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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이자이익만 21조원 '훌쩍'…기업 투자로 돌파구 모색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2분기 성적표 공개를 마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상반기 이자이익만 21조원을 넘게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남은 하반기엔 꾸준히 이어져 온 '이자장사'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 기업금융(IB) 확대로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은 올해 상반기 10조32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이자이익이 반기 기준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회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 6조3687억원 △신한금융 5조7188억원 △하나금융 4조4911억원 △우리금융 4조5138억원으로 총 21조924억원에 달한다. 예대금리차 확대와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전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린 게 이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차이를 이용한 수익이 증가하면서 이번에도 '이자장사'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까지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 달라"고 언급하면서, 4대 금융은 하반기부터 가계 중심의 대출 확대보단 기업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춰 가계 여신 비중 축소 방침을 수립하면서 분주한 상황이다. 이자로만 실적을 쌓고 있단 지적 하에 이들 금융그룹은 그동안 핵심 경영 목표로 비(非)이자이익 확대를 내세워 왔다. 실제 지난주 공개된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기업금융, 증권수탁 등 자본시장 관련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비이자이익 부문이 크게 늘어난 게 확인됐다. KB금융의 경우엔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어 하반기엔 수출입 기업 및 전략산업 투자 확대를 축으로 삼아 기업금융 성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런 흐름을 놓고 업계에선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정부의 전략산업 육성 정책과도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4대 금융은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한 기업대출 성장과 금융 지원 계획에 대해 밝혔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확대와 기술 기반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반영한 금융상품 개발에도 착수한다. 먼저 하나금융은 가계대출 축소 대신 기업대출 규모를 월 1조원씩 늘려나가겠다고 했다. 상반기(5조3000억원)보다 더 많은 자금을 기업대출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와 함께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경영 컨설팅, 금리·환율 우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상반기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낸 KB금융은 기업대출의 경우 우량자산 위주의 기조를 가져가면서 동시에 6~7%의 성장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중소·벤처 기업에 협약보증서를 담보로 1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신한금융 역시 하반기엔 가계대출 증가세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기업대출 위주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정빈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엔 활발한 기업대출 시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하반기 신성장 기업 등에 대한 자금 지원 증대와 중소·중견기업 지원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 무상 제공 및 서민금융상품 지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우리은행은 수입 기업엔 수입신용장 개설, 수출 기업엔 수출환어음매입 등의 거래에 통합 한도를 적용해 유연한 자금 운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또 기업금융 분야에서 퇴직한 전문가들을 재채용하면서 기업영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 역시 높은 이자이익과 함께 은행 수익 구조 다변화의 필요성을 다시금 드러냈다. 단기적 수익성보다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이 중요해지면서, 하반기엔 비이자이익 확대, 기업금융 강화,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이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이자 수익이 유지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금융·투자금융·글로벌 진출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은행들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권 협회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금융혁신 과제를 마련·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예대마진과 부동산 중심 영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많은 만큼, 그간의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생산적 자금공급을 확대해 나간단 방침이다.
2025-07-29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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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대출 숨통도 조인다…저신용자 '급전 창구' 막히나
[이코노믹데일리] 서민들의 '마지막 대출 창구'로 여겨졌던 보험계약대출마저 정부 규제의 칼끝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간신히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폭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졌고 보험사들은 일제히 한도 축소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와 스트레스 DSR 규제가 직·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저신용자들의 자금줄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35개 생명·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1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77억원(0.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8%였던 증가율이 1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대출 증가율은 고작 0.35%에 불과했다. 보험계약대출은 별도 심사 없이 해약환급금 한도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의 '숨통'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당국의 DSR 규제 강화와 대출 총량 관리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보험사들은 스스로 대출 한도 축소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대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화재는 지난달 일부 보험상품의 대출 가능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50%에서 30%로 축소했고, NH농협생명도 종신형 연금 담보 인정 비율을 50%로 하향 조정했다.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가장 큰 삼성생명도 0.06% 증가에 그치며 제자리걸음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금융당국이 공식적으로는 보험계약대출에 DSR 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 급증이 풍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사실상 자율 규제를 유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현장에선 충분히 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계층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라는 점이다. 갑작스러운 의료비, 생계비 등 긴급한 현금 수요에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해왔던 이들로서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전방위적 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정작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현실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서민층의 보험계약은 규모도 작고, 대출 한도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나마도 막히면 생활자금 확보가 매우 어려워진다"며 "보험계약대출까지 위축되면 저신용자들의 자금난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2025-07-24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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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여력'이 관건… 대출 규제에 분양시장도 숨고르기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자, 분양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예상치 못한 수요 억제책에 건설사들은 분양 시기를 다시 조정하며 관망세로 돌아섰고, 청약 시장은 '현금 부자'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평택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한 시행사 관계자는 “상반기 경기 침체로 분양 시기를 미뤘는데, 또다시 대출 규제로 조율이 불가피해졌다”며 “청약 수요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가 관계부처와 함께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핵심은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시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전입 및 처분 요건까지 부과한 것이다. 내용을 보면, 1주택자는 신규 주택을 매입할 경우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고, 다주택자는 주담대 이용이 전면 금지된다. 실거주 요건까지 강화돼 ‘갭투자’는 사실상 봉쇄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3억원을 웃도는 만큼, 갈아타기를 위해서는 최소 7억원 이상의 자금을 현금으로 조달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분양자의 자금 조달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분양계약 시 통상 10% 수준의 계약금을 현금으로 납부하고, 중도금은 집단대출, 잔금은 주담대나 임대보증금으로 충당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규제는 잔금대출까지 6억원 이내로 제한해, 분양가 10억원 아파트 기준 최소 4억원을 수분양자가 직접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제가 분양가 상승 흐름과 맞물리며 수요자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60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7% 올랐다. 102㎡ 초과 면적의 경우 5535만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도권 전체도 ㎡당 평균 분양가가 881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7.7% 상승했다. 자연스럽게 청약 시장은 자산 여력이 있는 계층 중심으로 쏠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도금 대출은 허용되더라도 잔금대출과 전세대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들은 청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실제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에서 156개 단지, 총 13만7796가구(일반분양 6만4697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부 단지는 분양 시점을 조정하거나 내년으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예정 물량은 경기 5만7240가구, 서울 1만9623가구, 인천 1만2204가구로 집계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는 오르고 분양가는 높아졌는데, 대출 규제로 실수요가 빠지면 흥행이 어려워진다”며 “일부 단지는 모델하우스 개관 자체를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025-07-17 07: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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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3분기 가계대출 더 조인다…'DSR·한도 제한'에 대출 문턱↑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3분기 은행 가계대출 문턱이 2분기보다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급증한 가계대출로 인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연이어 나오면서 은행들이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17)는 전 분기(-13) 대비 떨어졌다. 이 지수가 낮아질 수록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더 강화돼 대출 문턱이 높아진단 뜻이다. 한은은 이 조사에서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를 가중 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로 산출했다. 지수가 양(+)이면 '완화(증가)'라고 응답한 금융기관의 수가 '강화(감소)'라고 응답한 금융기관의 수보다 많음을, 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차주별 대출태도 지수를 살펴보면, 가계주택대출(-31)과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22)에서 2분기(-11·-11)와 비교했을 때 태도 강화 전망이 뚜렷해졌다. 중소기업 대출태도 지수는 -14에서 -6으로, 반대로 대기업은 -6에서 6으로 완화됐다. 한은 관계자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가 이달부터 시행되는 데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 추가 시행되면서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5)는 2분기(15)보다 낮아졌다. 가계주택대출 수요 지수는 17에서 -6으로, 중소기업(11→25)에서는 수요 증가 전망이 큰 폭으로 늘었다. 가계대출 수요는 규제 강화 영향에 따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기업대출 수요의 경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과 업황 부진 등에 따른 운전자금·유동성 수요로 주로 중소기업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실물경제의 낮은 성장세 및 취약차주의 부채 상환 능력 우려 등으로 경계감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0.59%에서 올해 3월 말 0.69%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25%에서 0.29%로 증가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체로 3분기 대출태도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신용위험은 상호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203개 금융기관(국내은행 18개·상호저축은행 26개·신용카드사 7개·생명보험사 10개·상호금융조합 142개)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2025-07-15 1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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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연 2.50% 동결…집값·가계부채 먼저 잡는다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올해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급증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보면서 속도조절을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달 우선 숨을 고르고, 다음 달 회의까지 새 가계대출 관리 방안과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효과,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집행 상황 등을 지켜볼 시간을 벌었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완화했고, 11월엔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올해 상반기 네 차례 회의에서 동결과 인하를 오가며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 등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부양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건, 부동산·가계대출 등 금융시장이 최근 매우 불안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3% 뛰면서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주택매매 수요를 뒷받침하는 가계대출도 지난달 은행권에서 6조2000억원 급증했고, 금융권 전체에서 6조5000억원 불었다. 이는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의 고강도 규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금리 인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면 부동산 등 자산 가격만 끌어올릴 수 있다"며 "코로나19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집값 추이를 지켜보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회의에 앞서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여러 차례 경고한 것처럼,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심리는 가계부채를 늘리는 요인"이라며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마찬가지로 금융안정에 초점을 맞춰 한은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역대 최대(2.0%p)로 벌어진 미국(연 4.25∼4.50%)과 금리차, 추경 등 재정정책의 경기 부양 효과 등도 금리 동결의 근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달 다시 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한 번 0.25%p 정도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용 등 미국 경제가 너무 탄탄해 금리를 급하게 낮출 이유가 없는 만큼 한은도 연준 속도에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내수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고, 미국 관세 충격도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집값과 가계대출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경기 부양을 위해 한은이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굳이 더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가계부채나 부동산보다 현재 경기 상황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지역의 집값이나 가계부채 문제는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대상이 아니라 미시정책으로 해결할 사안이므로, 한은도 10월 정도 한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했다.
2025-07-10 13: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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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가계대출 6.5조 증가…"용도 외 유용 시 대출 회수"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총 6조5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관계기관과 공조해 부동산 관련 불법·탈법·이상거래에 대응하고, 대출규제 우회수단 차단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위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9일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국세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5대 시중은행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6월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하고, 지난달 27일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시행 후 이행상황과 일선 창구 동향, 대출규제 우회수단 차단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공개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6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9000억원)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의 주담대 증가액은 5조1000억원으로 전월(+4조1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반면 제2금융권 주담대는 1조1000억원 늘어 전월(+1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기타대출은 전월에 이은 신용대출 증가폭 축소 등에 따라 전월(+4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소폭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2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폭은 3조8000억원으로, 전월(+2조5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반면 정책성대출 증가폭은 1조3000억원으로, 전월(+1조6000억원)에 비해 다소 축소됐다. 기타대출 증가폭은 전월과 유사한 1조1000억원이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3000억원 늘어, 전월(+7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권(+8000억원→+1조1000억원)은 전월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저축은행(+3000억원→-400억원)은 감소세로 전환했다. 보험(-3000억원→-2000억원)은 감소폭이 다소 축소됐고, 여전사(-1000억원→-6000억원)는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올해 2월부터 주택거래량 증가 추세가 지속되며 6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지난달에 이어 주담대 위주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신용대출은 분기별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발표 후 은행권 주담대 신청액이 감소하고 있지만, 이미 이뤄진 주택 거래량과 대출 승인액 등을 감안할 때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월 1만3000호에서 2월 1만8000호, 3월 2만7000호, 4월 2만5000호, 5월 2만4000호 등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주택시장 과열이나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지속되지 않도록 부동산 관련 불법·탈법·이상거래를 면밀히 점검하고,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를 통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금리수준, 상환기간 등을 감안했을 때 P2P, 대부업 등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대책 중 갭투자 방지의 핵심인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목적 주담대에 대한 전입의무(6개월 이내) 준수 여부도 앞으로 집중 점검하고, 위반사항 적발 시 대출 회수 등의 조치를 차질없이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관계기관들은 지역별 대출동향 일일점검, 주택거래 동향 등을 통해 6·27 대책의 효과를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권의 감축된 총량관리 목표에 따른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이와 함께 사업자대출을 전수 조사해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점검하고 용도 외 유용이 확인되면 대출회수와 신규대출 제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은행권과 2금융권에 6·27 방안에 따라 기존 대비 50% 감축된 가계대출 총량 계획을 다시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상반기 대출 공급량을 초과한 은행과 2금융권에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상반기 중 초과한 대출 공급량 만큼 하반기 공급량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토부는 현재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자금출처 의심 사례, 허위 계약신고 등에 대한 점검을 지속하고,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관계기관 통보 및 수사의뢰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국세청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 등 시장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탈세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부동산 실거래자료, 등기자료, 소득·재산자료 등을 활용해 편법증여 등 탈루혐의를 면밀히 검증할 예정이다. 권대영 사무처장은 "이번 대책으로 주택시장 과열과 가계대출 신청 추이가 다소 둔화된 것은 사실이나 진정한 성패는 풍선효과와 우회수단을 차단하며 정책을 일관되게 지속 추진하는 것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금융회사에서 다양한 유형의 우회수단 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방지방안을 마련해 전 금융권에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대책 이행 과정에서 실수요자와 서민·취약계층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에서 세심하게 배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처장은 "지금은 엄중한 경각심과 일관된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금융사들도 감축된 총량목표 달성을 위해 상반기보다 더 엄격하게 월별·분기별 관리계획을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중자금이 주택시장에 과도하게 유입되지 않고, 기업·자본시장 등 생산적 분야에서 적극 활용돼 경제성장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차질 없는 이행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2025-07-09 15: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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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업자 대출 용도 외 사용·고가주택 취득자금 등 집중 점검"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사업자대출금을 주택 구입 등에 활용하거나, 부모로부터 취득자금을 편법 증여 받는 사례가 발생하는지 집중 점검에 나선다. 3일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강화 이행 상황과 불법·이상거래 점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국세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등도 참석했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난달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주택거래와 대출실행일까지의 시차(2~3개월) 등을 감안할 때 이번달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정부는 관계기관 간 공조를 더 공고히 해 부동산 관련 불법·탈법·이상거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금감원은 금융회사와 함께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사용 점검을 대폭 강화하고, 불법 행위 적발 시 해당 대출금을 즉시 회수하기로 했다. 1차 적발 시 1년, 2차 적발 시 5년간 신규 대출도 금지한다. 국세청은 자금조달계획서를 활용해 고가주택의 자금 출처를 정밀 분석하고, 세금 신고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검증한다. 특히 부모로부터 취득자금을 편법 증여받거나 소득을 누락하는 등 탈루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세무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의 실거래 분석을 통해 편법 증여, 자금 출처 의심 사례, 허위 계약 신고, 업·다운 계약을 확인한다. 위법 사항 발견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사안에 따라 수사기관과 국세청 등에 통보 및 수사의뢰를 하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한정된 대출 재원이 주택시장을 자극하지 않고 투기적 분야가 아닌 자본시장, 기업 등 생산적 분야로 유입돼 경제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관계기관은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매주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 계획이다.
2025-07-03 17: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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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초과 주담대 제한에… 마포·성동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검토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면서, 추가적인 주택 수요 억제 대책이 나올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마포구와 성동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대출을 받으면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부과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초강수 규제를 내놨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약 14억6000만원으로, 8억원 이상의 현금이 없으면 사실상 갈아타기가 어렵다. 1주택자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려면 기존 주택을 6개월 내 처분해야 하고,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주담대가 전면 금지된다. 금융위는 "고가 주택 구입에 과도한 대출을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은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돈줄 죄기'를 통해 투자 수요를 차단하고 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단기적으로 시장 과열을 식히는 효과는 있지만, 치솟은 집값을 근본적으로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급 부족 문제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규제 효과가 약화되면 다시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의 추가 대책으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 확대가 거론된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세가 뚜렷한 마포구와 성동구가 추가 지정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3% 오르며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성동구는 한 주 동안 0.99%, 마포구는 0.98% 올라 역대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진구(0.59%) 역시 사상 최대 폭으로 올랐고, 강동구(0.74%)와 동작구(0.53%)도 201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재건축 호재로 인해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진 양천구와 과천 등 경기 남부권 지역도 신규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이 크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 구입, 대출, 세제, 청약 등에서 규제가 강화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50%로 제한되고,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세율이 중과된다. 업계 관계자는 "초강력 대출 규제는 단기간에 시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07-02 08: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