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5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 1분기(92조9000억원)보다 40조원 넘게 줄었다. 지난해 2분기(-45조6000억원)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의 경우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1분기의 상여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가계소득이 감소했고, 아파트 등 실물자산 투자가 확대돼 여유 자금이 줄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2분기 자금 운용 규모는 76조9000억원으로, 전분기(101조2000억원) 대비 25조원가량 줄었다. 금융기관 예치금,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2분기 자금조달 규모는 25조6000억원으로, 1분기(8조2000억원)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금융기관 차입이 9조2000억원에서 29조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분기 말 89.7%로, 1분기 말(89.4%)보다 0.3%p 상승했다.
이는 2021년 2분기 말 98.8%에서 3분기 말 99.2%로 오른 이후 15분기 만에 처음이다. 2023년 1분기와 2분기에 94.1%로 같은 수치를 기록한 이후로는 8분기 만에 하락세가 멈춘 바 있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올해 3분기에는 가계부채 증가 폭이 관리됐고 GDP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2분기 비율 상승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발표된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 "시장 기대보다 높은 강도로 시행될 것으로 보여 향후 가계부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은 2분기 순자금 조달 규모가 3조5000억원으로, 전분기(18조7000억원)보다 15조2000억원 감소했다.
정부의 순자금 조달 규모도 40조2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국채 발행과 차입금 상환이 감소하면서 자금 조달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GDP 대비 일반 정부 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말 47.1%에서 2분기 말 47.8%로 0.7%p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