랜드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라며 “정책 환경 변화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계속된다면 강북 재건축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성산시영과 미미삼은 강북 재건축의 상징성이 큰 단지다”라며 “이 두 곳이 순조롭게 궤도에 오르면 강북 전반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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