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가 10년간 유지해 온 카카오톡 내 샵(#)검색의 ‘다음’ 포털 연동을 폐지하고 자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카나나’로 대체한다. 이는 카카오가 사실상 검색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포기하고 포털 다음과 선을 긋는 결정적 행보로 지난 3월 정신아 대표가 직접 부인했던 ‘다음 매각설’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연내 카카오톡 샵(#)검색을 AI ‘카나나’ 검색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2015년 도입된 샵(#)검색은 카카오톡과 다음 포털의 시너지를 상징하는 핵심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다음은 검색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트래픽 유입 통로를 잃게 됐다. 한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10년 만에 카톡과 다음 포털의 사업 접점이 사실상 없어지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다음의 입지는 위태롭다. 웹 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다음의 점유율은 2.87%로 네이버(57.82%), 구글(34.04%), MS(4.19%)에 크게 뒤처져 있다. 업계는 다음의 점유율이 2% 아래로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경쟁사들이 모두 AI 검색 기능을 도입하며 격차를 벌리는 상황에서 유일한 트래픽 ‘수혈 통로’마저 막히게 된 것이다.
카카오의 ‘탈(脫)다음’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카오는 이미 지난 5월 포털 다음 사업 부문을 ‘에이엑스지’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오는 12월 1일 분사가 완료되면 다음과 카카오의 사업적 연결고리는 사실상 끊어진다. 카카오는 당시 반기보고서를 통해 “상법 제374조에서 규정한 중요한 영업양도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총회 의결이 필요없다”고 밝혀 분사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독립 법인화와 핵심 연동 기능 제거라는 두 가지 조치가 맞물리자 업계에서는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카카오가 다음을 분사하고 핵심 연동 기능까지 제거하는 것은 향후 매각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독립된 법인이 되면 주주들의 복잡한 동의 절차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도 신속한 매각 결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카카오는 검색 시장에서의 소모적인 경쟁을 접고 AI 에이전트 ‘카나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검색 포털 다음’과의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카카오의 행보가 국내 포털 시장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