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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CEO 공모 마감, 수십명 몰려…'낙하산·경영공백' 악순환 끊을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5-11-17 10:56:51

'내부 조정자'인가, '외부 혁신가'인가

KT 광화문 사옥 사진선재관 기자
KT 광화문 사옥 [사진=선재관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KT의 차기 수장을 뽑는 공개모집이 지난 16일 마감되면서 대한민국 재계 13위 그룹의 미래를 둘러싼 안갯속 경쟁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누가 출사표를 던졌는지보다 '이번에도 또 반복될 것인가' 하는 깊은 우려에 쏠려있다. 정권 교체기마다 어김없이 불거졌던 '낙하산' 논란과 그로 인한 경영 공백 그리고 최근 터진 불법 펨토셀, 해킹 사고 등 총체적 난국 속에서 KT가 과연 제대로 된 리더십을 세울 수 있을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김영섭 현 대표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업계는 이번 공모에 내외부 인사를 합쳐 20~30명이 지원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 부사장이 현직자 중 유일하게 출마한 것으로 알려졌고 과거 CEO 경쟁에 나섰던 박윤영·윤경림 전 사장 등 내부 출신과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등 외부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화려한 후보군 이면에는 KT의 고질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주인 없는 회사'가 된 KT는 3년마다 CEO가 바뀌는 단기 경영이 고착화됐고 그 과정은 늘 정치적 외풍에 시달렸다. 

2023년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에 도전했지만 국민연금의 반대로 좌초됐고 이후 김영섭 대표가 취임하기까지 약 5개월간의 경영 공백은 KT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구 전 대표가 이번 공모에 불참하며 "왜곡된 결과로 탄생한 이사회로부터 다시 심사받는 것이 온당한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잘못된 관행'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더 큰 문제는 CEO 선임의 키를 쥔 이사회의 정당성 시비다. 현재 사외이사 8명 중 7명이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들로 통신·AI 전문성보다는 정권과의 연결고리가 더 부각된다는 비판이 거세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KT 사외이사들이 AI와 통신 분야 전문성을 갖췄다기보다 정권 혹은 캠프와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으로 구성된 점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이사회는 최근 대표이사의 주요 인사 및 조직개편 권한에 사전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알려져 '월권'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러한 리더십 위기는 곧바로 경영 난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해킹 사고 서버 폐기 '보고 누락' 사태는 KT 내부의 소통 부재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2.4조원 규모 AI·클라우드 공동 투자 계약은 국가기간통신망 사업자로서의 책임을 망각하고 정부의 '소버린 AI'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KT에 필요한 리더는 '외부 혁신가'가 아닌 '내부 조정자'라고 입을 모은다. 김준익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위기 상황에서는 조직의 비공식적·내부적 메커니즘까지 이해하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망 안정이라는 본업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AI·클라우드 시대의 혁신을 이끌 '양손잡이 리더십'이 절실하지만 외부 출신이 이를 단기간에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번 KT의 차기 CEO 선임은 단순히 한 기업의 수장을 뽑는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대표 기간통신사업자가 고질적인 외풍의 고리를 끊고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확립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사회가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오직 기업가치 제고라는 단 하나의 기준으로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선임할 수 있을지 시장의 모든 눈이 KT 이사회의 손끝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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