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신화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백인 살해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회견하던 도중 갑자기 영상과 신문 스크랩을 보여주며 남아공에서 '백인을 겨냥한 인종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즉각 부인하며 남아공 백인들이 폭력과 '인종주의' 법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은 이번 방문으로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자 했던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남아공에서는 모든 인종이 폭력 사건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중 흑인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들어 남아공과 미국 사이에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 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토지몰수 법안'이 백인에 대한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며 남아공 원조를 중단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이어 이달 20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남아공의 정책이 미국과 계속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은 올해 남아공이 개최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나 외교장관회의 모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는 2월 성명을 발표해 미국 행정 명령은 기본 전제에 '사실적 오류'가 있다며 남아공의 식민주의와 아파르트헤이트의 아픈 역사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