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끊임없는 업무 압박과 정보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번아웃’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최근 조사에서 따르면 국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단순 피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조성준·김은수 교수 연구팀이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하루 25분 이상 중강도 운동과 30~60분의 가벼운 운동을 병행 시 직장인의 번아웃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주로 직무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나타나며 정서적 탈진, 업무와 동료에 대한 냉소, 업무 효능감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인다. 우울증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지만 발병 원인이 ‘업무 환경’에 더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이번 연구는 운동이 우울증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직장인을 대상으로 번아웃과 신체 활동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사례는 드물다.
연구팀은 2020~2022년 간 강북삼성병원 직장검진을 받은 한국 직장인 7973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대상자는 조사 시점 기준으로 최근 7일간 신체 활동과 번아웃 상태를 자기 기입식 설문을 통해 기록했다. 신체 활동 강도는 △가벼운 활동(걷기 등) △중강도 운동(가벼운 자전거 타기, 탁구 등) △고강도 운동(빠른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 등으로 구분했다. 번아웃은 정서적 탈진, 냉소 등의 핵심 증상 평가를 통해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전체의 약 15.8%인 1262명이 번아웃 상태에 해당했으며, 신체 활동량이 많은 집단일수록 번아웃 유병률이 낮았다. 특히 하루 평균 25분 이상 중강도 이상 운동과 30~60분의 가벼운 활동을 병행하면 번아웃 위험이 62% 감소했다.
가벼운 활동이 하루 60분에 미치지 않더라도 중강도 이상 운동을 25분 이상 꾸준히 할 시 번아웃 위험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운동 여부를 보는데 그치지 않고 활동 강도, 지속 시간, 그리고 다양한 조합에 따른 정신건강 효과를 실질적 조건에서 분석한 첫 연구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보는 것이 마음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